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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화 Aug 23. 2024

나와 아내의 우당탕탕 신혼여행기_08

유럽에서 보내는 여름바캉스가 매력적인 이유들


유로가 비싸다~

여름에 유럽으로 여행을 가면

비행기표 비싸고, 숙박비도 비싸다.

돈도 많이 들고 동양인이라 소매치기도 늘 조심해야 하고

어디 가나 사람 많고 움직일 때마다 더울 것이다.

겉멋들어 떠난 여행, 실속은 부족한 사치스런 여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부터 들것이다.


이 전에 각기 다른 시기에 유럽에 두 번 다녀왔다.

2002년의 1월, 2006년의 3월! 물론 좋았다.


그런데 여차저차 7월에 유럽을 갔다 와 보니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유럽 여름 여행 적극 추천하고자 한다.



바로셀로나 저녁 10시 풍경

1. 여행 일자 x 1.5


당신의 시간이 배가 된다.

당신의 여행일자에 x 1.5 를 곱해도 좋다.

좀 과하다 싶으면 x 1.3도 적절하겠다

여름 남유럽은 아침 6시면 해가 뜨고 저녁 11시가 돼서야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백야를 가진 북유럽 사이클처럼 다가올 정도였다. (그런 맥락에서 백야?? 상상만 해도 공포다!!)


하루 종일 놀다가 7시에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한 시간 이상 누워 있거나 잠을 자고 밤 9시에 숙소를 나선다. 그리고 11시 정도에 숙소로 들어온다. 길고도 길다. 겨울 시즌이라면 8시면 숙소로 복귀해 휴식을 취하고 잠에 들었는데 여름에는 연극 공연도, 재즈공연도 10시에 시작된다.


스페인 사람들이 왜 시에스타(점심 휴식 시간, 낮잠) 시간을 갖는지 너무 이해가 갔다.

해가 길어도 너무 길어 중간에 쉬어줘야지 일도 제대로 할 수 있다.

일찍 일어나 움직이돼 중간에 낮잠을 잘 수 있는 동선이 된다면 매일 매일 좋은 컨디션으로 놀 수 있을 거라 장담한다.

2. 세일, 세일, 세일

6월말부터 8월까지 세일이다.

어디가나 세일, 세일, 세일이다.


나에게 주 쇼핑지역이었던 바로셀로나만 해도 자라, 로에베, 캠퍼, 데시구알, 마시모 뚜띠 등의 명품들이 있다. 현지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가격이 저렴해지고, 아이템들도 다양하다. 그런데 거기에 세일까지 더해진다?!! 쇼핑은 무조건이다. 기본적으로 드는 여행 경비를 상쇄하고도 남는 기쁨이 존재한다.

평소 눈여겨 보던 아이템이 있다면 돈을 쓰면서도 돈을 버는 느낌이 들 것이며, 꼭 명품이 아니더라도 들리는 지역 매장마다 세일을 하고 있으니 쇼핑하는 맛이 보통이 아니다! 날도 더운데 에어컨 바람 쐬는 맛도 더해서~


3. 음료 마시는 행복감

걷다보면 콧등에,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토하거나 기절할 것 같은 더위는 아니고 그늘에서 쉬면 여유와 안도감이 생기는 날씨다. 그래서 수시로 그늘이나 카페테리아에서 쉬게 된다. 그럴 때마다 마시는 물, 맥주,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 샹그리아, 마티니, 모히또, 그리고 환타 레몬은 여행자의 갈증과 피로를 씻어주며 색다른 청량감을 전해준다.

음료먹는 재미와 기쁨이 난 좋았다. 평소보다 정말로 다양하고 많은 음료를 마셨는데 모든 음료가 매력적이었다.

늘 생각났던 환타 레몬_ 틈날 때마다 사 먹기 추천!

[환타 레몬]

스페인에서만 구할 수 있는 음료라 한다. 맛있다. 여름에 딱이다.

레몬이 6%나 함유돼 있어서 다른 나라에서 구하기 힘든 거 같다.

별거 아닌 상품이지만 자꾸만 생각났다.  

사진: UnsplashElle Hughes

색깔하며 맛하며~ 로제와인이여~~

사진: UnsplashPaul Einerhand


[로제 와인이 좋아요!!!]

난 로제 와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고급 와인이라면 그 어떤 와인이라도 다 맛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로제 와인은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성분들이 달콤하고 향기로와서 먹는, 맛보다는 포장이나 분위기 때문에 마시는 술, 나 같이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매력 없는 와인의 종류였다.


그런데 바로셀로나에서 저녁을 먹는데 다들 화이트와인보다 로제 와인을 즐겨 먹는 걸 보았고,  바로셀로나에서 아비뇽으로 넘어가는 국제 열차를 타고 갈 때, 기차 바를 이용하는데 화이트와인은 없고 레드와인과 로제 와인만을 파는 거다.

그래서 먹어보았다. 맛있었다. 화이트 와인이 가지지 못한 향긋한 향은 머금고 있으면서도 가볍고 달콤한데, 그 달콤함이 과하지 않고 청량하고 맑다. 물어보니 유럽 사람들은 여름에 화이트와인보다 로제 와인을 더 즐겨 마신다고 한다. 이해가 됐다.



4. 수영에 푹 빠져~

여름에 마시는 음료의 기쁨이 배가 되었듯이 수영 역시 마찬가지이다.

여름에 수영하는 행복이란~~~~


수영 좋아하는 사람은 물만 있으면 행복하다.

그런데 아름다운 해변에서 맘껏 하는 수영이라고???

천국 아닌가!!!

수영인들에게 남프랑스는 파라다이스, 그 자체이다.


바다, 강, 호수, 호텔 수영장 등이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어여, 떠나자!!!


시원하고 푸른 물과 만나는 기쁨도 기쁨이고,

여름 휴양지가 주는 활력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사진: UnsplashMatthew Henry


5. 살이 빠진다.

나도 민들레님도 그렇게 매일 파티를 하며, 먹고 또 먹었던 여행이었지만 여행 후 살이 빠졌다.

많이 걷고 뛰고 여기저기 쉬지 않고 돌아다녔던지라 결론적으로는 살이 빠져서 왔다.

요령껏 움직였음에도 땀을 많이 흘렸기 때문이다.

살을 빼고 싶은 자 저절로 빠지게 되리라!


(이후 지인 커플이 바로셀로나가 포함된 이탈리아 여행을 지금 하고 있는데 지인의 얼굴이 갸름해짐을 인스타그램으로 매일 확인하고 있다)


여름에 유럽 여행, 살이 빠진다.

대신 얼굴과 살은 많이 탄다.



6. 다들 행복하니 행복하다


카탈루냐 국립미술관 앞에서

6,7,8월

유월은 아니지만 7월부터는 유럽인들이 고대하는 바캉스 기간이다.

다들 여행을 떠나는 시기에 우리 역시 그곳에 있는 거다.

모두들 설레고 분주하고 행복하다. 여기저기 시끌시끌하다.

한껏 멋을 낸 사람들, 여유가 넘치는 사람들, 가족과 함께한 사람들, 연인들...

그 분위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행복한 감정들이 쉽게 전이된다.


같은 공간이라도 축제 때 가면 그곳 분위기가 훨씬 업되고 설레임으로 가득 차 있듯이

유럽이란 공간 전체가 바캉스 기간에는 행복과 기대감으로 충만해지는 것 같다.


나 혼자만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여행을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저녁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기 전 몽롱한 상태에서 에스프레소와 크로와상을 먹는다.

옹기종기 서서 담배도 핀다.


그래서 더 행복했던 거 같다.




그래서 이런 팁은 정말로 소중한 거 같다.

당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에 축제가 있다면 꼭 그때를 맞춰 가보시길!

그 시간들이 더 충만해질 테니!!!

castells 까스텔스_인간탑 쌓기_바로셀로나 9월 축제 이미지

사진: UnsplashAngela Compagnone


바로셀로나를 소개하는 유튜버를 보니 9월에 바로셀로나에 큰 축제들이 있다고 한다.

그때 간다면 더더욱 즐겁고 행복하리라!

(라 메르세 축제 la merce: 인간 탑쌓기 축제, 거인 퍼레이드, 불꽃축제 등이 광장에서 열림)


그래서 나의 결론은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여건이 된다면

얻는 것이 많을 테니

유럽에서 여름을 즐겨보시기를 권해본다.


열차가 지연됐던 마르세유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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