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 앞에서 반짝이고 있어."
파리 마지막 날. 파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눈을 뜬 아침 아쉬움이 가득했다. 마지막 날 아침은 집 앞 몽수히 공원과 시테 유니버 시테 대학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몽수히 공원은 파리에 있는 동안 지하철역까지 이어주는 지름길이 되어주던 곳이었고 늘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과 어딘가 목적지를 향해 가기 위한 발걸음으로 가득했다.
국제대학교인 Cite Universite. 이 학교는 기숙사관이 아주 유명하다고 한다. 세계 40여 개국의 나라에서 지은 각양각색의 건축물들로 이루어진 이 국제 기숙사관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유학생들로 가득하다. 대학교 안에 있는 공원은 아침 이슬을 가득 머금은 낙엽들이 아주 환상적인 모습을 자아냈다. 나는 상쾌한 아침의 공기를 한 껏 맡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파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2층 지하철.
나는 튈르리 정원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놈의 RER C선. 어제도 나의 이마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게 하더니 또 나를 엉뚱한 곳으로 데려다줬다. 끝까지 멘붕 하게 만드는 파리의 지하철. ( 내 잘못이지 뭐. 어려워 어려워 )
다시 찾은 튈르리 정원. 파리 여행 중 내 마음에 쏙 들었던 장소.
다시 봐도 너무 좋다. 매일 이런 그림 같은 곳에서 산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튈르리 정원에 있는 회전목마.
merry go round
화려한 회전목마.
어느덧 점심때가 되어버렸다. 오늘 하루 함께 보내기로 한 보라를 만나기 위해 나는 루브르 박물관 앞에 있는 카루젤 개선문 앞으로 갔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오늘의 점심은 PAUL에서 해결하고 이동을 하기로 했다.
카루젤 개선문 앞에 이렇게 테이크 아웃할 수 있도록 PAUL이 있다.
파리지앵들은 정말 빵과 카푸치노를 사랑하는듯하다. PAUL은 우리나라 파리바게트 같은 느낌이다. 파리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정말 많이 찾아볼 수 있고 또 빵이............ 정말 맛있다. 진짜. 진심. 밀가루부터 달라.
우리도 두툼한 치즈가 들어있는 바게트 샌드위치와 카푸치노를 한 잔 사서 옆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먹었다. 치즈 바게트 5.6유로, 카푸치노 3.7 유로. 햇살이 가득했던 어제와는 달리 엄청 추운 날씨. 야외에서 엄청 덜덜 떨며 비둘기와 까마귀랑 함께 먹었지만 이것도 파리지앵의 하루니까. 괜찮아.
다음은 오랑주리 미술관.
Musee de I'Orangerie
오랑주리 미술관은 튈르리 정원 한편에 자리하고 있어서 산책을 마치고 들리기 아주 좋다. 대부분 파리에 오면 루브르나 오르세만 보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오랑주리 미술관이 더 좋은 것 같다. 우리도 숙소에서 만난 호주 교포 언니들의 추천으로 왔는데 미술관 안에 있는 동안 마음이 편해졌고 작품을 내가 보고 싶은 만큼 오랫동안 충분히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오랑주리 미술관 하면 모네의 작품이 아주 유명하지. 원래 오랑주리 미술관은 식물원이었지만 모네의 "수련"을 전시할 목적으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6년 동안 건물 개조공사를 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도 나오는 모네의 '수련'.
이 작품이 전시되어있는 방에 들어서는 순간 모네의 수련에 둘러싸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감동적이다.
파리에는 다른 미술관, 박물관들이 참 많지만 오랑주리 미술관을 오길 참 잘한 것 같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우리는 마레지구로. 다음날이면 한국으로 떠나는 보라와 함께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기 위해 마레지구로 갔다.
마레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Merci.
Merci를 찾기가 살짝 어렵긴 했지만 Merci 카페를 발견하면 그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역시나 이 곳에는 한국인들이 아주 많았다. Merci는 비교를 하자면 한국의 A Land 같은 느낌이랄까. 친구들 기념품으로 사가기로 한 메르시 팔찌 앞에는 한국인 여성들이 참 많이 매달려있었다. 나도 같이 매달려서 심사숙고하여 팔찌 5개 GET.
근사한 저녁을 먹기 위해 마레지구 맛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Au Petit Fer a Cheval. 이 곳은 이미 맛집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었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송아지 스테이크인데 메뉴판을 보기 힘들다면 그냥 한국말로 '송아지'라고 말하면 알아듣고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송아지 스테이크 + 레모네이드 32유로.
스테이크는 정말 맛있었다. 부드럽고.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우리 테이블 담당 서버 아저씨가 자신의 파트타임이 끝이 났는지 아직 우리 식사가 끝이 나지 않았는데 자꾸 팁을 달라고 눈치를 주시더라... 흠 그건 좀 아쉬웠지.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라떼 한 잔.
나는 파리 마지막 날 드디어 JIN이 되었다.
나의 파리 여행의 마지막. 드디어 바토무슈를 타러 갔다.
우린 둘 다 두근두근 정말 설렜다. 점점 선착장이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은 빨라졌고
흥분은 최고조가 되었다. 바토무슈는 센 강을 따라 배가 운행되면서 파리의 유명한 명소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여러 나라의 언어로 설명을 해주면서 한국어로도 방송을 해주었다. 우린 처음에 배의 2층 야외 좌석에 앉아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살을 에이는 차가운 강바람 때문에 너무너무너무 추워서 어쩔 수 없이 실내 좌석으로 들어갔다.
바토무슈의 마지막 코스 에펠탑.
아. 이거다. 이거야.
나는 에펠탑이 가까워오자 다시 밖으로 뛰어나왔다.
난 에펠탑 집착녀니까.
파리 여행하는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에펠탑을 봤다.
그중 가장 이뻤던 이 날.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감동적이었다. 좋았다.
이렇게 바토무슈를 마지막으로 나의 유럽여행의 첫 도시였던
파리 여행은 끝이 났다.
나의 다이어리에는 이렇게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