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The Second Bakery Attack>을 보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The pangs struck with the force of the tornado in The Wizard of Oz"
있는 그대로 해석하자면 '그 공복통은 오즈의 마법사의 토네이도처럼 강력하게 몰아쳤습니다'라는 의미가 된다.
사전을 찾아보면, pang은 갑자기 격렬하게 일어나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 또는 아픔을 의미한다. 그리고 책에서는 극심한 배고픔을 hunger pangs 또는 pangs of hunger 라는 표현으로 나온다. 공복통.
바로 지금 그 공복통을 느낀다. 마치 한밤 중에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도쿄의 빵가게를 습격하고 싶었던 것 처럼 집에 없는 컵라면을 너무나 말아서 먹고 싶다. 문을 연 빵가게가 없자 맥도날드를 습격하는데 컵라면이 없다고 빵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다. 아니, 빅맥에는 번이라도 있으니까요.
카페인을 늦게 먹은 탓일까?
오전 열시 까지만 허락되는 카페인은 오후 세시에 일단 몸 속으로 흘러들어오면 잠으로 빠져들게 할 모양은 아닌 것 같다. 몸 구석구석에 남아있을 카페인들이 '책상 앞으로 가야돼'라고 소곤소곤 속삭인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진짜 공복통인지의 여부다. 막상 타이핑을 시작하면 공복은 해소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음식을 바라는 것이 아닌 어떤 다른 류의 허기짐인 것일까?
군중 속에 오는 허함을 느낀 탓일까?
새우탕 작은 거면 충분하다.
찬장을 열어보니 봉지라면 2개 정도가 있다. 내가 산 것이 아니라 더더욱 관심은 가질 않는다.
많은 일들이 지나간 다음에는 이상하게도 매콤한 컵라면이 당기는 건 왜일까?
입을 동그랗게 모아서 후후 불어가면서 젓가락으로 몇번 감아 먹는 컵라면이 왜 당기는 것인지.
오즈의 마법사의 토네이도가 거세게 일어나는 새벽이다.
아무래도 오전에 일찍 집앞 무인수퍼를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손에는 새우탕이 함께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