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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Nov 13. 2022

[마케터의 시선] EP.58 손정의 비전펀드 손실!

투자에 울고웃는 사모펀드 

그동안 세계의 기업들을 쥐락펴락해왔던 사모펀드를 비롯한 글로벌 큰손들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 손정의의 비전펀드부터 살펴볼까요?  


손정의 비전펀드 대규모 손실 


[1] 우버 지분 전량 매각한 손정의  


(사진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운영하는 비전펀드 움직임이 수상합니다.  


비전펀드는 지난 2018년 우버에 투자를 해왔고, 2019년에 추가 투자를 통해 최대 주주에 올라섰는데요. 지난 4월 7일에는 차량공유업체 우버 지분을 전량 매각(주당 평균 41.47달러)해 현금 확보에 나섰습니다. 


비전펀드는 그동안 투자했던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올 2분기 대규모 손실을 봄에 따라 우버 지분 매각을 했던 겁니다. 


참고로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가 조성한 세계 최대 기술펀드입니다.  



[2] 손정의 회장의 손실규모는?  


지난 2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일부 테크기업,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가, 엔데믹으로 급격히 거품이 꺼지자 비전펀드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테크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올 2분기 2조 9,300억엔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연결 기준 재무제표로 소프트뱅크 역시 2분기 3조 1,6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한화로 약 30조 5천억원에 해당하는 손실 규모입니다. 


1분기에 이어 소프트뱅크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이러한 기록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손회장은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고,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지난 6월에는 보유했던 중국 알리바바의 주식을 처분해 현금 220억 달러를 확보했습니다.  


또한 헬스케어 회사 가던트, 중국 부동산 중개기업 베이크, 온라인 부동산 회사 오픈 도어의 지분도 일부 매각하면서 총 56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죠.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에서 “창업 이래 최대 적자를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고, “새로운 투자는 철저하게 엄선하고 있으며 인원 감축을 할 수 있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3] 소프트뱅크벤처스, 매물로 나와  


(사진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손정의 회장의 빠른 행보와 연결지어 지난 8월에는 신세계 그룹이 소프트뱅크벤처스 아시아 인수를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자회사인 소프트뱅크코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VC(벤처캐피탈) 입니다. 이 업체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 본사 실적이 악화된 만큼 한국에 투자한 회사 지분을 정리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딜이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세계 그룹의 경우 소프트뱅크벤처스 아시아를 인수할 경우, 현재 운영 중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았을 겁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50%,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가 각각 30%, 20% 지분을 보유한 VC로서 2020년에 출범해 번개장터, 그랩, 에이블리 등에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월 19일 결국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신세계와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사이의 M&A 딜은 무산되었습니다.  


신세계 그룹과의 협상이 무산되자, 손정의 회장의 친동생인 손태장 미슬토 회장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 딜은 안개 국면에 빠졌습니다. 


최근 대형 운용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소뱅코리아는 모태펀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반납했습니다.  



슈퍼앱 플랫폼 함정에 빠진 사모펀드  


[1] 대규모 PEF도 자금 모집 안돼  



소프트뱅크에서 운영하는 대규모 비전펀드 소식에 이어 국내외 사모펀드들의 투자 환경도 어렵습니다.  


지난 10월 11일 금융감독원의 발표를 보면, 올해 상반기 PEF 신규 약정액은 6조 8,501억원으로 작년 하반기 11조 8,427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를 통해 올해 PEF의 연간 실적은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 수준 (약 19조원) 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펀드 조성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대형, 중소형 사모펀드(PEF) 모두 해당됩니다.  

국내 3대 PEF 중 하나인 IMM PE는 올 상반기 2조 6천억원의 신규 펀드 결성에 나섰지만 올해 9월 말까지 7천억원을 모으는데 그쳤습니다.  


PEF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M&A 시장도 함께 얼어붙는 모습입니다.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 코리아가 올 초부터 매물로 나왔지만 경영권 매각이 지연되면서 작년 최대 몸값 1조원까지 올라갔다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2] 인기 기업들도 휘청 


지난 2년동안 팬데믹 환경 속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플랫폼 기업들도 최근 들어 휘청하는 모습입니다. 

프레시지는 앵커 PE가 작년 10월 3천억원을 투자해 지분 67.4%를 인수했는데요. 인수한 직후인 작년말 당기 순손실은 64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내년 이후에도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할 경우 기존 투자금도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습니다.  

프레시지의 경우 적자 감소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수익성이 낮은 새벽 배송을 중단하며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매출 감소 및 경쟁력 악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IPO 단계에 있는 플랫폼 기업들의 경영난도 여전합니다. 


쏘카의 경우 IPO를 완료했지만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마켓컬리는 IPO 진행 중에 있습니다. 쏘카는 상장 전의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을 것이라 예상 했지만 IPO 결과 시총은 8,607억원에 그쳤습니다. 


(사진출처: 비즈니스와치) 



마켓컬리의 경우에도 IPO를 추진 중이지만 불안한 상황입니다. 작년말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를 받을 당시 회사 밸류는 4조원 정도였지만, 최근 시장의 평가를 들어보면 2조원 아래로 추락한 상황입니다. 


마켓컬리의 회사 가치가 급락한 데에는 누적 적자 규모가 증가하는데 기인합니다. 이 업체는 작년 매출 1조 5,614억원, 영업 손실 2,17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누적 적자가 5천억원 이상입니다.


불안한 시장의 분위기로 인해 지난 10월 6일에는 마켓컬리가 상장을 철회한다는 루머가 돌았고, 김슬아 대표가 나서 철회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는 해프닝도 있었죠. 참고로 마켓컬리는 IPO 심사가 승인되었기 때문에 특별한 이슈가 아니고서는 IPO는 갈 것 같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해석을 해보면 저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이야기를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승승장구하던 플랫폼 기업들의 절체절명의 위미  


코로나 19 특수로 인해 그동안 급성장해왔던 플랫폼 기업들이 엔데믹으로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에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사 밸류에이션에 있어 거품이 많았지만 인플레이션, 금리상승 등으로 인해 거품낀 기업들에 디밸류가 진행되고, 성장성만 외쳤던 기업들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투자를 받고 성장하는 전략인 캐시버닝에 몰입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게 된 겁니다. 

플랫폼 기업들로 지난 8월 티몬, 왓챠도 매물로 나온 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플랫폼 기업들 중 일부는 밸류에이션이 깎이고 있지만 상장을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현금 유동성이 악화되어 자금 유치를 빠르게 해야 하는 절박함 때문에 철회를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2] 플랫폼 기업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현재 플랫폼 기업들과 관련해 이슈가 붉어지고 있는 것은 플랫폼의 ‘제 역할’에 대한 의구심 때문입니다.  

한 때 시장에서 온라인 플랫폼들은 ‘물가를 낮춰주는’ 이른바 ‘아마존 효과’를 보여준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플랫폼들이 최저가 경쟁을 펼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가격 비교를 통해 물가 상승을 억제해 왔죠. 


그러나, 최근 플랫폼들이 오히려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역아마존 효과’를 보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된 겁니다.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들이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배달의 민족은 배달 1건당 자영업자가 내는 배달료는 5천원,중개 수수료는 1천원이었지만 올해 3월부터 수수료를 개편하면서 배달료 6천원, 수수료는 매출 대비 최고 27%로 올렸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이러한 수수료 인상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카카오 택시 역시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고, 아마존도 프라임 멤버십 구독료를 기존 연 119달러에서 139달러로 17% 인상했습니다. 

(사진출처: 경인일보)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플랫폼에 유리한 정책들을 펼치면서, 선진국들은 플랫폼 기업 규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EU 의회는 ‘디지털 시장법’을 통과했는데요.  


이 법은 매출액 기준에 따라 법을 적용할 플랫폼을 지정하고 이들에게는 별도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해당 기준은 시가총액 50억 유로, 연매출 75억 유로 이상, 월간 사용자 4,500만명이 넘는 IT 기업이 해당됩니다. 


이를 통해 플랫폼 기업이 입점 업체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자사 상품 서비스 노출을 유리하게 할 경우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합니다. 



[3] 내년에도 먹구름은 이어질 것 


대형 플랫폼 업체들이 매출만 바라보고 이익을 챙기지 못한 채 계속 덩치 키우기에만 혈안이 될 경우  내년 경기 침체에 돌입하게 되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상장을 통해 자금 수혈을 할 기회를 가질 수도 있지만, 문제는 상장은 모든 것의 ‘엔딩’이 아니라 ‘스타트’이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장한 후에도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에는 더 큰 리스크에 직면하게 됩니다.  


더불어 사모펀드, VC들의 투자 역시 얼어붙으면서 과거에는 ‘꿈을 팔고’ ‘이야기를 잘하는 기업’에게 기대를 갖고 투자를 했더라면, 이제는 철저한 검증과 숫자에 기반한 엄격한 투자 환경으로 바뀔 겁니다.  




오늘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마케돈> 채널에서 오리지널 영상콘텐츠로 감상해보세요!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Y-UR-70FyRQ&t=25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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