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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Jul 09. 2023

2023년 소비유통 환경 특징과 브랜드 전략

얼마전에 언론사 주최로 <소비 양극화시대 B2C 기업의 전략> 이라는 유통 포럼 행사에 연사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제가 맡았던 발표는 2023년 소비유통 환경의 특징 3가지를 이야기하고  

해당 특징 각각의 B2C 기업 측면에서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었죠.

그래서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포럼 때 준비했던 이야기를 펼칠까 해요. 


2023년 상반기가 다 지나 이제 하반기를 바라보고 있지만,  

이번에 이야기하는 유통환경의 특징은 작년부터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보니, 

하나의 큰 트렌드 관점에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2023년 유통환경 특징 - 1. 양극화 소비  


양극화 소비에 대한 이야기는 작년부터 꾸준히 등장했던 소재였어요.  

소비에 있어 중간값이라는게 실종되었다는 거죠.  

어떤 트렌드 분석가는 이를 두고 ‘평균의 실종’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죠. 




이 상황 속에 양극단 소비를 살펴보면,  

좌측 끝에는 짠테크, 우측 끝에는 뉴럭셔리라는 소비가 자리잡았습니다. 

짠테크는 짠내나는 재테크를 줄인 표현인데요.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을 의미하기도 하죠.

사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짠테크라는 단어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죠. 


대신 욜로(YOLO), 플렉스(FLEX)라는 단어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중에는 미국에서 경기부양, 양적 완화의 일환으로  

소비 진작을 위해 5,704조원을 풀기도 했어요.


그 결과 사람들이 ‘나를 찾아 떠난다’라는 명목으로 자발적 퇴사가 이어졌고  

소위 ‘대퇴사시대(the great regination)’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었죠.  


이 시기 풀린 돈들은 여행소비 각종 소비 뿐만 아니라 자산시장에도 흘러들어왔습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주식, 가상화폐, NFT, 부동산 투자는 활황기에 접어든 모습처럼

수직상승하는 그래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종료를 선언하고 전세계 곳곳에서는 여러 문제가 터졌죠.

그동안 풀린 돈들의 응징이 시작되었고,  


3高(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 트렌드가 180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금리는 꾸준히 인상하고,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하고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정리해고등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쳤거든요. 

이에 따라 나타난 다양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과도한 폭식에 따른 피로감으로 인해 소식좌가 유행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앱출석, 광고시청, 미션 수행을 하면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앱테크 또는 디지털 지폐줍기가 유행했죠.


반값치킨, 혜자도시락, 알뜰도시락과 같은 키워드도 부상했고,  

오픈 채팅방에서는 과도한 지출을 줄이려는 쓴소리 방이 유행, 

‘거지방’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이번엔 우측 끝을 살펴볼까요?  


뉴럭셔리 소비라 부르는 이 극단의 소비시대는  

중남미 완전일주 20일 여행, 4인가족 기준 패키지 여행이 7,960만원이나 하는

상품이 나왔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라 했죠.  


백화점 VIP 마케팅은 여느때보다 치열해 졌고요. 


신개념 VIP 마케팅도 등장했습니다. 

기존에 VIP라 하면 very important person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뉴럭셔리 시대의 vip는 

Visual (인증샷을 부르는)

Individual (개인 맞춤형의)

Premier (고품격) 

을 칭하는 용어로 바뀌는 모습입니다. 



그 결과 소확행을 즐기는 젊은 세대들은 한달에 1-2번씩 20-30만원 이상하는 

오마카세를 즐기면서, 평소 2-3주 동안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는 등 양극단 소비를 보이는 겁니다. 



2023년 유통환경 특징 - 2. 리퀴드 소비 



두번째 유통환경의 대표적인 소비는 ‘리퀴드 소비’ 입니다.

리퀴드는 말 그대로 ‘액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요.  



처음 이 용어가 사용된 것은 2017년 영국 경제학자

플로라바디, 지아나 에커트의 논문에서였죠. 



이 때의 리퀴드 소비(liquied consumption)는 솔리드소비(solid comsumption)의 반대의미로 

소비의 패턴이 고정돼 있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의 활성화로 인해 시장 경제의 흐름이 바뀌었죠.

공유경제, 구독경제, 플랫폼시대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가치소비 ESG, 미닝아웃 과 같은 단어들이 

대표적인 소비 문화의 키워드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비의 습관도  

소유에서 공유로, 공유에서 무소유로 이동하는 모습이죠. 

리퀴드 소비시대에는 크게 3가지 소비문화의 특징이 있습니다.   


    제품 유행 주기가 짧다  


    쉽게 갈아탄다  


    충성도가 낮다  



입니다. 



그러다보니, 제조와 마케팅을 하는 담당자들의 얼굴은 늘 그늘을 달고 삽니다.

아웃도어 시장만 해도 2020년에는 MZ세대들이 ‘등산’ 열풍을 이끌었고 

2021년에는 골프, 2022년에는 테니스 유행을 선도했습니다. 


빠르게 트렌드가 바뀌고 제품 유행 주기가 짧아지다보니, 

제조업체들은 불티나게 제품을 팔려고 생산설비를 확대하기가 무섭고  

제품이 언제 유행이 꺼질지 모르니,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야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쉽게 갈아타는 소비 패턴은 하나의 플랫폼에 충성하지 않으니  

마케팅은 출혈경쟁이 되기 쉽죠.


일례로, 여러분의 패션 쇼핑 습관은 

만약 MZ세대라면 에이블리, 카카오스타일, W컨셉, 29센티, 브랜디 등

각종 패션앱을 깔고 왔다 갔다 혜택 많이 주는 곳에서 소비가 이루어지진 않나요?  


설마 나는 특정 플랫폼이 마음에 드니, 거기에서만 

할인이 있든 없든 살거야. 라는 충성도를 보이시는 건 아니죠?  


이처럼 알뜰소비, 합리적 소비로서 플랫폼 소비가 이루어지다보니,  

플랫폼들은 활성사용자(MAU, DAU)를 뺏길까봐 늘 마케팅 비용을 

빵빵하게 집행해야 하는 괴로운 상황을 맞이합니다.  


더불어 이런 리퀴드 소비문화로 인해  

요약 영상, 숏폼 영상을 선호하는 모습은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체 영화를 보기 보다는 10분만에 한편 영화 보기라든지, 

예능 프로그램도 한번에 앉아 1-2시간을 보는게 아니라 

유튜브 등을 통해 10분 요약 영상을 보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겁니다.  


실제 패션업계 이야기를 보니,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패션의 유행주기는 3개월이었다고 하는데 2019년에는 3주로 줄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유통 시장에서의 기업들이 기함할 노릇입니다. 



2023년 유통환경 특징 - 3. 스몰브랜드 




마지막 유통시장의 큰 트렌드 하나는 스몰브랜드가 부상하는 것입니다. 

사실 스몰브랜드의 인기는 수 년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현재 유통 환경에서의 소비 패턴의 변화로 스몰브랜드 인기는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구매 여정은 점점 변하고 있죠. 

예전에는 소비자의 구매여정이라 하면,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서는

퍼널(FUNNEL)이라는 단어를 쉽게 떠올렸습니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인지 - 호기심 - 욕망 - 구매의 선형적 방향으로  

구매 패턴을 보일 것이라 가정하고 마케팅을 펼쳤는데요. 


이제는 구글에서 이를 중간혼란이론(middle messy theory)라 불렀듯이 

예측이 어렵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 환경에서는 소비자들이 대기업 브랜드라면 무조건 다 좋아 라며  

구매를 해주지 않습니다.  


원하는 제품을 검색하고 리뷰, SNS를 체크하고 여러 고민끝에 

“나에게 맞다” 라는 결론에 이르면 작은 브랜드라도 거부감없이 구매하는 겁니다.  


교통이 불편해도 맛집을 찾아 골목골목 찾아가는 현상도  

이러한 스몰 브랜드의 인기와 구매여정의 변화에도 일맥상통하는 모습이죠.  


그래서 소비자들은 이렇게 스몰브랜드 시대에는

맛집 카페가 숨겨질 수록 더 선호하고,  

나에게 딱 맞춤 제품을 만들어주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찾습니다. 


그리고 가성비보다는 내 마음에 들어야 하는 ‘나심비’가 

소비 결정에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죠.  



마케터의 시선 

자, 이제 마케터의 관점에서 이렇게 소비 양극화시대, 리퀴드 소비, 스몰브랜드가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하는게 맞을까요?    



(1) 평균이 실종되었다면 다양하게 데이터를 섭취하자  



양극화 소비의 핵심은 ‘평균값’에 근거한 프로모션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1인당 객단가, 1인당 평균구매 금액만 보고 마케팅 캠페인을 설계할 경우  

짠테크, 뉴럭셔리 구간에 속한 어느 소비자의 만족도 얻어낼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타깃고객을 저 정교화하고, 평균외의 다양한 데이터값을 봐야 하는 것이 

마케터의 중요한 숙제가 되고 있죠. 


개인화된 마케팅 역시 데이터를 통해 실행해야 하는 기법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1-2년 사이에 CRM(고객관계관리) 마케팅이 급부상하고 있는 겁니다.  


평균 보다는 고객별 그룹을 나누어 (=세그먼트) 거기에 맞는  

맞춤 마케팅이 주효해졌다는 거죠.   


(2) 리퀴드는 솔리드하게  



두번째로 리퀴드 소비문화 속에서는 소비는 인스턴트적이고 유행도 인스턴트적이죠.

3개월 인기를 끈다고 해도 무리하게 1-2년 유행할것이라 예측하면 리스크가 되는 겁니다. 


허니버터칩은 계속 인기를 끌것이라 생각해 공장을 증설했고, 

포켓몬빵의 삼립은 공장 증설을 하지 않았습니다. 


쉽게 브랜드를 갈아치우는 MZ세대들에게 마케터로서 접근하는 방법은 

브랜드 몰입도를 올려주고 지속적인 소통을 하는 ‘콘텐츠 마케팅’이 해법이 될 수 있겠죠


관심사기반, 소통 기반으로 콘텐츠 마케팅을 재정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3)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놓치지 말자.





마지막으로 스몰브랜드는 어떨까요?  

어느 뉴스 레터에서 Z세대들에게 인기많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20개를 표로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제가 아는 브랜드는 한 1개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키치하고 개성이 뚜렷한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었고,  

대단히 큰 브랜드가 아닌데도 각각의 아이덴티티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었죠. 


이런 브랜드들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성장하고 매출이 올라간다고 해서  

대기업이 취하는 온오프라인 마케팅 믹스, 대중화 마케팅을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코어 타깃 고객이 팬덤을 갖고 지속적인 브랜드 로열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키워 나가는 것이 주요 전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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