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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Sep 24. 2023

틱톡, 미국 제재 받아도 쇼핑몰 오픈 강행한 이유

틱톡에서 숍을 론칭했다?  

틱톡은 바이트댄스에서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이미 전세계에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숏폼 콘텐츠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틱톡의 성장세가 지나치게 가파르게 올라가고 주변 생태계를 잠식해 나가다보니, 기존의 철옹성이라 생각했던 빅테크 기업들도 두 손을 들고 ‘나도 따라할래’를 시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그래서 쇼츠를 오픈했고,  메타에서는 릴스를 선보였죠. 


그런데 최근에는 틱톡의 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에서 지속되는 규제에도 불구하고 틱톡 샵을 오픈한 겁니다. 



(출처: 뉴데일리 경제)



틱톡샵은 틱톡의 크리에이터가 영상 콘텐츠 내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해당 태그를 사용자가 클릭하면 즉시 구매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게 만든 콘텐츠 커머스 기능이라 보면 됩니다. 


이미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6개국, 영국에서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었는데 이번에 미국에 확장하게 된 겁니다. 


틱톡숍은 여러 국가에서 매출 검증이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작년 틱톡숍 매출은 44억 달러 (5.8조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사업 규모를 4배 이상 확대해서 200억 달러까지 높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있고요.  


이를 위해 틱톡은 미국시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미국의 온갖 규제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베타 테스트를 수개월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미국 내의 틱톡 사용자는 1.5억명이나 됩니다.

구매까지 고려해봤을 때 10%만 구매를 해도 1500만명이나되는 어마어마한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꿀 시장이죠.  


좌우간 베타 테스트 기간 중에 틱톡의 이야기는 이미 20만개 기업이 참여했다고 밝혔고요. 

대표적으로 로레알이나 올레이, 베네피트 등 화장품 브랜드가 참여했다고 하죠. 

더불어 원만한 쇼핑 경험과 배송, CS를 관리하기 위해서 미국의 대형 이커머스 기업인 쇼피파이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의 아군으로 세일즈 포스, 위비 등과의 협업을 통해 CRM, 결제 서비스 등도 어느정도 기능을 갖춘 듯 합니다. 


그래서 틱톡은 지금 상품 전시제피이, 쇼핑몰, 상점과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제휴 프로그램을 론칭했고, 판매자 배송 뿐만 아니라 판매자가 상품을 포장, 배송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풀필먼트도 구축한다고 합니다. 



제재 속에서도 강행하는 틱톡 그리고 아마존 

(출처: 연합뉴스)  



사실 틱톡은 미국 시장에서는 손끝의 가시 같은 존재입니다. 


그동안 미국의 빅테크 천하로 전세계의 사용자를 끌어모아서 ‘역시 미국이 빅테크는 쥐고 있어’ 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틱톡으로 인해 생태계 자체가 바뀐 겁니다. 


그리고 이들의 성장 속도가 심상치 않게 올라오다보니 계속 눈에 밟히는 거죠.

더불어 중국 기업이라는 사실 역시 신경쓰이는 요소 입니다. 이미 2019년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중국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연방 공무원들에게는 틱톡 사용을 금지했을 정도니까요. 


작년에는 틱톡 내부자들이 미국의 사용자 데이터를 열람하고 이를 중국에 보낸다는 루머와 은근한 녹취 증거들도 나오면서 미국 정부에서는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들은 미국 개인의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리스크를 충분히 느끼고 있고 그 결과 틱톡을 제한하려고 합니다. 물론 틱톡은 미국내 정보는 미국 안에서만 돌 뿐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그동안 중국의 전자기기에서 ‘백도어’와 ‘데이터 유출’ 문제는 늘 사실이든 아니든 루머가 존재해 왔습니다.  


미국이 이렇게 대놓고 제재를 하자 얼마전에 중국에서는 공무원들에게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금지 조치로 응수하기도 했죠.  


한편 정치적으로 틱톡은 미국 중국의 갈등 요소이지만, 그 안의 경제 구성원들은 분주합니다. 

어찌됐건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바이라인네트워크)  



아마존도 역시 예외는 아니죠.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동시에 세계 최대 광고주입니다. 가장 돈 많이 쓰고 가장 이커머스로 돈을 많이 끌어모으는 곳이죠.


아마존은 다양한 마케팅 채널에 광고를 태우고 소비자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최근 경향을 보면 다른 소셜미디어 채널에 사용하는 광고비를 25% 정도 줄이고, 틱톡 광고비를 전년 동기대비 30%나 늘린 겁니다.


어떻게 보면 엄청 몰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틱톡에 쓰는 광고비가 급증했습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이 왜 틱톡에 이렇게 많은 돈을 쏟아붓는가? 궁금해 하실텐데요.

따져보면 너무나 당연합니다.


사람들이 틱톡의 크리에이터들이 이쁘게 화장하는 모습을 보고 “언니 그 아이섀도우 어디꺼에요?” 혹은 예쁘게 패션 체인지를 하는 걸 보고 “어디에서 샀어요?” 라는 질문들에 대해 “아마존에서 발견했어” 라는 한마디가 나오면 이들은 아마존에 우르르 몰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인플루언서가 사용자의 제품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졌고, 짧은 콘텐츠가 일으키는 바이럴이 생각보다 무섭다는 걸 아마존도 알고 있습니다. 


관련 예시를 찾아보다가 틱톡에서 “아마존에서 발견한 것들 Amazon finds!”라는 트렌드가 604억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보니, 바이럴 된 콘텐츠로 유인된 소비자의 구매전환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을 겁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 틱톡도 가만히 있지 않았겠죠.

실컷 콘텐츠를 즐기는 사용자들이 조회수를 틱톡에서 만들어주지만 정작 커머스 매출은 아마존에서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틱톡은 ‘틱톡 숍’을 론칭해서 모든게 이 안에서 이루어지게 하자 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겁니다. 그래서 틱톡은 틱톡숍을 론칭했다고 봅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해보면, 지금의 흐름은 저희가 2015년에 겪었던 미디어커머스 등장과 매우 유사해 보입니다. 

 

당시 MCN 기업들은 콘텐츠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죠. 아프리카TV의 BJ를 키우는 일에서부터 웹드라마를 만드는 일, 스낵 콘텐츠를 일상으로 자리잡게 만든 이들 미디어 제작 기업들은 끊임없이 쏟아지는 제품 PPL, 광고 제작 의뢰를 받으면서 ‘이참에 우리가 직접 제품 만들면 어때?” 라는 깨달음을 얻은 겁니다.


이 깨달음으로 2016년 블랭크 코퍼레이션을 시작으로 저희 회사 뿐만 아니라 수많은 업체들이 ‘영상을 보고 구입한다’는 공식으로 미디어커머스 혹은 콘텐츠 커머스라 불리는 비즈니스 모델로 제품을 팔아댔습니다.  

틱톡의 흐름은 이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틱톡은 저희가 2017년을 지나면서 겪었던 문제들을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저희 역시 수많은 업체가 이 기법을 알고 뛰어들어서 죄다 영상 + 제품 형태로 SNS에 광고를 쏟아부었지만 ‘낮은 제품 품질’과 ‘엉망인 CS’로 한탕주의를 보였던 일부 기업들 때문에 SNS 제품 자체가 ‘믿고 거르는 아이템’으로 매도될 수 있습니다.  

실제 그런 모습은 조금씩 보이고 있죠. 

틱톡숍에서는 늘 제기되는 문제가 바로 ‘제품의 낮은 품질’ 입니다.  

(출처: 뉴데일리 경제)  



그래서 그 틈을 비집고 아마존이 틱톡스타일의 동영상 피드를 제공하는 ‘인스파이어 Inspire’라는 앱을 론칭했고, 틱톡의 트렌드를 뺏어가려고도 하죠.  

아마존은 틱톡의 최대 광고주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최대 경쟁자가 되고 싶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서도 수많은 미디어커머스 스타트업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했지만, 대규모 이커머스 기업들이 이 기법을 배워 자리를 뺏고, 쿠팡 네이버가 이커머스 덩치를 키우면서 동시에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를 도입하는 것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앞으로의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부분은 오히려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흐름을 보면 어느정도 예측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틱톡 #숏폼 #쇼츠 #릴스 #마케터의시선 #아샤그룹이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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