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은 사용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의 일상 속에 배달앱이 들어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배달앱들은 비대면 환경 속의 특수를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요기요)
그러나 엔데믹을 지나고 나서 배달앱들은 어떠한 변화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좀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입지가 조금씩 바뀌는 모습들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의 배달앱은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가 대표적입니다.M/S는 각각 60%, 20%, 15%를 차지하고 있구요. MAU(월간활성이용자수)로 비교해 보면, 2023년 12월 기준으로 봤을 때 배달의 민족 1,995만명, 요기요 583만명, 쿠팡이츠 519만명을 차지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3개의 플랫폼이 존재하는데 독보적인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을 제외하고 요기요, 쿠팡이츠는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전에 우버이츠도 잠깐 얼굴을 들이밀었다가 철수하고 쿠팡이츠는 요기요를 뛰어넘기 위해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보입니다.
그러면 요기요는요?
요기요는 쿠팡이츠와 비슷한 덩치로 싸우고 있는데 잘 대응하고 있을까요? 이러한 궁금증에 최근의 기사, 자료들을 찾아보니 불안한 눈빛, 흔들리는 생각들이 교차하면서 요기요를 보게 되더라구요.
요기요는 요즘 묘합니다.
엄청 잘하고 있는 것 같은 기사도 보이면서 동시에 엄청 위기있어 보이는 기사도 보입니다. 그들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케팅 기사’를 주로 보기 때문에 ‘카카오톡에서 주문할 수 있어?” ‘요기패스 이용하면 배달비 공짜야?’ 등에 대한 혜택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인지합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거시경제를 함께 살펴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마케팅 활동 외에도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는데요. 요즘 요기요의 회사 운영 관련된 소식을 찾아보면 뭔가 수상합니다.
요기요의 전임자인 서성원 대표는 취임 1년 6개월만에 돌연 사임했고, 이정환 신임대표는 취임 2개월 만에 개인 건강 사정으로 몇 주째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2개월만에 CEO는 전준희 대표로 교체되었습니다.
회사 수장의 변화가 잦고, 투자사인 사모펀드와 GS리테일 간에도 주주간 분쟁이 발생하다보니,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요기요 괜찮은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사실 요기요는 배달의 민족과 더불어서 양대 앱으로 제법 좋은 인지도를 쌓으면서 경쟁해 나갔는데, 2019년을 기점으로 어떠한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가 지금의 불안한 생각을 심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 변화의 서막은 마케터의 시각에서 마저 풀어보겠습니다.
배달 3사의 치열한 경쟁
(출처: 뉴스웨이)
자 그러면, 배달앱 3사는 현재 어떤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요?
우선 시장의 3위 업체인 쿠팡 이츠를 살펴보면, 얘네들은 가장 공격적입니다.
2023년 4월부터 쿠팡 멤버십 이용자들에게 쿠팡이츠 10% 할인 혜택을 보여주면서 맹추격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실제 주변에서 쿠팡이츠 사용자도 꽤 많이 늘어났습니다. 배달도 꽤 빠른 편이고, 일단 할인 혜택을 제공하다보니 이용했을 때 소비자 측면에서 기분이 좋습니다.
쿠팡이츠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쿠팡이 성장했을 때의 ‘계획된 적자’와의 플랜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독점적 플랫폼으로 성공했을 때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를 노리는 것 같고, 그로 인해 계획된 적자를 펼치는 게 아닐까도 생각됩니다.
덕분일까요? 2024년 1월 기준으로 평균 일간활성사용자(DAU)가 요기요를 앞질렀습니다. 쿠팡이츠의 DAU는 111만 5160만명, 요기요는 100만 1706만명이 되었습니다. 요기요가 잠깐 흔들 거릴 때 쿠팡이츠가 가만 두지 않고 뛰쳐 나간 겁니다.
(출처: 비즈와치)
자 이번엔, M/S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요기요를 살펴보면, 요기요 역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2023년 12월에는 카카오톡 앱내에서 주문하기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요기요는 ‘주문하기 BY 요기요’ 라는 타이틀로 카카오톡 앱 내에서 서비스를 론칭하고, 순차적으로 ‘포장, 사전 예약, 퀵커머스 서비스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출처: 요기요)
그리고 이미 배달비 무료 멤버십 서비스도 론칭해서 구독자를 모으다가, 쿠팡이츠와 배민들의 공격적인 행보를 보고 기존 ‘요기패스X’ 가격을 9,900원에서 반값으로 낮추는 파격적인 정책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의 1위 업체 배달의 민족은 워낙 독보적이니 안심할까요?
아닙니다. 이 업체 역시 요기요, 쿠팡이츠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습니다.
작년 5월에는 요기요의 ‘요기패스’를 의식한 결과로“멤버십도 패스도 필요없어요. 배달의 민족에서는 누구나 추가할인 15% 받을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각종 중복 할인 혜택 적용 서비스를 보입니다.
배민 역시 쿠폰을 중복 사용하게 하면서 요기요, 쿠팡이츠와 저만치 멀어지려고 합니다.
참고로 배민은 2021년까지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하다가 2022년 처음으로 흑자전환을 했습니다. 2022년 매출은 2.9조원, 영업이익은 4,240억원을 기록했죠.그러나 최근의 공격적인 마케팅 출혈 경쟁 속에 영업이익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지는 의문이긴 합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살펴보면, ‘요기요’의 경영불안은 2019년을 기점으로 팔로업해봐야 하고, 배달의 민족도 최근 불안한 배달 환경에 대한 걱정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요기요의 상황을 보면, 외부인인데도 ‘거친생각과 불안한 눈빛’으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불안의 서막은 2019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요기요는 잘 나갔죠. 2011년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가 한국에 DH코리아를 설립했을 때부터 요기요는 DH 산하에서 운영되었습니다.
그러나, 2019년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를 추진할 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동을 겁니다. 시장의 1,2위를 DH가 보유하게 될 경우 공정시장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단한거죠. 그래서 DH가 배민을 먹기 위해서는 요기요를 버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버리는 패가 되었던 요기요는 사모펀드(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GS리테일이 만든 SPC(특수목적법인)인 컴파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에 의해 인수가 됩니다. 정확히 DH코리아가 인수되었고, 사명은 ‘위대한 상상’으로 변경됩니다.
사실 GS리테일이 요기요를 품에 안았다는 것만 봤을 때에도 긍정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왜냐면 GS리테일은 편의점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퀵커머스와의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2022년 5월 ‘요마트’ 서비스가 재개되면서 채소, 정육, 과일과 같은 신석식품을 비롯해서 생필품, 반려동물용품 등의 판매 서비스가 이루어졌습니다. 편의점 퀵배달 서비스인 ‘요편의점’도 운영했고요.
(출처: 요기요)
그러나, 2023년에 주주간 내부 갈등이 발생했고, 경영자 교체도 발생하게 됩니다.주주인 GS 리테일과 사모펀드 간에 CB(전환사채) 발행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한 것인데요. GS리테일 측에서 사모펀드가 1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하는데 있어 부당한 방법을 시도했다고 보고 소송을 걸었지만 패소합니다. 그리고 주주간 갈등에 이어 경영진도 일신상 사유로 교체가 되다보니, 회사를 이끌어갈 주주, 경영진 모두 불안한 환경에 놓여있는 겁니다.
요기요는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보이는데, 마케터 입장에서 볼 때에는 내부 정리정돈이 안되어있는 모습이 보여 마케팅 활동의 변화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역시나 쿠팡이츠는 경쟁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맹추격을 하면서 요기요를 넘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1월에 DAU를 역전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배민은 괜찮은가요?
(출처: 배달의 민족)
그동안 배달의 민족은 외부배달 대행사를 통한 배달을 줄이면서 자체 배달인 배민 커넥트를 늘리려는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알뜰배달, 배민1 배달을 나누면서 서비스를 전개했죠. 그러나 최근 외부 배달 대행사와의 협력 확대 움직임이 있습니다. 왜 일까요?
아마 느끼셨겠지만, 배민의 최근 한집배달 서비스를 사용해 보셨다면 정말 만족도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분명 20-30분이면 배달이 된다고 숫자에 써 있지만 1시간이나 걸립니다.
왜 배달비는 높게 내는게 배달을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나 의문이 드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배달 쪽을 잘 아는 지인이, 요즘 배민에서 라이더 잡기가 어려워서 식당에서 주문을 받으면 라이더부터 구하고 음식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 역시 배민을 자주 이용하는데 최근 2-3개월간은 눈에 띄게 배달 서비스가 형편없었습니다. 자주 이용하는 매장에서 주문을 해도 30분이면 배달오는 곳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리다보니, 쿠팡이츠 앱을 자연히 켜게 되더라구요.
배민도 알고 있습니다. 현재 문제가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배민 커넥트만으로 안정적 배달 인력의 수급이 힘들다는 것을요. 그러다보니 바로고, 부릉, 생각대로 3사와의 위탁계약을 재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어찌됐건, 배달앱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 쿠팡이츠의 3사 경쟁구도에서 1,2,3위가 항시 고정될 것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올해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넘어설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요. 배민 역시 배달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많은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