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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Jun 20. 2022

[마케터의 시선] EP.19 퀵커머스 업체 줄도산

빨리빨리 퀵커머스 맞는거야? (ft.근데 줄줄이 파산)

전 세계는 퀵커머스 전쟁 중! 

전 세계가 퀵커머스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퀵커머스는 온라인, 모바일로 상품을 주문하면 즉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1시간 이내 배송을 의미했다가,  

해외 기업의 일부는 경쟁적으로 15분내 배송 보장등을 주장하면서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었죠.


해외의 대표적인 퀵 커머스 기업의 경우에는 

미국에는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로 대규모 투자를 받은 고퍼프, 

독일의 고릴라스, 터키의 게티르를 들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바이라인네트워크)  



국내의 대표적인 퀵 커머스라고 하면,  

현재 시장의 1위인 배달의민족의 B마트를 들 수 있습니다.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해서 서비스하는 요마트도 퀵커머스에 속하구요 

그런데 올해들어 퀵커머스에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더니 

미국에서 주로 활동해온 퀵 커머스 업체인

프리지 노 모어, 바이크, 1520 기업이 줄줄이 도산했습니다


난립의 시작, 팬데믹이었다.  


코로나19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2020년 이후 퀵커머스 스타트업들이  

대거 생겨났습니다. 


2020년 10월에 프리지노모어, 2021년 9월에 조크르(jokr),

독일의 고릴라스, 바이크(buyk)가 등장했죠 


(사진출처: 포브스)  



그리고 이들이 생겨난 이유는 어쩌면 생존과 연결성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뉴욕의 풍경은 팬데믹으로 인해 거리를 돌아다니기 보다 

안전하게 집에서 식료품을 배송받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죠  

그래서 초고속 배송을 하는 이러한 퀵커머스 업체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우리가 들어본 이름의 기업으로는 고퍼프(Gopuff)가 있죠.

2013년에 등장했고 2020년 기업가치 4조 5천억원을 인정받으면서 

손정의의의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무려 1조 5천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편, 터키 이스탄불에 기반을 둔 게티르(getir)라는 업체는 

2015년에 설립되어 누적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구요


그러나 이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싸웠고, 

화려한 마케팅, 무분별한 쿠폰정책으로 자금을 받는 족족 탕진하면서  

덩치를 키워갔습니다. 


심상치않은 기류 


그러나, 갑자기 올해 3월 3개의 퀵커머스 업체가 도산했습니다. 

일단 프리지노모어(Fridge No More)라는 기업은 2021년 3월  

1,54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한 업체입니다  


고객들에게 30분내 배송을 외치면서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요 

갑작스럽게 서비스 중단을 발표해 버린겁니다.  

이러한 조처로 노동자들의 반발도 심했구요 


프리지노모어의 경우 올 상반기 중 음식배달업체인 도어대시에게 인수될 예정이었죠  

그러나 도어대시가 인수계약을 파기하면서 지난 3월 파산으로 문을 닫은 겁니다.  


이 업체는 러시아와 연관된 투자처에서 투자를 받아왔고, 

올초부터는 인수합병을 기대하면서 도어대시를 통해 자금을 받아 운영했지만

도어대시도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꼈는지 

인수 파기를 해버린 겁니다 


한편, 바이크라는 업체는  

러시아의 사마카트(Smakat)의 자회사로 시작한 기업이었는데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푸틴 정부가  

해외 송금을 차단하자 자금 문제로 폐업을 선언합니다  


바이크는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업체였는데요  

러시아발 자금줄이 끊기니 자발적으로 파산을 신청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이 업체의 경우 흥미로운 것은 CNN 기사를 봤더니 

3월 4일에 870명 직원을 해고했지만, 직전 2주 전에는 

음식주문 및 배달 플랫폼인 그룹허브(GrubHub)와 새로운 파트너십에 대해 

홍보를 하기도 했거든요 


갑툭튀 파산 신청이 되어버린거죠 


1520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금줄이 말라 결국 도산했습니다.  


(사진출처: CNN 비즈니스) 



신생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기존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죠  

손정의 비전 펀드 등으로부터 1조 5천억원의 투자를 받았던 

고퍼프의 상황도 녹록치 않습니다.  


작년에만 10억달러의 투자를 받았지만, 

작년 매출이 3억 4천만 달러, 영업적자가 1억 5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유럽 진출을 기대하며 영국의 디자(dija)와 프랑스의 팬시(fancy)를 인수하면서 

유럽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꾀했으나  

올해 4월 1일 수백명을 해고한다고 결정해버리게 됩니다.  


이 수치는 고퍼트 직원의 3%에 해당한다고 해요.  


독일계 퀵커머스 스타트업인 조크르(jokr) 역시 작년말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블룸버그, 주요 외신에서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블룸버그발 여러 기사를 통해 살펴보면  

현재 퀵커머스 산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습니다 


우선 이 퀵커머스 산업은 자본집약적 사업입니다  

빠른 배송을 하기 위해 물류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거죠 


그리고 많은 업체는 15분 이내 배송 경험을 제공하려고 하다보니  

촘촘하게 배송망을 깔게 되는데요


기업들은 빠른 배송을 위해 최소 3km에 하나씩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배치하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서비스 지역을 늘릴수록 MFC를 많이 마련해야 하고  

거기에 따라오는 추가적인 임대, 고용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본이 많이 들수밖에 없습니다. 


(사진출처: 조선비즈)  



즉 서비스를 확대할 수록 돈이 많이 든다는 겁니다.  

여기에 경쟁적으로 시장의 파이를 나눠먹기를 하다보니 

무리한 쿠폰 남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는 거죠  


첫 구매는 무조건 무료 배송이라든지,  

게티르는 프랑스 내 사업 확장을 위해 프랑스 내 주문의 경우  

86%할인을 적용해준다든지,  

그러다보니 당연히 자금 소모 속도가 빠릅니다. 


퀵커머스의 서비스 범위 확장, 할인 등의 자금 소모전에 총알을 제공하기 위해 

2021년 VC가 퀵커머스 업계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97억달러에 달합니다. 


한화로 약 12조원에 달하는 금액이죠 


관련해 CNN 비즈니스 내의 기사에서 식품 유통컨설턴트인 

브리튼 래드(Brittain Ladd)는 

“최악의 비즈니스 모델은 신속한 식료품 배달이었다”라고 논평”하며 

일부 신생기업들이 수익성에 대한 경로가 부족하고 

벤처캐피탈 자금에 의존하며 

그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덧붙여서 이 상황은 닷컴시대의 배달스타트업이었던 

‘코즈모닷컴 kosmo.com)’과 너무 비슷하다고 짚었습니다. 


파산하기 전에 비슷한 전제로 수억달러의 자본을 조달한 사례가 있었다고 하면서

현재 상황 역시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을 했던 거죠  




마케터의 시선 


이에 대해 마케터의 시각에서 정리를 해보자면,  


[1] 소비자가 원하는 건 속도 뿐일까? 


현재 코로나가 어느정도 지난 엔데믹 시점입니다  

소비자들은 퀵커머스로 빠르게 받는다는 것보다  

매장에서 어떤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까?를 중요하게 봅니다  

즉 배송의 속도보다 소비자가 집중하는 것은 상품의 구색이 될 수 있다는 거죠 


[2] 싼 돈의 시대는 끝났다 


두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그동안의 투자 방식의 경우  

‘과감하게 투자해보자’ ‘밀어주자’ 등 

괜찮아보이면 빠르게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장이었습니다. 


돈이 많이 돌던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이었죠  

그러나 현재는 전세계적인 물가상승,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리인상, 긴축 등으로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제로 금리 시대의 풍부한 유동성에 압박을 받으니  

자연스레 투자자들은 ‘자본과 위험의 체계적인 재조정’을 할 시기에 놓이게 되죠  

즉 기존 투자자들이 이제 퀵커머스 기업이 과연 

성장성, 수익성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사업인지 면밀히 보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그 결정선에서 도어대시가 

프리지노모어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한 건 아닐까 생각이 들구요 



[3] 미국 정책의 변화  


미국에서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에 퀵커머스는 무분별하게 배송시간 개런티를 하면서  

라이더들을 위험에 내몰았던 거죠  


그리고 미국에서는 현재 ‘비정상적인 배송시간을 규제’하기 위해 

‘15분 배달을 장려하는 회사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안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그래야 하는 정책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한국에서도 한달에 배달로 월 1천만원 가능이라면서  이야기가 퍼지자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배송라이더에 관심을 갖고 뛰어드는 모습이 보인 겁니다.  


그러다보니 택배인력이 라이더 시장으로 빠져나가서  

택배 배송지연 현상도 있었구요.


그런데 말이죠. 

월 1천만원이 과연 가능할까요?  


제가 개설된 라이더들이 직접 만드는 유튜브 채널 8개 정도의 

영상을 살펴본 결과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월 천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신호무시는 기본이고  

정말 위험천만한 운전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이 법안이 제안된 이유도,  

15분 배송 개런티를 앞세우면서 빈발한 교통사고, 

물건을 부수는 행위 등이 많아진 것이죠  

혁신과 몰인간성 관점에서 해석해봐야 하는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빠른 배송을 외치면서 라이더들에게 신호 무시를 푸시하는 건 아닐까 라고 말이죠 


(사진출처: 워싱턴포스트)  



[4] 한국의 상황 


한국을 한번 살펴볼까요?  

딜리버리 히어로가 한국 퀵커머스 시장은 2025년까지 5조원으로 성장한다고 전망했죠 

그러나 과연 맞는 숫자일까 의심이 됩니다. 


현재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3,500억원 정도입니다.  

그 중 1위를 하고 있는 배민의 B마트는 1,441억원을 가져가고 있죠  


국내 시장만 생각해보면 현재의 3,500억원의 시장이 5년뒤 5조원이 되기 위해서는

15배 가까운 성장이 되어야 하고, 매년 70% 이상씩 성장해야 합니다.  


그런데 퀵 커머스 비즈니스가 과연 고성장기의 산업일까요?  


그렇지는 않죠. 


또한 퀵커머스 제공 상품 자체가 편의점 픽업 제품인데  

기본적으로 객단가가 낮거든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한국 GS, CU 편의점의 구매 객단가는 월 평균 6,260원입니다.  

그리고 대량구매가 아니라 한번에 소량구매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향후 5년뒤 5조원으로 성장하려면 어마어마한 주문건수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거죠  


그리고 현재 퀵커머스에 대한 걱정은,  

시장의 1위를 하고 있는 B마트의 서비스앱인 배달의 민족의 경우  

2016-2018년 이익의 증가세를 보이다가, B마트를 오픈한 

2019년부터 적자전환이 되었습니다.  


2021년 B마트는 9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합니다. 

최소 1만원 이상 장바구니에 담아야 하고 

3만원 이상 담아야 배달료 3천원이 무료가 되는데,  

엔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1만원 내외의 제품을 담고 3천원의 배달료를 내고  

이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할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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