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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Oct 12. 2022

[마케터의 시선] EP.48 망사용료 이슈 파헤치기

트위치가 쏘아올린 망사용료 논란의 핵심은? 

트위치가 쏘아올린 공

지난 9월부터 뜨겁게 떠오르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망사용료 관련된 이슈입니다.


그리고 이 이슈는 ‘트위치’로 인해 국내 SNS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지난 9월 30일 아마존 닷컴이 보유 중인 세계 최대 게임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갑자기 영상 화질을 떨어뜨렸습니다.


트위치는 ‘서비스 사용 증가’를 이유로 한국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최대 해상도를 기존의 1080p에서 720p로 떨어뜨린 겁니다. 


720p 화질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HD 화질의 최소 해상도를 의미합니다. 대다수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의 눈은 현재 full HD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입니다만, 트위치가 720p로 화질을 떨어뜨린겁니다. 게임 방송의 경우 이미 기준 해상도가 서서히 4K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720p로 볼 경우 RPG게임과 같이 빠르게 화면이 전환될 경우 모자이크처럼 화면이 깨져 나오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트위치는 공지를 통해 한국의 현지 규정과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결정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커지는 상황 속에 해결책으로 화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겁니다.  

트위치의 이같은 결정으로 일반 인터넷 시청자들까지도 ‘도대체 망사용료가 뭐길래?’하는 궁금증이 폭증하게 되었습니다. 



망사용료와 논란


현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망사용료는 구글, 넷플릭스와 같이 영상 등의 콘텐츠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의 경우에는 막대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만큼 인터넷통신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 KT 등에 그에 상응하는 돈을 내야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망사용료와 관련되는 이슈는 전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이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을 추진하는데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망사용료 의무화 법안은 국회에 총 7건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민주당 4건, 국민의힘 2건, 무소속 1건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법안 발의 자체에 여야가 따로 있기 보다는 ‘국내 통신 대기업의 대대적인 로비가 작용한 건 아닌가’ 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망사용료와 관련하여 과기정통부는 작년 10-12월 주요 IT 기업들의 하루 평균 데이터 트래픽을 측정해 봤더니 구글이 국내 전체 트래픽의 27%를 차지하고 있었고 넷플릭스가 7.2%로 상위 1,2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데이터 트래픽의 35%가량을 2개의 해외 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국내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경우에는 통신업체에 망 사용료를 따로 내고 있지만, 트래픽 1,2위인 구글, 넷플릭스는 아무런 비용도 내지 않는다고 하여 역차별 논란이 생긴 것이죠. 


이러한 역차별 논란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고, 작년 1심에서 SKB가 승소한 이후 2심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관련하여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9월 20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발의된 안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죠. 



유튜브도 촉각을 곤두세우다  


망사용료 관련된 이슈는 유튜브에게 있어서 매우 큰 사안입니다. 국내 데이터 트래픽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발의된 법안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그리고 유튜브는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광고를 돌리면서 ‘인터넷 수호캠페인’이라 하여 법안 반대 청원에 서명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 메시지를 살펴보자면,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유례없는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은 국내 인터넷 생태계, 한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와 유튜브 운영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9월 22일까지 법안 반대 청원에 서명해주세요” 라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망사용료 관련된 이슈에 대해 ‘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이야기하는 ‘큰 부정적 영향’이란 트위치와 마찬가지로 화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야기로도 들립니다.

유튜브 영상을 720p로 본다는 것은 상상이 잘 안 가네요.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해보면 총 3가지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습니다.  


[1] 인터넷 접속료와 망사용료에 대한 이해  


기본적으로 이번 이슈를 살펴보기 전에 인터넷 접속료와 망 사용료에 대한 이해가 우선일 것 같습니다. 

실제 우리는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접속료’는 매달 내고 있습니다만, 망사용료는 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때 어떠한 속도, 용량을 쓸 것인가를 결정해 기가인터넷을 사용하기도 하고 일반 속도의 인터넷을 쓰기도 하는 것이죠. 


거기에 따라 소비자는 월 19,900원, 29,900원 등 요금제를 선택해 지불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이렇게 인터넷 접속료를 내고 인터넷에 접속하게 되면 그 안에서는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치 홍대 클럽데이에서 한번 클럽 입장권을 끊었을 때 연계된 클럽을 모두 입장권 하나로 무료로 방문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일종의 올패스 티켓 같은 것이죠.  




그래서 현재까지는 내가 쓰는 데이터양만큼을 지불하는 것이 아닌 인터넷 접속료를 내고 그 안의 콘텐츠를 즐겨왔던 겁니다. 


사실 따져보면 망사용료 관련한 부분에 있어서도 통신사가 ‘망’을 까는 행위 자체가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망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안에 콘텐츠가 전혀 없고 또는 사용자가 전혀 없을 경우에는 깔아놓은 망은 가치를 갖기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깔아진 망 안에 머물고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고 하는 과정이 있어야 망이 비로소 가치가 형성되는 겁니다.  



[2] 네트워크와 비용에 대한 이해 



두번째로 살펴봐야 할 것은 국가간의 인터넷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데 있어서의 비용에 대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은 한국의 인터넷 네트워크과 미국의 인터넷 네트워크가 연결되어야 가능합니다. 즉 한국의 통신사가 깔아놓은 망과 미국의 통신사가 깔아놓은 망이 서로 연결되는 행위가 있어야 하는 거죠.  


이 때 비용이 발생합니다. 준비한 사진을 보게 되면, 각 네트워크 사업자 중에서 작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큰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해당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이를 트랜짓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작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큰 업체에게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큰 네트워크 사업자가 가진 풍부한 콘텐츠, 소비자 유동성 때문입니다. 


볼 거리가 많으니 더 많은 사람들이 작은 네트워크를 통해 큰 네트워크 내의 콘텐츠를 이용하게 되고, 사용자가 몰리게 되기 때문에 기여도를 봤을 때 작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큰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돈을 지불한다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현재 한국 네트워크의 경우 미국 네트워크와 대비해 상대적으로 ‘작은’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연결되었을 때 비용은 한국 통신사 -> 미국 통신사로 흘러가는 구조가 됩니다.


기존에 유튜브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이러한 비용이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의 데이터 트래픽 비율을 보면 구글, 메타,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6개사가 56%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조선일보) 



대부분의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을 6개의 빅테크가 먹고 있는 겁니다.  

그 결과 빅테크 기업들의 트래픽이 많아진 것만큼 한국 통신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죠. 


그렇다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아닌 대단위 트래픽을 먹고 있는 구글에 소송을 걸어야 맞는 것 같은데 왜 넷플릭스에 소송을 걸었을까요?  


이는 구글, 넷플릭스의 인터넷 연결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경우 한국에서 사용량이 많다보니, 한국의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3가 각각에 캐시 서버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과도한 트래픽에 직접 대응하지 않고 중간 서버인 캐시 서버를 통해 완충할 길을 마련해 준겁니다.



캐시서버란 기업이 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따로 모아 두었다가 뿌려주기 때문에 서버 과부하 현상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한국의 통신사들은 트래픽이 낮은 새벽 시간에 인기있는 콘텐츠를 미리 캐시 서버에 두었다가 소비자가 많이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대에 캐시서버를 이용하기 때문에 윈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한국 통신사 3사 모두에 캐시서버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독점 송출이나 여타 협력 내용에 따라 이루어진 결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KT, LG유플러스에는 캐시 서버를 한국에 만들어 이를 통해 소비자가 콘텐츠를 볼 수 있지만, SK브로드밴드는 일본의 서버를 통해 들어오다보니 소비자가 ‘속도가 느리다’ ‘화질이 이상하다’ 라는 이슈를 제기했던 겁니다. 



이와 관련되는 기사는 2019년의 기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19년 캐시서버 비용 못낸다는 넷플릭스 기사보기> https://naver.me/FBDd1AL3


그 결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갈등이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3] 망사용료 찬반 입장과 글로벌 이슈화 가능성 



마지막으로 체크해볼 부분은 망 사용료 관련하여 각 입장은 이권에 따라 나뉘어져 있습니다. 


찬성을 던지는 경우에는 SK브로드밴드는 ‘막대한 트래픽 유발에 따른 망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통신업계에서도 ‘인터넷 통신사업자가 계속되는 망투자에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하여 망사용료에 대해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반대 입장을 보이는 넷플릭스는 ‘소비자 이용료에 이미 망 사용료가 포함돼 있으므로 이중 부담이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구글은 ‘망 이용료를 내면 크리에이터 투자가 축소될 것이다’고 의견을 피력하고 있죠.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의 망사용료 법안 발의 관련된 진행 사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유럽, 미국에서도 망 사용료 문제가 서서히 이슈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결정이 선례로 남아 다른 국가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망 사용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늘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마케돈> 채널에서 오리지널 영상콘텐츠로 감상해보세요!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5b4r8dVQ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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