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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효 Dec 31. 2022

반값으로 도전하는 셀프 인테리어(7)

CHAPTER1 - 03. 시공 계획 짜기 - 공정별 살펴보기 (1)

초벌 설계가 확정되면서 필자는 가장 먼저 필요한 공정을 순서별로 정리하고, 일정표를 뽑아 공정을 배정했다. 인테리어는 크게 철거, 설비(전기, 배관), 목공, 습식 시공(타일 등), 건식 시공(필름, 도장, 도배 등), 마루, 가구 등의 공정으로 이뤄진다.


각 공정은 대략적인 순서가 있는데, 이 순서를 따라 적정한 완충기를 중간 중간 두면서 공정을 배치하면 된다. 그리고 배치한 날짜에 각 공정을 맡은 기술자 또는 협력업체를 부르면 된다. 대략적인 공정 순서는 아래와 같다. 꽤나 상식적인 흐름이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내 현장의 현실을 고려해 아래 순서를 참고해 공사 계획을 짤 수 있다.


철거 ⇨ 설비(전기·배관) ⇨ 목공 ⇨ 타일시공(욕실공사 포함) ⇨ 필름 및 도장 ⇨ 도배 ⇨ 바닥 ⇨ 가구·조명·도기 설치 순서



➀ 공정 배치     


가장 먼저 배치해야 하는 공정은 물론 철거다. 철거는 본격적으로 시공에 들어가기 전 기존 마감재나 골조 등을 모두 떼어내 집을 하얀 도화지처럼 만드는 작업이다. 필요에 따라 오래된 목공 가벽과 단열재는 물론, 문틀, 몰딩, 걸레받이, 마루, 벽지, 중문, 도배, 타일 등이 모두 철거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


철거는 30평대 아파트 기준 보통 하루면 충분히 끝난다. 물론 떼어낼 게 많으면 더 걸릴 수 있다. 철거팀에게 현장 견적을 받거나 사진 등을 보내 철거 범위와 비용 등을 미리 합의하고 철거 날짜를 조율하면 된다.


철거 다음에는 보통 전기와 배관 등 설비 공정이 온다. 전기는 보통 목공이 들어가기 전 하루를 잡아둬야 한다. 목공 가벽 뒤로 지나가는 전선과 조명선, 스위치 등의 위치를 미리 정할 수 있다. 배관은 주로 화장실과 주방, 다용도실 등 물을 사용하는 공간에 필요한 공정인데, 역시 철거 다음에 배치해 수도관이나 에어컨 배관, 에어덕트 등의 위치를 정해야 한다.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전기나 배관은 전기나 물을 흘려보내는 ‘혈관’ 같은 공정이다. 수만 가닥의 혈관은 피부 안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 다음은 목공이다. 목공은 가벽과 천장, 문틀을 짜넣는다. 마감재를 붙이는 뼈대를 잘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비싼 옷도 내가 입는 것과 모델 한혜진이 입는 것이 다른 이유도 ‘뼈대’에 있다. 도장과 타일, 도배, 마루 등의 마감재 완성도를 높이려면 목공 단계에서 이미 완벽한 수평과 수직, 평면을 만들어줘야 한다.


마감재 공정에도 대략적인 순서가 있다. 몰딩이나 샤시, 문이나 가구 등을 리폼할 때 쓰는 필름 공정이나 도장 공정 등은 도배 전에 들어와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창호를 필름을 붙여 리폼하기로 했다면, 도배 공정 전에 필름을 붙여둬야 하고, 시공된 필름 위를 도배지가 올라타 마감하는 것이 깔끔하고 내구도도 좋아진다.


마루는 도배와 도장 등 벽 시공이 끝난 다음 들어오는 것이 좋다. 벽 마감재 시공을 하면 바닥에는 페인트와 풀 등 시공 자국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아무리 꼼곰하게 보양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걸레받이와 몰딩 등은 보통 마루 기술자가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득이하게 마루를 도배보다 먼저 시공해야 한다면 시공 후 바닥 보양재를 꼼꼼히 붙여두면 된다.


도배와 바닥이 끝나면 조명과 가구, 도기 등이 들어온다. 이때를 전후로 전기 기술자가 하루 더 와서 미리 계획했던 천장이나 벽 자리에 구멍을 뚫고 전선을 꺼내 조명 등을 설치한다. 씽크대, 현관장, 붙박이장 등의 가구는 바닥까지 다 설치된 후 마지막에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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