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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열 Sep 11. 2015

육회

백제정육점

보통 검붉은 색에, 생고기 마냥(물론 생고기지만) 힘 없이 축축 쳐지는 여타 육회와는 다르게 이 곳의 육회는 서걱서걱할 정도로 적당히 냉동이 된 육회를 내놓는다. 이런 육회를 입에 넣고 조금씩 씹다보면, 육회의 묘한 찰기와 특유의 시원함이 식감을 자극한다. 치아와 치아 사이의 묘한 식감이 반복되다 보면, 으깨지는 고기에서 참기름과 계란 노른자의 고소한 맛과 다진마늘의 매운맛 그리고 소금으로 적당히 간이 된 맛이 입가에 적당하게 맴돈다.육회를 반 정도 먹고나서, '아 육회란 이런 것이구나. 나중에 배 아플 것을 걱정하지 않고 마구 먹는 것이 육회로구나!'하고 깨닫는 찰라, 고슬한 밥이 육회와 함께 비벼지고 그 위에 양념된 부추가 올라간다. 뒤적뒤적하고 숟가락을 놀리다가 슥슥하고 비벼진 밥을 모아 입에 넣는다. 입에 넣으면 되는 것이다. 그럼 된다. 정말 그럼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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