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도 희석이 되나요
미움도 희석이 될까요. 분노도 희석이 될까요.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는 것처럼 나쁜 감정들 또한 사라져 가는 걸까요. 버스를 타고 마을을 지나던 길에 창가를 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 부모를 그토록 증오해왔는데요, 길을 걷는 어느 노인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허무해지는 겁니다. 제가 가진 미움과 분노와 증오가, 대체 누굴 위한 것이었던 걸까요. 결국 나의 부모도 저렇게 늙어 흰머리가 그득하고 한 걸음 떼기도 힘겨워지겠지요. 나는 6년 전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언젠가 가족과 여행을 오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었는데, 아무래도 아예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