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에 잠식될 때가 있다. 세상에 오로지 나만 덩그러니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다들 토마토 줄기처럼 지지대가 있는데 나만 없다는 생각말이다. 의지할 수 없는 가족을 볼 때면 그 생각은 강해진다. 엄마에겐 아빠가 있다. 동생에겐 동생의 사람이 있다. 나에겐 누가 있을까.
가끔 우는 글을 쓸 때마다 위로를 보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로부터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한다.
밖이 어두워졌는데 밖에서 새소리가 들린다. 왠지 모를 희망이 느껴졌다. 혼자면 뭐 어떤가. 아니면, 내 반려인 우울도 있고 말이다. 지긋지긋한 이 우울! 그럼에도 어떻게든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우울이. 때론 우습기도 하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아서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늘 내내 괴로움에 몸부림쳤는데 저 새소리에 괴로움이 가셨다. 신기하다.
나에게 비록 아무도 없더라도 작은 것들에 나는 살아갈 것이다. 나를 바라봐주는 따스한 시선들, 말 한마디, 공감과 위로들 말이다. 저 새소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