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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우울해서

by 유진

나는 월경 전 pms가 제법 심한 편이다.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는 아니지만 이상하게 평소보다 더 기분이 우울해지고 부정적이게 변한다고나 할까. 모든 것이 나아지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런데 이번엔 이상하게도 월경이 지나고도 이 슬픔이 가시질 않는다. 내 곁에 아무도 없는 것 같다. 뚱뚱한 채로 평생을 살아가야 할 것만 같다. 나는 분명 괜찮다고 믿었는데, 괜찮지가 않다. 그런 주제에 감히 누굴 응원하겠답시고. 또 이렇게 자책을 한다.

그냥 좀 우울해서 어디든 털어놓고 싶었다. 술을 마셔도 그때뿐이고, 잠이나 자고 싶어 먹은 약은 그다지 효과도 없다. 시간은 흐르고 내일은 또 오는데 난 달라진 것 하나 없고 오히려 퇴보한다. 우울의 늪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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