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는가?
나에겐 그런 시즌이 있다. 11월 - 12월이다.
오늘 미니 야근하고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바깥공기가 너무 찬 거다. 코트 자락이 휘날릴 만큼 바람이 불었다. 손가락이 시리고 눈가와 코가 뜨끈해졌다. 드디어 겨울! 춥다는 뜻이다.
오늘은 월요일이고, 퇴근하고 어딘가 갈 약속도 없는 날이다. (당연함. 월요일임) 회사에서 즐거운 일이 있었는가, 또는 뿌듯한 일이 있었는가 하면 크게 그렇지도 않다. 그런데 설렌다. 내겐 찬바람 부는 건조하고 차가운 이 시즌이 일 년 중 유일하게 설레는 시즌이다. 그것도 대책 없이. 그냥 기쁘다. 들뜬다. 그래서 뭐든 해야 할 것만 같다.
반짝이는 트리가 없어도, 직접 만든 케이크나 딱히 축하할 일이 없어도, 예수를 믿지 않으니 성탄절을 기념할 건 아니어도 매년 겨울은 내게 그래왔다.
진짜로 알차고 즐거운 겨울을 만들어야지. 다짐했는데, 이미 내 기분만으로 시작된 것 같다.
술을 마시고, 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