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케잌
재활용 버리고 온 사이에 별이가 식탁위 케잌 박스를 공격한 후 케잌을 통째로 침대 밑으로 질질 끌고가서 박살을 냈다.
#기억에남는생일
기억에 남는 생일은 박살난 케잌 덕분에 오늘이 두번 째 되겠다.
첫번 째로 기억에 남는 생일은 9.11 테러 때다. 나 그때 그날 맨하탄 중심부 Lexington avenue에 있는 언니네 집에 있었다. 예전에 World Trade Center 가보긴 했었는데, 9.11 그날 또 가려고 했었다. 마침 늦잠을 자서 하루 일과가 틀어진게 짜증나서 다시 자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 회사 다니던 언니가 집으로 전화를 했다. 내가 전화를 받자 안심을 하면서 빨리 뉴스 틀어보라고, 지금 World Trade Center 무너졌다고.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
두 시간쯤 뒤에 언니와 언니 회사 사람들이 언니네 집으로 왔다. 맨하탄과 연결된 다리들이 다 폐쇄되서 집으로 갈 수가 없어서 일단 언니네 집에 와서 티비 시청을 했었다. 끔찍한 뉴스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폐쇄되었던 다리들이 다시 개통되어 회사 사람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해에 귀국할 때는 JFK 공항 검색이 유난히 살벌해서 신발까지 다 벗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 늦잠을 자서 오늘 이렇게 이런 글도 쓰고 있다. 너무 부지런히 살 필요가 없는 이유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