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by hotlionheart

글루틴 네 번째 주제.


어그로 끌기 딱 좋은 글감이다.


사전을 찾아봤다.


비밀(祕密)

1. 숨기어 남에게 공개하거나 알리지 않는 일.

2. 밝혀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속내.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한다. 사람의 심리가 비밀을 속에 담고 있으면 뭔가 속이 답답하고 꽉 막힌 것 같아서, 대나무 숲에라도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기라도 해야, 사로잡혔던 그 비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풋풋한 젊은이들의 사내 연애부터 추하지만 일상다반사로 만연해 있다는 불륜까지 자기들끼리는 비밀유지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지 않은가. 어떻게 해서든 그런 관계는 티가 나게 되어 있고, 동물적 감각을 동원하지 않아도 주변인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래서 비밀은 소문을 만들어 내고, 소문은 돌고 돌아 당사자들의 귀에 들어가게 되는 순환고리를 만들게 된다.


보통 좋은 일은, 예를 들어 인센티브를 몇 천을 받았다던지, 남편 회사가 곧 코스닥에 상장할 거라던지 이런 일은 굳이 비밀로 붙일 이유가 없겠다. 본인이 알아서 말을 꺼내 자랑도 하고 부러움도 사고할 테니까.


누구네 남편이 또는 부인이 바람이 났다느니, 낯선 남자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골프채를 내려줬다느니, 그런데 그런 남자가 한 두 명이 아니었다든지. 그 집 부부 벌써 별거한 지 한참 됐다든지. 뭐 이런 얘기는 비밀이라는 포장지에 싸여 무서운 속도로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얼마나 흥미진진한 이야기인가.

이게 실존 인물이었다는 게 그 이야기를 더 캐내고 싶어지지 않는가.


이런 자극적인 이야기가 밑바닥에 고이 감춰뒀던 내 안의 막장취향을 드러내게 할 때, 좋은 글 많이 읽고, 좋은 음악 들으며 섬세하게 갈고닦아왔던, 옛날 단어로 느껴지는 "교양"이라는 것은 일순간에, 하등 쓸모없는 것이 돼버린다.


나의 막장취향을 발견하게 만들어준 그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심히 궁금해지는 지금이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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