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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경 Nov 01. 2017

자신의 감정 들여다보기

우리에겐 자신의 감정을 한 번씩은 제대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가끔씩 우리는 잘 지내다가도, 안 좋은 일이나 정신이나 마음에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면 낙심에 빠져 허우적 댄다. 또한 자신이 지금까지 잘 지내오다가 예전의 상처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 뭔진 모르지만 화가 나고 짜증이 쓰나미 같이 밀려오면 왜 그런가에 대해서 분석은 커녕 그냥 감정에만 사로잡혀 무기력 해지거나 만사 귀찮아서 손을 잠시 동안 놓기도 한다. 물론 그게 일시적인 효과는 줄 수 있어도 장기적인 해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유형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애써 외면하거나 제대로 보지 못해서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기에 해결을 보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것만 인지해도 자신의 감정이 조금은 조절이 되면서 안 좋았던 생각들도 차분히 정리가 될 텐데, 왜 사람들은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는 걸까? 이유는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함과, 그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고 부끄러운 행동 같아서이다. 한마디로 찌질하고 못나보여서 외면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방어본능이란 것이 있다. 그게 자존심 하고도 직결되는 것인데, 내가 정서적으로 혹은 마음이 상해서 기분이 나락으로 빠지는 것을 꺼려함으로 본능적인 자기방어로써 그 문제를 외면한 채 그냥 덮어두고자 하는 해결방법의 심리를 가리킨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문제를 피하는 것일 뿐, 후에 가서는 이것이 시한폭탄이 되어 내 멘탈과 심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한다. 여기에 하나 덧붙이자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능력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그래도 스스로가 봤을 때 해볼만한 거면 내가 이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자신의 능력치 수준에 대한 기대감 말이다. 그러다가 그 일을 제대로 수행 못했거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자신에게 걸었던 기대와 남들의 시선에 창피함 때문에 종종 그 자리를 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높은 사람은 그만큼 실망감도 크기 때문에 그런일들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해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문제 자체를 차분하게 인식하는 것. 즉, 자신의 감정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리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 그것만 하더라도 내 마음이 상당히 편해지면서 안 좋았던 마음들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 차분함만으로도 많은 부분들이 정리가 됨으로써 심리적인 안정과 여유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이들이 이를 어려워하는가? 그것에 대한 답은 한마디로 말하지면 불편하고 싫어서다.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게 참으로 수치스럽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마치 깨진 거울 혹은 못생겨진 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 내가 나를 보는 것도 이렇게 쉽지가 않은데, 남들이 보면 오죽할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과 낯섦 또 그런 것들에 대한 방어기제가 고개를 들고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매우 부끄럽기 짝이 없어서 어디라도 숨어버리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 것도 있고 말이다. 그 부분은 필자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 또한 그랬었고 그러고 있기 때문이다. 좀 제대로 들여다보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는데 그놈의 똥고집 같은 게 지겹게도 사람 속을 가만 놔두질 않는다. 하지만 이걸 그냥 무시한다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건 더 잘 알기에 나 또한 조금씩 연습하면서 들여다보는 중이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자 감정적인 동물이다. 감정을 마구잡이로 써서는 안 되지만 억지로 감정 자체를 누르고 묶어두고 모른 척해버리면 그 감정은 점점 썩어 들어가 마음의 한 구석을 피투성이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만큼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응시하고 인정하고 토닥이면서. 그렇게 조금씩 아주 느린 걸음일 지라도 성장해 나아가야 한다. 어린아이처럼 “나는 몰라. 나는 아니야. 내가 옳고 쟤가 잘못한 거야.” 같은 유치한 생각은 고이 접어두고 이제라도 자신의 감정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하나씩 풀어가며 정신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모두에게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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