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람
이쯤 되면 궁금한 것이 있다.
우리는 혼인을 계속 유지할까, 아니면 그 끝이 있을까.
- 지금이구나.
싸울 때마다 그 생각이 든다.
신혼 때는 그런 생각이 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 몇 년 후엔 그래도 이혼을 더 견디기 힘들겠다는 막연한 걱정 정도였는데,
이제는 지금이란 생각이 들자마자 다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지쳐서 바닥에 있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나는 마음에 더 이상 내줄 것이 없다.
이혼은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고 들었는데, 혹자는 인생에 한 번쯤 겪어볼 만한 일이라고도 하더라.
결혼도 이혼만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이혼율도 떨어질 텐데, 혼인율조차 낮아서 차마 그런 법적절차는 만들 수가 없는가 싶다.
오늘 아침에도 ‘지금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땐 마음이 신기할 정도로 차분해지고, 지금까지 다사다난했던 결혼생활이 매우 명료해진다.
책에 쓰인 같은 문구도 다르게 읽히고,
드라마의 같은 대사도 다르게 들린다.
경험은 인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
사람이 ‘사유’를 한다는 것이 당연하면서 새삼스러운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