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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Mar 21. 2024

에비앙 샘물

0648

카페에 왔는데 마땅한 마실 차가 없어서 에비앙을 주문했다.


천연광천수 에비앙은 수원지가 프랑스이고 롯데칠성음료에서 수입해 팔고 있다.


병 후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15년 동안 미네랄 풍부한 알프스 암반을 통과하며 자연 필터링된 물입니다


무기물질로는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불소 등이 함유되어 있다.

에비앙을 마시는 것은 스토리를 소비하는 일이다


235년 전에 에비앙을 마시고 신장 결석을 고쳤다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그 소문에 나폴레옹 3세가 매료당했고, 그 소문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 소문에 의사들 마저도 환자에게 에비앙을 처방하기까지 했으니 19세기 프랑스 의학 아카데미가 치료효과를 인정하여 의학계의 인증을 승인하한 사실은 놓쳐도 아쉽지 않다.


게다가 하루에 50여 차례 수질 검사를 한다는 이야기도 물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하는데 일조한다.


에비앙을 마시는 것은 명품을 소비하는 일이다


프랑스에서 판매하는 금액보다 몇 곱절 비싼 가격이 책정되어도 고급스러움을 느끼기에 기꺼이 구매한다.


물맛이 거기서 거기지만 무언가 편견이 개입되어 몸에 좋은 것 같고 맛도 좋은 것 같다.

(물론, 어떤 이는 비릿하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무겁다고도 하는데 그 느낌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긍금해진다.


미묘한 차이의 상품들은 순전히 브랜드의 오라(aura)에 가치가 좌우된다.


에비앙을 마시면서 나의 글과 나의 일과 나의 존재를 견주어본다.


나만의 스토리텔링에 대하여

나만의 명품포인트에 대하여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것들만 믿으며 그것을 안전하게 지켜나가고 싶은 묘한 심리가 내면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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