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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 Feb 25. 2019

배우와 곡예사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태어나, 연기하다, 죽는 사람들이 있다.
삶의 줄 위에서 균형을 잡는 사람들이 있다.

배우들이 있다.
곡예사들이 있다.

-눈 / 막상스 페르민



트위터보다 인스타가 대세인 요즘이지만, 좀처럼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지지가 않는다. 이미지 기반의 인스타 보다는 텍스트 기반의 트위터가 더 성향에 맞기도 하고, 인스타의 과시적 성격이 좀처럼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직업적인 면에서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유리하고 때때로 그런 자리에 서야 하는 순간도 찾아오지만, 한편으로는 조용히 숨어 지내고 싶은 본성이 드문드문 고개를 들곤 한다. 알려짐이라는 것이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존재하는 내가 아니라 보이는 나로 살고 있는 듯한 이들을 만난다. 일견 화려하고 즐거워 보이지만, 그 내면은 오히려 황폐한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워지기도 한다. 다양한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매력에 다음 생에는 배우를 해야지 하고 꿈꾸어본 적은 있으나, 남들에게 보이는 것에 신경 쓰며 생을 다 소진해 버리는 배우 같은 삶은 원치 않는 삶이다. 그 보다는 매 순간 줄 위의 긴장감을 견뎌내야 하더라도 나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느끼며, 그것으로 하나의 아름다운 공연을 만들어내는 곡예사의 생생한 삶을 택하겠다.


인생의 절반쯤을 건너왔으니 얼마만큼의 삶이 더 주어질지는 모르겠으나, 무언가를 이루려는 애씀보다 하루하루를 온전하게 살아내고 싶다.



2019.02.25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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