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의 매력

취미 미술의 끝판왕

by VOKA


유화의 매력


예체능을 취미로 한다는 건 심적인 부담보다는 금전적 부담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예체능이 주는 정신적 성장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느껴진다.


그중 미술이 내게 준 정신적 성장은 삶에 대한 의욕과 함께 뿌리 깊은 심지를 만들어 준 것 같다. 즉,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며 굳건한 정신력은 도전 정신과 함께 삶의 큰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초 그림 생활을 다시 시작하며 짧은 시간 동안 오랜 시간 놓쳐왔던 많은 것들을 흡수하기 위해 온갖 재료를 사 모으며 그 감을 찾으려 애썼던 것 같다.


디지털 드로잉을 시작으로 수채화, 색연필화, 오일 파스텔화, 아크릴 그리고 유화까지 손을 뻗게 된다.


이중 유독 유화에 더 깊은 관심을 보이게 되며 그 매력에 한껏 빠져들고 있다.


독한 냄새

관리의 어려움

까다로운 재료와 고비용


그럼에도 그림 하나를 마무리했을 때의 성취감은 기존 회화에서 느끼지 못한 큰 희열로 다가섰다.


집에서 유화를 다룬다는 건 솔직히 나만의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물감 특유의 냄새와 섞어 쓰는 미디엄 오일의 강렬한 냄새는 가히 화학 공장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빠른 시간 내로 마무리하는 수채화나 아크릴화와는 다르게 유화를 만지며 느끼는 점은 기다림의 미학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만큼 물감이 마르길 기다리며 덫 칠하고 다시 마르길 기다리며 수정도 하며 마무리해 가는 나를 보노라면 처음엔 답답함이 느껴지지만 이내 그 깊이 있는 맛에 한껏 빠져든다.


유튜브용으로 제작한 '유화의 매력'


모작의 중요성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작들을 따라 그리는 것은 그 작품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계기와 함께 그림 실력에 큰 향상을 준다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런 대작을 모작하며 받은 영감을 통해 새로운 창작을 하게 되지만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여러 미술 공유 플랫폼은 다른 이들의 작품을 보다 많이 감상할 수 있게 되었고 아울러 AI의 등장은 창작의 범위를 더욱 넓혀 줄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아닐까도 느껴진다.


핀터레스트_유화.jpg 핀터레스트에 올라온 작품을 통해 캔버스에 모작을 해보며 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핀터레스트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이를 통해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도 있고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AI 플랫폼을 통해 내가 구상하는 것에 대해 구체화시키거나 변형시켜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도 있게 되었다.


세상 참 좋아졌다.



창작의 즐거움


아래 그림은 집필 중인 소설의 표지 일러스트로 사용하려 디지털 드로잉을 통해 구현하고 저작권 협회에 등록한 일러스트 삽화이다.


인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이미지 한 컷당 20~50만 원 선에 형성되어 있어 나와 같은 독립 출판을 기획하는 영세한 작가 지망생으로선 비용 부담은 이만저만 아닐 수 없다.


구독 중인 이미지 플랫폼에서 이미지를 사용하려 해도 온라인 배포만 가능할 뿐 인쇄를 목적으로 할 경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로 인해 마음속에만 품고 있던 그림 작업을 직접 하게 되었고 짧은 시간이지만 나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The_Second_Planet_mark.jpg 저작권 등록 제 C-2023-031651호, The Scond Planet (제2의 행성)


참 희한한 게 디지털로 구현한 작품을 캔버스로 옮기려 하거나 그 반대일 경우 매번 느끼지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붓과 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리는 것과 태블릿에서 그리는 것은 구현 방법이 전혀 다르지만 그래도 그 감성만큼은 일맥 상통하는 것 같다.


제2의행성_유화그림.jpg 근래 화실에서 캔버스 옮겨 담고 있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기만 할 뿐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건 내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


내 그림 실력이 어쭙잖아도 시도해 볼 건 해본다.


주근깨아가씨.jpg 주근깨 아가씨


불현듯 머릿속에 이미지가 스치고 지날 갈 때 스케를 하고 그 느낌을 담아 보면서 여러 차례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며 솔솔치 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주근깨처녀vol3_jjvoka.png 주근깨 아가씨 Vol. 3



유화 물감에 대한 고찰


유화는 대중적인 미술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취미 미술에 있어 그 비중은 타 재료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위에서도 언급한 재료의 까다로움과 냄새 등 여러모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재료의 특성 아닐까 생각한다.


매니아성 짙은 향기 가득하지만 다행히도 재료를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온·오프라인의 미술용품 매장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그 가격대 또한 천차만별이다.


쿠사카베.jpg 쿠사카베 유화물감, 신한과 쉴드에 비해 상당히 묽고 맑은 느낌이다


처음엔 국산 브랜드의 유화물감을 사용하며 그 특성을 감 잡을 수 있었고, 이후 외산 브랜드를 사용하며 새로운 특성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어? 이건 꾸덕꾸덕한데?'

'아~ 이건 시간이 지나니 색이 날아가는구나..'

'헐~ 이건 오일을 바르지 않았는데도 묽은걸..'


새로운 물감을 사용하며 팔레트에 조색을 하거나 캔버스에 칠할 때의 그 첫 느낌은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선다. 그런 인상적인 매력 덕분인지 새로운 브랜드를 사용해 보고 싶은 열망이 큰 것은 사실이다.


홀베인.jpg 홀베인 아티스트 유화물감, 쿠사카베와 비슷한 느낌으로 좀 더 맑은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근데 이게 살짝 장비병을 수반한다는 게 단점이 아닌 단점일 수도 있다.



나만의 작품 생활


구상이던 추상이던 내 머릿속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해 보려는 작업은 그림의 실력을 떠나 언제고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기본기와 학습을 뒷전에 두고 되지도 않는 창작활동을 선동하는 건 아니다.


이를 표현함에 있어 디지털이던 아날로그던 상관없지 않나 생각한다.


'무엇을 위해 난 그림을 그리고 있지?'라는 생각보다는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로서의 작품 활동은 내면의 성장과 함께 알 수 없는 희열과 즐거움을 내게 선사하고 있다.


아무튼, 오늘도 난 나만의 작품 생활에 심취해 본다.


페르소나.png 그녀 안의 페르소나, 2023/08/09, by voka


그리고,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말을 듣고 있다.


"물감 아끼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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