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연가를 시작한 이유
#1. 넷플연가라는 모험의 시작
낯선 나와 친해지려면 어떤게 좋을까? 라는 물음표는 스스로에게 미리 주는 생일선물에서 시작되었다.
1월이 생일인 나는 한달전인 12월 연말에 꽤 오랫동안 내 자신을 위한 생일선물을 고민하고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거의 10년을 다니던 직종에서 새로운 직장으로 나와서 불안감과 설렘이 동시에 들었다. 다른 사람을 챙긴다는 핑계하에 오랫동안 잘 안 챙기게 된 내 자신을 위해서 줄 수 있는 최고의 생일선물은 뭘까.
낯선 경험이고, 낯선 나 자신을 알아가는 어떤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홀린듯이 아마 넷플연가를 떠올렸다. 넷플연가. 인스타에서 스치듯이 봤던 모임?
원데이 클래스로는 어느순간 성에 차지않던 내게, 그리고 아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뭔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내게는 꼭 주고 싶던 생일선물처럼 잘 포장된 모임들이 참 많았다.
생각보다 많은 주제들이 있었고, 어찌보면 약 20만원이라는 제주도 티켓을 끊는 그런 기분으로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그러나 마지막엔 시원하게 긁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새로운 직업들을 시작했고, 실제로 내가 시작하게 된 새로운 직업에 관련하여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고 다양한 주제를 만날 수 있는 모임을 골라보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넷플연가.
#2. 나는 누구일까요? 나를 어디까지 밝힐 수 있을까?
넷플연가 초보자인 나에게 10분 숏터뷰는 정말정말 흥미로우면서도 설레고, 또 넷플연가의 첫인상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한 소개를 누군가 대신 이렇게 정성스럽고 즐거이 써주다니. 축하해주고 환영해주는 첫 오티같은 느낌도 들었고, 이 모임에 이제 정말 시작한다는 생각에 엄청 두근두근 설렜다.
회사에서 잠시 나와서 복도에서 급하게 받은 인터뷰인데도 넷플연가에 대한 기대감이 맥스가 되는 10분!
그런데 재밌는건 모임에서의 첫 자기소개도 생생하다. 또다른 숏터뷰처럼 우리 모임장님은 짝꿍을 지어서 소개해주는 자기소개를 진행하셨다. 교사를 오래해서 다른사람만 소개해주던 나는, 막상 자기소개가 이렇게 떨릴 줄 몰랐다. 좋아하는 음식과 같은 소소한것에서부터 어떤 형용사를 서로에게 붙여줄지 긴장되고 기대됬다.
나에 대한 소소한 것들을 공유하고 소개하다보니, 내가 더 낯설고 객관적으로 보였다.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는구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는구나. 발을 동동 구르는 여친을 위해 충동적으로 생일선물을 사서 준 남친처럼 후회하더니, 관찰자로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이라니. 첫 모임부터 넷플연가 하길 잘했네. 셀프 선물 잘했네. 스스로 뿌듯해하는 내가 웃겼고, 새로웠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모임의 대들보가 된 첫번째 책으로부터의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3. 낯설지만 친해지고 싶은 질문들과 사람들의 사이로
우리 모임장님은 굉장히 질문을 좋아하시는 질문쟁이였고 (?), 우리는 또 그 질문들을 정성스럽게 대답하는 대답쟁이(?)들이였으니 덤앤 더머, 혹은 정말 잘 맞는 만남이 아니였을까 싶다. 피터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는 아마 나 혼자 읽었다면 절대 끝까지 읽지 못했을 책이였는데, 이게 집단 지성의 힘일까 싶었다. 1장때 많이 못읽었는데, 다른분들이 하시는 얘기를 들으니 꼭 읽고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에, e-book으로 사서 차에서 들으면서 숙제하는 내 모습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나는 넷플연가에서도 각각의 모임이 사전질문을 하는 점도 이런점에서 맘에든다. 사전질문을 쓰면서 한번 더 내 생각을 쓰담쓰담 다듬는거 같아서.
아쉽게도, 우리모임은 온통 얘기하느라 사진이 별로없다. 각자의 대답을 들으면서 다른생각을 가진 것이 재밌고, 또 재밌었다. 목표라던지, 시간이라던지, 경영이라던지. 기업의 경영처럼 머나먼 이야기 같았지만 우리에게는 정확하게 우리 자신을 알아가야할 의무가 있고, 모두가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가는 경영자라는 점에서 많이 동의했던거같다.
사업하시는분, 일반 직장인, 공무원이나 공기업, 개발자등 전혀 다른 직업군들이 모여서 책 한권을 나누니 시간이 뚝딱뚝딱 잘도 갔다. 그리고 관련된 책의 추천이 또다시 나오는 연쇄 책추천이 마구마구 시작되기도 했는데,,, 질문이 시간이 없어서 모임장님이 넘어가신 적도 있는 걸 보면, 불타는 목요일인데 뭔가 은근한 불로 타오르는 모닥불같은 모임이 아니였나 싶다. 이게 서로를 알아가는데, 나를 알아가는데 딱맞는 생각의 온도가 아니였을까 싶다.
#4. 넷플연가니까 넷플릭스는 화끈하게 꼭 봐줘야지 !
우리는 콘텐츠를 보는 것도 넷플릭스에서 골라주셨는데, 생각보다 주제가 여러개이고, 그래서 생각해볼 수있는 폭도 넓었다.
익스플레인 돈과 익스플레인 섹스에 관한 것이라니. 책을 읽었던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던 콘텐츠 공유는 확실히 책으로 서로 더 많이 생각을 나눠서 그런지 스스럼없었고, 솔직했고, 흥미로웠다.
돈에 대한 것을 나눌땐 어느정도 본인의 미래를 그려보고, 목표를 생각할 수 있었고, 일이 바쁜데도 그런 상상을 잠시 하는 것으로도 약간의 위로가 되었다. 넷플연가 모임은 또 자주 있지 않다보니, 한번씩 일에 매몰된 나를 꺼내주는 산책같은 느낌도 많이 들었다.
가장 재밌었던 익스플레인 두번째 시리즈는, 21세기의 사랑들과 임신 출산까지 다룬 그야말로 포괄적인 다큐였다. 우리 모임장님이 준비해오신 활동으로 사랑에 대한 것을 나눌땐 본인의 이상형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걸 진행하면서 넷플연가에서 연애하시는분들도 있겠지? 결혼까지 성공하시는 분들도 있겠지? 있었으면 좋겠다! 없으면 내가 소개팅이라도 꼭 해드려야지. 하고 개인적으로 온맘 다해 응원하는 맘도 생겼다. 넷플릭스 다큐는 은근 좋은것들이 많구나 재발견하는 시간도 되었다. 다음에는 콘텐츠를 즉석에서 같이 보는 모임도 해보고싶다. 생생하게 그것에 대해서 나누는 것도 꽤나 재미있을거같다. 3회차정도 되니 다른 모임도 또 나갈생각을 하다니. 내가 낯설게 느껴진다. 2회차부터는 몇번 안남은 모임이 아쉬워서 다들 쫑파티 분위기를 내보고자 술과 안주를 준비해 와보기로한다.
다들 직장인이지만 할건 하고 시간은 잘 지키는 분위기. 낄때끼고 빠질땐 빠지는 분위기가 이전에 내가 다른 독서모임과는 좀 다르게 느낀점이다. 매너가 중요한 모임이랄까? 마지막 모임을 향해가는 동안 나는 누구일까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라는 질문이 더 많아지고, 대답할 수 있게 됬다. 나는 이런 질문에 이런 답을 할 수 있는 사람. 나는 이런 질문을 좋아하고, 이런 질문에는 아직 답을 고민하는 사람. 참 오랜만에 자주 마주치지 못했던 낯선 나를 만나보니, 넷플연가의 모임장까지도 해보고 싶다는 뜬금없는 대책없는 야심까지도 가질 수 있었다. 나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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