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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로 VOLO Mar 11. 2019

에어프랑스 통역 승무원이 추천하는 파리 초심자 코스!

봉주르~ 파리는 처음이지?





파리만 비행하는 승무원이 추천하는 
초심자를 위한 24시간 파리코스





프랑스 항공사에서 일하는 동안 파리는 소위 내 ‘참새 방앗간’이었다. 한 달에 세네번 48시간 씩, 조금씩 자주 보며 서로를 알아갔다. (이 말을 도시에게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게 2년, 파리에 살았던 적은 없지만 그래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파리에 여행 온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주어진 시간동안 어떻게 보고 가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지 잘 알 자신 있다고.

지금부터 소개할 24시간 파리 정복 ‘초심자’ 코스는, 가족, 친구들이 파리에 놀러간다고 했을 때 꼭 가야할 곳으로 가장 먼저 추천했고 또 실제로 만족도도 높았던 장소들을 골라서 구성한 루트이다.




날씨가 좋은 날엔 더 예쁜 노트르담


루트
시테섬(노트르담 성당, 센느 강변, 셰익스피어 카페)- 마레 지구 - 튈르리 정원, 팔레 후아얄 - 에펠타워(트로꺄데로)






10AM - 시테 섬과 노트르 담 드 파리 대성당
Île de la Cité, Cathédrale Notre dame de Paris

지하철역 4호선 Cité, 1호선 Hôtel de ville 하차


시테 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끼고 흐르는 센느 강

파리의 발상지이자 심장으로 불리는 시테 섬은 파리의 중심부, 센느 강 가운데 위치한 섬으로 여의도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다른 점이라면, 시테섬은 관광지에 가까운 동네다. 주변에 사법부, 시청 등 역사가 깊은 도시의 핵심 건물도 많지만 그만큼 관광객도 끊이지 않는다.

그건 아마, 시테 섬을 딛고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노트르 담 대성당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실 ‘노트르 담’은 프랑스 도시마다 있을 정도로 흔한 성당 이름이다. (Notre dame : 성모 마리아를 의미) 그럼에도 우리에게 노트르 담은 곧 파리로 여겨지고 있으니 파리 여행 첫번째 목적지로도 손색없는 장소다.



좌 - 성당 내부 모습 . 우 - 크리스마스 시즌 내부 장식성당


고딕 양식의 넓고 높은 공간에 창문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만들어내는 따뜻하면서도 성스러운 분위기에 반해 개인적으로도 애정하는 곳이다. 운 좋게 미사 시간을 맞추면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들을 수 있고,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 장식을 매년 다채롭게 준비하는 편이니 12월에 파리를 방문한다면 더더욱 추천한다.

성당 입장 줄은 주말이나 휴가철 시기에는 꽤 길 때도 있지만, 크리스마스와 같이 미사가 있는 날에도 20분 이상 기다린 적은 없었다. 입장료도 따로 없으니 줄이 길다고 포기하지 말고 꼭 한 번은 들어가 보자!


#노트르담 양초에 불 붙이며 소원 빌어보기



생트샤펠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 Tip1. 이곳의 스테인드글라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 주변의 ‘생트샤펠 성당’ (La Sainte-Chapelle) 방문을 추천! 입장료가 있긴 해도, 더 조용한 공간에서 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의 진수를 볼 수 있다.

* Tip2. 내부에 들어가면 1-2유로 짜리 양초에 불을 켜고 소원을 빌어보자. 성당의 공기를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처음 그곳에 갔던 날 기억이 난다. 전날 소매치기를 당해 카메라를 잃어버렸던 터라 ‘이번 여행 무사히 마무리 하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를 드리고 나왔었다.


포앙제로



내부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높은 성당을 바라보느라 하늘로만 향했던 시선을 땅으로 잠시 돌려보자. 프랑스의 거리 측적 기준점인 포앙 제로(Point zero)를 찾아 밟으면 다음에 다시 파리에 돌아올 수 있다고 한다. 주변에 발 사진 찍는 사람이 없나 잘 살펴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센느 강 다리 위에서 바라본 헌책방과 노트르담 성당.

노트르담 드 파리 성당을 오가는 길이면 센느 강변 산책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여유로운 파리의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분명 눈을 사로잡는 풍경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강변을 따라 죽 늘어선 낡은 초록색 철제 수레에 헌책과 엽서, 그림을 전시해놓고 파는 부키니스트(Les Bouquinistes)들이다. 





부키니스트 헌책방 풍경


초창기 불법 책거래상으로 시작한 이들은 이제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파리를 더 파리스럽게, 더 낭만적이게 만들고 있다.


작은 헌책방 수레에서도 빠지지 않는 크리스마스 장식




12PM - 셰익스피어 서점
Shakespeare and Company


셰익스피어 서점. 아쉽게도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
셰익스피어 서점. 아쉽게도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


노트르담 드 파리 성당을 마주보고 오른쪽 다리를 건너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로 유명한 셰익스피어 서점이 바로 앞에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낡은 서적, 누군가의 피아노 소리, 한 쪽에 앉아 책 읽는 할머님, 오래 된 타자기와 소품들, 각 언어로 적힌 빼곡한 메모판까지. 영화 속으로 시간 여행을 한 듯 낭만적인 책방 분위기에 순간 흠뻑 빠지게 된다.


서점 옆에는 같은 이름으로 운영되는 ‘셰익스피어 카페’가 있다. 노트르담 성당 뷰를 보며 잠깐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한산한 평일 오전에 브런치를 즐기고 싶어서 간 적이 있는데, 더할 나위 없는 아침이었다. 커피 맛도 좋고 스콘, 수프, 케이크 등 매일 조금씩 다른 간식 메뉴들도 관광지스럽지 않게 괜찮은 편이다.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라틴지구


깊은 밤 라틴지구 골목의 재즈바에서 열리는 라라랜드 풍경


셰익스피어 서점 뒷편 골목은 ‘라틴 지구’ 로 이어지는데, 관광지와 우리나라 대학가가 합쳐진 듯한 느낌이다. 주변에 대학교가 있어서 현지인 젊은 친구들도 많고 라라랜드 재즈바를 비롯한 음식점, 술집, 기념품점 등 다양하게 있다.

* 복작스러운 곳보다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강변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노트르담 성당 뒷편 생 루이 섬을 추천한다. (Île Saint-Louis)



2PM - 마레지구 
Quartier du Marais

지하철역 1호선 Saint-Paul / 3,5,8,9,11호선 République
8호선 Saint-Sebastien - Froissart (APC, Acne studio, Merci, Bonton 주변)



#마레 요즘같이 미세먼지 심한 날엔 더 그리워지는, 파리의 흔한 하늘과 클래식한 건물들
마레지구의 흔한 카페

마레지구는 꽤 넓은 편이기 때문에 목적지가 있다면 근처 가기 쉬운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동네 탐방하듯이 걸어다니는 걸 추천한다.

* 샤뜰레 레 알 (Châtelet Les Halles) 지하철역 환승은 최대한 피하자. 총 8개의 노선이 환승 가능한 어마무시 복잡한 지하철역이다. 소매치기 위험도 높고, 환승하려고 걷는 시간이 지하철역 1개 구간보다 길수도 있다.


#마레 에코백으로 더 유명한 마레의 작은 서점


블로그나 SNS를 통해 파리여행을 준비했던 사람이라면 에펠탑 다음으로 파리 여행 코스에 절대 빠지지 않을 곳이 있다. 바로 마레지구.

한국에서 너무나 유명한 Merci 편집샵을 비롯한 유명 브랜드 상점, 인스타그램에서 한번쯤은 (아니 여러번!) 보았을 예쁘고 감각 있는 카페, 맛집 등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분위기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 거리에서 인생샷도 찍고, 영화 아멜리에에 나오는 흑백 4컷 사진도 찍어보자.





미리 찾아둔 가게가 없어도 걱정 할 필요는 없다. 파리스러움으로 가득한 거리를 산책하며 이곳저곳 둘러보다 끌리는 곳에 즉흥적으로 가 보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찾아본 곳은 이미 너무 유명해서 운이 좋지 않으면 흡사 가로수길에 온 기분이 들 수도 있으니까.


식당 예약팁!
* 식당은 가능하면 예약을 추천. 프랑스는 예약이 일상인 나라다. 꼭 전화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파리의 식당들은 대개 인터넷 예약 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니 구글에서 ‘식당이름 reservation’ 치고 영업시간 확인 후 예약을 하고 가면 자리가 없는 불상사도 피하고, 더 좋은 자리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 7,8월은 많은 식당, 카페들이 문을 닫고 한 달간 바캉스를 떠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되는 큰 가게여도 해당사항이 있다. 꼭 검색해보고 가자!




좌_Season Cafe / 우_Le Petit marché.


- 마레지구 추천/유명 맛집& 카페
Le Perchoir (파리 루프탑 칵테일바), L’improbable (카페) Anoste (타파스집)
Boot Cafe (좌석수 적음), Season (한국에서 유명하지만 가볼만 하다)
Le Petit marché (인생 오리고기 맛집! 최근 한국인이 많아졌다고 한다)


5PM. 팔레 후아얄, 튈르리 정원 
Palais Royal; Jardin de Tuileries

지하철 1, 7호선 Palais Royal , Tuileries Palais Royal 하차


#팔레후아얄. 이곳이 사진 핫스팟!


마레에서 쉴 틈 없이 걷고 파리의 도시미를 느꼈다면, 이제 도심 속 한적함을 즐길 차례다. 루브르 박물관과 콩코드 광장 사이에 위치한 팔레 후아얄은 정원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일광욕을 하며 쉬어가기에도, 파리 전통 건축물 앞에서 인생샷을 만들기에도 제격이다.


팔레후아얄, 파리지앵처럼 테라스에서 햇빛 쬐며 커피한잔 해보자


한국엔 아직 없는 메종 키츠네 카페도 있으니 더운 여름날 유럽에서는 찾기 힘든 아이스커피가 필요해진다면 분위기 내며 쉬어가도 좋다. 루브르 입구엔 마치 앨리스네 카드 병정들이 다닐 것 같은 정원이 있고, 저 멀리 강 건너 에펠탑까지 보이는 드넓은 잔디밭이라 날씨좋은 날이면 피크닉에도 제격이다.


#튈르리 남의 눈치 안보고 일광욕하기 최적의 장소
#튈르리 남의 눈치 안보고 일광욕하기 최적의 장소


팔레 후아얄과 연결된 튈르리 정원은 곳곳마다 벤치가 구비되어 있어 쉬어갈 계획이 없던 사람이라도 자기도 모르게 앉아서 쉬어가게 되는 마성의 장소다. 특히 인기장소는 호수 주변. 편하고 예쁘기까지 한 이곳의 초록 의자에 5분이라도 쉬어가보자! 


#튈르리 하계 시즌에 가면 만날 수 있는 튈르리 야외 놀이공원


7PM - 트로꺄데로
Trocadero

지하철 6,9호선 Trocadero 역 하차


파리 여행의 단연 하이라이트, La tour Eiffel

파리 핵심 코스라면서 이게 아직까지 왜 안 나오지? 라고 생각하는 그 장소, 이제 나옵니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



밤의 에펠과 낮의 에펠. 에펠탑은 늘 옳다!


에펠탑은 워낙 커서 어디에서도 볼 수 있지만,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분위기도 매력도 다르다. 그 중에서도 나는 파리 초심자인 친구들과 가족들이 파리에 와 에펠탑을 보러 갈 때면 망설임 없이 항상 트로꺄데로로 향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데려간 사람으로부터 ‘우와!’ 소리를 못 들어본 적이 없다.
지하철 트로캬데로 역 1번 출구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어가는 방향을 따라) 50미터 정도 걷다가 왼쪽 건물이 사라지면 고개를 돌려보자.


에펠탑 열쇠고리는 이곳을 돌아다니는 상인에게서 흥정하는 게 가장 저렴하다.



실제로 보면 그만큼 감흥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나 또한 했었지만, 여기에서 보는 에펠탑은 그 생각을 씻을 듯 없애고, 이걸 보러 파리에 내가 와 있네! 라는 말만 머릿속에 떠오르게 할 것이다.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큰 에펠탑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의 그 벅참! 그리고 이 순간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휴대폰과 지갑, 가방. 잊지말자. 이곳은 소매치기범이 많은 구역 중 하나다.


에펠탑 바라보며 먹는 크레페, 샌드위치 간식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


“너무 예뻐. 5개에 1유로” 어눌한 한국어로 에펠탑 열쇠고리를 영업하는 상인 외에 트로캬데로엔 맥주 노점상도 있다. 어떻게 사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주변의 계단, 잔디, 분수대 중 맘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그들이 다가와 맥주 영업을 한다. 맥주 한 모금에 에펠탑 한 번의 낭만. 그러나 주변에 공중 화장실이 없으니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말자.

해 지는 시각에 맞춰 가면 (여름은 보통 9-10시. 겨울은 5시-6시) 조금은 차가워 보였던 철조물에 따뜻한 빛이 비추고, 매 정각마다 5분간 반짝반짝인다. 자신을 보러 온 관광객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듯이.



집에 가기 아쉬울 땐 에펠탑 뷰 와인 한잔


센느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다가 뷰가 좋은 레스토랑이나 바에 가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도 추천! 에펠타워로 마무리하는 파리의 하루는 늘 옳았으니까.








에어프랑스 기내통역원으로 매달 파리만 3-4번 다녔던 베테랑, 나미
TAKE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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