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결혼이라는 숙제 그리고 작은 글씨들
“Happy Birthday! Meet someone special – Free today only!”
“결혼은 타이밍이지, 사랑이 아니야.”
그 말이 참 씁쓸했는데, 요즘은 그 말이 이상할 만큼 정확하게 들렸다.
Maybe love is optional, but timing is non-negotiable.
(사랑은 선택일 수 있지만, 타이밍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
결혼이라는 숙제가 도착했다. 내 나이 서른여덟. 그동안은 결혼 없어도 괜찮다고, 아니 오히려 더 좋다고 외치며 꽤나 즐겁게 살았다.
“나 지금 이대로 너무 좋은데?”
진심으로 만족하던 날들이었다.
하지만 마흔의 그림자는 소리 없이 다가왔고, 세상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내게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엄마의 잔소리는 분 단위로 쪼개졌고, 친구들의 대화는 첫째 아이의 유치원을 넘어 둘째의 성별로 넘어가고 있었다. 소개팅에서는 “결혼 생각 있으세요?”라는 질문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선이 되었다.
언젠가 누군가 말했다. “결혼은 타이밍이지, 사랑이 아니야.”
그 말이 참 씁쓸했는데, 요즘은 그 말이 이상할 만큼 정확하게 들렸다.
그래서 결심했다.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하기로.
그것은 사랑을 찾는 여정이라기보다,
내 앞에 놓인 풀리지 않는 '결혼'이라는 숙제 앞에서 새로운 풀이법을 찾아 나서는 나만의 방식이었다.
어쩌면 외로움에 잠식되지 않기 위한 마지막 시도, 혹은 이 알 수 없는 방정식을 풀기 위한 작은 용기였을지도 모른다. 이 낯선 길 위에서 나는 어떤 답을 찾게 될까.
모든 계약서의 마지막 줄에는 어김없이 이 문장이 붙어 있다.
Terms and conditions apply. Translation? “Don’t get too excited. There’s always a catch.”
(너무 들뜨지 마세요. 항상 숨겨진 조건이 있습니다.)
결국 ‘무료 체험’이든 ‘돈 내는 만남’이든, 사랑을 찾아가는 길 위에는 우리가 미처 읽지 못한 ‘이용 약관’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Because in love, just like in contracts, the fine print always matters.
(사랑에서도 계약처럼, 작은 글씨는 늘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