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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보자동차코리아 Jan 24. 2024

볼보 EX30의 오디오가 이룬 ‘조용한 혁명’


볼보 EX30을 리뷰하기 위해 운전석에 앉았다. 스피커가 보이지 않았다. A필러 언저리에 있을 법한 트위터도, 도어 안쪽에서 으레 찾을 수 있었던 스피커 커버도 없었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볼보는 바워스 앤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으로 시장을 평정한 브랜드다. 웬만한 브랜드에서는 따라가기 힘든 소리, 신경써서 꾸며 놓은 거실이나 서재에서 들을 수 있는 것보다 나은 소리를 볼보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강력한 스피커를 기대할 만했다. EX30은 볼보 최초의 순수전기 콤팩트 SUV니까. 그러면 EX30의 스피커는 어디에 숨어있는 걸까? 




출처 : 볼보 EX30에서 음악 듣다가 소름 돋은 이유. 뉴진스와 정국부터 키스자렛과 베토벤까지 장르별 리뷰 영상 (정우성의 더파크)


볼보 EX30의 스피커는 골격에 숨어있다. 크래시 패드와 앞유리가 만나는 지점의 패브릭 마감 위에서 harman/kardon (하만/카돈)이라고 쓰여 있는 레터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만 카돈 사운드바의 은근한 존재감으로 볼보 EX30의 실내 디자인이 조금 더 특별해졌다. 트위터와 스피커 커버를 발견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운드바 안에 모조리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볼보 EX30의 사운드는 미니멀한 하만 카돈 사운드바가 책임진다. 사운드바 가운데에는 80mm 미드 트위터, 100mm 중음역 트위터 두 개와 19mm 고음역 트위터 두 개가 들어있다. 총 다섯 개의 스피커 유닛이 저 담백한 디자인 안에 숨어있다는 뜻이다. 




볼보가 이 정도로 만족할 리 없다. 보닛 안쪽에는 무려 170mm 우퍼가, 뒷좌석 양쪽 도어에는 125mm 전음역대 스피커 유닛이 있다. 트렁크 오른쪽에는 200mm 우퍼를 추가로 장착했다. 총 1,040와트의 출력을 내는 앰프와 9개의 스피커 유닛이 볼보 EX30의 인테리어를 알차게 채운다. 감출 수 있는 디테일은 알차게 숨겨두고, 상대적으로 보닛 안쪽이 여유로운 전기차의 특성까지 영리하게 활용한 설계다. 





이쯤에서 볼보가 나고 자란 스웨덴의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은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체로 춥고 햇빛이 귀하니까 자연스럽게 실내 생활이 중요해졌다. 북유럽식 인테리어가 시대를 불문하고 유행하는 이유,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은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이유도 북유럽의 기후에서 찾을 수 있다. 오래 머물러야 하기에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인테리어가 중요한 문화다. 그래서 점점 더 자연스러운 재질과 클래식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향이 볼보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EX30에 적용한 하만카돈 사운드바를 프레임에 그대로 녹여낸 이유도 다르지 않다. 북유럽 인테리어 문화처럼 차량 인테리어 역시 최대한 심플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실용과 미학에 닿아있는 디테일들은 알차게 남겨두고, 다른 것들은 과감하게 배제하는 것이다. EX30의 입장에서 곳곳에 커버로 덮여 있는 스피커 유닛도 같은 개념이었을 것이다. TV를 중심으로 늘어서 있던 우퍼와 스피커를 사운드바 하나로 정리하는 거실 인테리어처럼, EX30 실내의 사운드바야 말로 스피커 유닛들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조용한 혁명인 셈이다. 




출처 : 볼보 EX30에서 음악 듣다가 소름 돋은 이유. 뉴진스와 정국부터 키스자렛과 베토벤까지 장르별 리뷰 영상 (정우성의 더파크)

그러면서도 EX30의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은 젊고 풍성한 소리를 낸다. 이런 성향의 스피커들은 보통 팝이나 락, 힙합이나 일렉트로니카 같은 장르를 들었을 때 두루두루 신나는 소리를 들려주게 마련인데, EX30의 하만카돈 시스템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솔로의 섬세함, 교향곡과 협주곡의 음장감, 피아노 한 대로 연주하는 공연장의 분위기까지 적극적으로 살려낸다. 볼륨을 내 마음대로 올려도 괜찮았던 실내에서 몇 시간이고 청취해 본 결과, 최대치의 볼륨으로 온갖 장르를 섭렵해 재생했는데도 귀가 피곤하지 않았다. 





오디오 시스템이 제공하는 재미란 결국 이런 것이다. 늘 듣던 노래를 재생했는데 갑자기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는 경험. 너무너무 익숙한 노래를 오늘도 재생했는데 어쩐지 생소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경험. 그렇게 몇 시간이고 즐겼는데도 귀가 피곤하지 않은 경험. 이 세 가지를 만족시키는 오디오 시스템과는 몇 년이고 친구처럼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아는 노래와 새로운 노래를 그야말로 다양한 배경 속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오디오를 샀는데 자동차가 생겼다는 생각까지 (농담처럼) 하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EX30의 제로백은 5.3초다. 간이 똑 떨어지게 달려나가는 속도는 아니지만, 콤팩트 SUV로서는 차고 넘치는 가속력. 담백하고 얌전한 듯 보이는 디자인 속에 감춰져 있는 힘과 쾌락이다. EX30의 하만카돈 사운드바를 들을 때도 비슷한 성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잘 띄지 않고 강력해 보이지도 않지만 재생하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이 곡과 저 곡을 들어봐도 새롭고 옹골찬 소리를 낸다. 이런 사운드 시스템이라면 늘 들어오던 노래 말고, 완전히 새로운 장르나 가수의 노래에 빠져보고도 싶을 것이다. 새로운 배경에서 새로운 노래를 만날 수 있게 하는 볼보의 새로운 사운드바 덕에, EX30은 당신의 취향과 호기심을 조금 다른 차원으로 데려다 줄 수 있는 순수 전기 SUV로 완성됐다. 전기차 시대의 볼보는 더 적극적으로 혁신을 이뤄내고 있고, 좋은 소비는 당신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것이다.


글 정우성(더파크 대표, 작가)


https://www.youtube.com/watch?v=ZpcDub61PqE

https://www.youtube.com/watch?v=WaPXyHCFz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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