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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EX30

이보다 완벽한 도심형 전기 SUV가 있을까?

by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라인업에 새로운 식구가 합류했습니다. 순수 전기 SUV, 볼보 EX30이죠. 이름만 듣고서는 한눈에 알아채기 쉽지 않습니다. 기존 볼보의 네이밍 전략을 지켰다면 세단은 S, SUV는 XC를 따라야 하니까요.




EX30은 볼보가 이전에는 만들지 않았던 사이즈의 엔트리급 모델이자 브랜드 역사상 가장 빠른 자동차이기도 합니다. EX30은 이번 달에 국내 공식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차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데뷔한 지 1년 정도 된 아직 신인이기도 하죠. 그러나 시작부터 저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등장과 함께 각종 타이틀을 휩쓸고 다니고 있기 때문인데요. 국내에서도 EX30의 파격적인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한 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전기차 시장이 들썩일 정도예요.




실물로 마주한 EX30은 작지만 단단한 첫인상으로 존재를 어필합니다. 볼보자동차가 2025년 첫 신차로 내놓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멀리서 봐도 알 수 있는 볼보 다운 매력은 전기차에서도 여전합니다. 픽셀 형식의 토로의 망치 헤드라이트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콘셉트는 해마다 발전되고 있다는 느낌이죠.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전기차라 해서 튀려는 노력은 애초에 볼보의 색깔과 맞지 않죠.




길이 4,235mm의 컴팩트한 차체는 단단하게 각 잡힌, 동시에 균형감 있는 비율로 완성됐습니다. 전기차의 이점을 살려 차체 대비 길게 설정한 2,650mm의 휠베이스는 앞, 뒤 오버행 길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죠. 조약돌 같이 단단한 EX30의 디자인은 ‘2024 카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 제품 디자인’ 수상 등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하게 나타냈습니다.




기존 자동차의 틀을 깨고자 하는 노력은 실내에서도 이어집니다. 12.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하나로 통합된 인테리어는 간결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죠. 지속가능성을 포기할 수 없기에 대부분의 소재는 재활용을 활용해 볼보만의 터치가 더해졌습니다. 조금 더 찬찬히 살펴보면 커다란 하만카돈 사운드 바가 눈길을 사로잡게 됩니다. 오디오에 늘 진심이었던 볼보가 준비한 무기 중 강력한 한방이죠.




9개의 스피커와 우퍼로 구성된 1,040W급의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주요 경쟁자들은 물론, 플래그십 모델들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실내공간을 밀도감 있게 가득 채우는 소리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부터, 세계를 휘젓는 K-POP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죠. 엔진 소리가 사라진 빈자리를 채우는 음악은 꽉 막힌 도심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아마 도로 위 모든 자동차에 이런 사운드가 퍼진다면 저마다의 운전 환경은 더욱 쾌적해질 거예요.




EX30의 핵심인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위해 새롭게 설계된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볼보 하면 빠질 수 없는 차세대 티맵 내비게이션에는 전기차 전용 기능이 추가됐고, 실시간 충전소 검색과 목적지까지 EV 경로 계획, 인카 페이먼트(In-Car Payment), 멤버십 서비스 등 전기차 소비자들의 가려움을 긁어줄 다양한 기능들이 더해졌죠.




총 6가지 구역(계기판, 내비게이션, 미디어, 전화, 스마트 위젯, 시스템 바)으로 나눠진 정보로도 부족하다면 ‘캄 뷰(Calm View) 기능’을 통해 주행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만을 표출할 수도 있어요. 터치로 하는 조작이 어색하다면 ‘아리아’를 불러 음성 명령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도 있죠.




EX30에는 볼보 답지 않은 화려함도 숨겨져 있습니다. 해가 진 어둠 속에서 비추는 엠비언트 라이트는 총 5가지의 분위기를 제공합니다. 없어서는 안 될 360도 카메라와 파워 테일게이트, 볼보 최초의 무선 애플 카플레이, 운전자를 인식해 차에 접근하면 펼쳐지는 웰컴 시퀀스 등은 많은 소비자들이 반길만한 부분이에요.




안전의 대명사인 만큼 EX30의 안전 기술은 ‘안전한 공간 기술(Safe Space Technology)’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더욱 진화했습니다. 5개의 레이더(Radar), 5개의 카메라, 14개의 초음파 센서가 EX30의 안전을 책임지죠. 특히 스티어링 휠 상단에 부착된 IR 센서는 ‘운전자 경고 시스템’으로 운전자의 눈꺼풀과 머리의 움직임까지 판단해 작은 사고조차 허락하지 않습니다.




국내에 판매되는 EX30에는 66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됩니다. 뒷바퀴로 힘을 전달하는 모터 출력은 272마력, 최대 토크 35kg.m로 일상과 고속도로 어디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죠.




EX30의 복합 전비는 4.8km/kWh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환경부 인증 351km입니다. 하지만 실제 주행을 해보면 인증 수치를 뛰어 넘는 400km 이상도 거뜬히 주행 가능하답니다. 실제 같은 사양의 WLTP 기준 주행거리는 480km에 이르니까요. 시승 중 전비 역시 5km/kWh를 넘어서는 경우가 빈번했죠. 가다 서다 반복되는 도심 환경에서는 6km/kWh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EX30은 스웨덴의 추운 겨울 날씨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만큼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주행거리가 크게 줄어드는 일은 없을 거예요.




시승기간 동안 가장 만족스러웠던 주행 품질은 EX30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입니다. 작은 차라면 피할 수 없는 아쉬움을 EX30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죠. 도로 위를 매끄럽게 질주하는 질감은 무르익은 내연기관처럼 뛰어난 승차감과 만나 흠잡을 데 없는 편안함을 전달합니다. 볼보의 기존 모델들과 비교해도 한 수 위라는 느낌이 들 정도죠. 스티어링 휠의 조종성이 뚜렷하고 도로 위 피드백도 정확합니다. 컴팩트한 차체는 운전도 쉽습니다. 그리고 쾌적하죠. 좁은 도로에서의 유턴도 걱정 없습니다. 완벽한 도심형 전기 SUV는 아마 EX30을 두고 하는 말일 거예요.




볼보자동차가 선보인 EX30은 전기차에 시큰둥한 소비자마저 뒤돌아보게 할 만한 매력이 풍성합니다. 여기에 파격적인 가격 정책까지 더해졌죠. 주력 시장인 유럽 국가와 비교해 2천만 원 이상 낮은 가격은 누구도 예상 못한 결과였습니다. 트림에 따라 최대 333만 원까지 인하된 가격은 EX30을 염두했던 분이라면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일 겁니다. 프리미엄 전기 SUV를 보다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볼보 EX30의 새로운 제안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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