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군것질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좋아했다는 말로는 조금 부족하다.
약국보다 슈퍼마켓 위치를 더 정확히 알던 아이였다.
우리는 단독주택에 살았다.
아빠가 직접 설계해서 지은 집.
집주인은 우리였는데,
7명의 식구는
반대로
셋방살이하듯
우리는 더 작은 방 두 개를 썼다고 한다.
이유는 잘 모른다.
마당에는 오리가 있었고,
강아지도 있었다.
앞에는 정원이라고 하기엔 작지만,
동물들을 키울 수 있고
내 기억엔 나무들과 집에서 뽑아먹는
상추나 뭐 그런 종류를 키웠던 것 같다.
그리고 녹색 대문.
옥상은 놀이터였다.
그날 나는 여섯 살이었다.
동생은 세 살.
엄마는 마당과 연결된 부엌에서 열무를 다듬고 있었고
나는 마당에서 물을 만지며 놀고 있었다.
어느 틈엔가 동생은 옥상으로 올라갔고,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그 위에서 돌을 던져버렸던 내 동생.
어떻게 피해 갈 수도 있었을 텐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 돌은 정확히 내 머리 한가운데를 맞혔다.
툭.
눈앞으로 피가 흘렀다.
정말 영화처럼, 천천히.
펑펑 울면서
피를 손으로 닦으며 엄마한테 가서
“엄마, 나 머리에서 피 나.”
지금 생각하면 바로 병원에 가야 했다.
그런데 엄마는 내 손에 만 원을 쥐여주었다.
“약국 가서 약 사 와.”
나는 피를 흘리며 집을 나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약국이 먼저 떠오르지 않았다.
슈퍼마켓이 먼저 생각났다.
약은 나중이고
군것질은 먼저였다.
그날 나는 만 원을 쥐고
보름달 빵을 사 들고 돌아왔다.
약을 샀는지는 기억이 없다.
보름달 빵의 말랑한 촉감은 또렷하다.
피는 흘렀지만
빵은 달았다.
그날 나는 배운 것 같다.
나는 상처가 나도
달콤한 걸 먼저 찾는 사람이라는 걸.
지금도 가끔 그렇다.
삶이 조금 쓰다 싶으면
무언가를 한 입 베어 문다.
그때 그 보름달 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