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면 아빠는 꼭 무언가를 들고 왔다.
양손 가득, 비닐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장난감은 아니었다.
종합선물세트였다.
투명 비닐 안에 과자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위에는 리본이 달려 있었고,
아래는 사각 상자처럼 각이 잡혀 있었다.
그 안에는 초코파이도 있었고, 웨하스도 있었고,
이름 모를 사탕과 젤리도 있었다.
나는 그 봉지를 받으면
당장 뜯지 않았다.
먼저 펼쳐놓고 구경했다.
하나씩 꺼내보며 순서를 정했다.
오늘 먹을 것과 아껴둘 것을 나누는 작업이었다.
아껴둔다고 해도 오래 가진 못했다.
결국 며칠 안에 다 사라졌다.
그래도 그 과정이 좋았다.
그날만큼은
“이건 안 돼”라는 말이 없었다.
아빠는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그날만큼은 분명했다.
사랑을 과자 봉지에 담아 오는 사람.
나는 그걸 받아먹으며 자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봉지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아빠의 방식이었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사주고 싶을 때
과자를 먼저 떠올린다.
어린이날의 그 비닐 소리처럼
사랑은 종종 바스락거리며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