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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X ENGLISH Apr 18. 2023

열린 질문의 중요성

‘밥 먹었어?’ 그리고 ‘밥 뭐 먹고 싶어?’의 차이

호기심이 왕성하고 집중력이 금방 분산되는 아이들과 길게 대화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와 의사소통이 어려워질수록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로부터 분명하고 간결한 대답을 들을 수 있는 닫힌 질문을 던지게 되기 마련이죠. 이와 달리, 열린 질문(open-ended question)이란 단답이 아니라 긴 문장 구성을 통해 답해야 하는 질문을 말합니다. 이를테면 ‘네’ 또는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밥 먹었어?’가 닫힌 질문이라면, ‘밥 뭐 먹고 싶어?’는 열린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대화할 때는 이러한 열린 질문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열린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정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에 대한 논리를 펼치는 연습을 할 수 있어 인지 발달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열린 질문에 답하는 연습은 어휘력 증진에 기여하여 언어적 측면에서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일상 속에서 아이들에게 열린 질문을 던지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해온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열린 질문을 활용하려 하니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우선은 대부분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만능 질문 몇 가지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가장 자주 사용하는 열린 질문의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지금 뭐 하고 있어?
- 왜 ~ 라고 생각해?
-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
-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 이것들은 어떤 점에서 다를까?
- 어떻게 이렇게 했어?
- 이렇게 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을까?


어렵거나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아이와 대화할 때 이러한 열린 질문을 한 두가지씩 습관적으로 던져보세요. 자연스럽게 평소보다 풍성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열린 질문을 최대한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계속 열린 질문만 이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닫힌 질문과 열린 질문을 자연스럽게 섞어서 사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극장에 가본 적 있니? 극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어? 무슨 영화를 봤어? 영화에서 어떤 점이 좋았니?”와 같이 두 종류의 질문을 적절하게 번갈아 사용해주세요.



또한 아이에게 과도하게 답변의 부담을 주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습니다. 열린 질문을 던질 때는 아이에게 답변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을 때 너무 구체적인 답변이나 ‘정답’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하늘은 무슨 색이야?”라고 물었을 때 “오렌지색!” 이라고 답할 경우, 틀렸다고 고쳐주기보다 “왜 그렇게 생각해? 언제 그런 색이 보였어?”라고 질문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열린 질문을 통해 대화하는 것이 어느정도 익숙해졌다면, 사고 확장과 언어 발달 측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심화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습니다. 떠오르는대로 자연스럽게 질문을 이어가셔도 좋고, 새로운 질문이 잘 생각나지 않을 때는 아래의 예시 질문을 시도해보세요. 


예상하게 하기(making predictions):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을 확장하게 하기(extend on thinking): ~가 있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결과를 예측하게 하기(consider consequences): 만약 네가 뛰었는데 내가 잡아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assess feelings): 만약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면 기분이 어땠을까?
공통점과 차이점 생각하게 하기(similarities and differences): 이것들은 비슷하니? 어떤 점에서 다르니?
문제 풀게 하기(solving problems): ~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평가하게 하기(evaluate): 왜 이렇게 하기로 마음 먹었어?



일상 속에서 열린 질문으로 대화하는 것이 어렵다면, 책을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열린 질문을 활용하기 매우 적절한 활동입니다. 이를테면 표지를 보여준 후에 “이 책이 무슨 내용일 것 같아?”라며 질문을 던짐으로써 책 표지에 있는 그림과 제목을 근거로 아이들이 이야기를 예상하게 하는 것이죠. 책을 읽는 중간에도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지?”, “앞에서 어떤 일이 있었지?” 등 내용과 관련된 열린 질문을 계속 던질 수 있습니다. 책을 두 번째 읽거나, 이미 아이가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만약 이런 일이 너에게 일어났다면 어떨 것 같아?”, “우리집에 늑대가 찾아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처럼 아이와 관련된 질문을 물어보는 것 역시 좋은 열린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https://aussiechildcarenetwork.com.au/articles/teaching-children/using-open-ended-questions-with-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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