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주말여행지의 재발견
한국인은 해외여행을 유독 많이한다.
내가 유럽 유명관광지에 가봤는데 한국인 진짜 많더라.
이런 말은 흔하게 들려온다.
여기에 좀더 말을 보태서 "경제가 어렵다 살기 힘들다 하면서 해외여행은 그렇게 많이다니고..." 이런 반응도 많이 보이고, 더 보태서 "한국인들의 사치와 허영심이란..." 이런 말까지 나오기도 한다.
브런치로 오기 전, 나는 여행블로그 활동을 활발하게 했었다.
네이버 피드메이커 1기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여행블로그는 브런치와 다르게 정보전달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되고, 실제 여행수요와 비슷할만한 정보성 포스팅의 지역별 유입량에 대해 체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느낀것은...
한국인은 자신들이 체감하는 것 보다 해외여행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
실제 한국인은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을 압도적으로 많이 한다.
그리고, 해외로 출국하는 한국인들의 대부분은 일본, 베트남과 같은 주말여행이 가능한 곳들로 출국하며 5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나라로 가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이 얘기는 3박5일 이상의 주말여행보다 시간이 필요한 여행지에 대한 컨텐츠 작성을 통한 수익화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1년에 5주를 쉴 수 있는 유럽인들과 1년에 15~25일 주어지는 연차유급휴가도 다 쓰지 못하는 한국인들 중 여행을 많이 할 수 있는 집단은 당연히 전자일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가 유럽이나 튀르키예를 여행했을때, 한국인들 엄청 봤는데?
그 이유는, 한국인의 방문숫자가 절대적으로 많다기보다는 역시 "휴가가 짧다" 라는것과 연관되어있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여행자들은 대부분 각자의 언어로 되어있는 여행정보에 의존해서 여행을 다니게 된다.
그런데, 한국어로 되어있는 국룰여행코스는 각 지역별 체류일수가 적을수밖에 없는 한국인들의 여행 패턴에 맞추어 효율성 위주의 다소 빡빡한 코스로 짜여져있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해외 여행지 방문 시간대와 여행 동선은 서로 많이 겹치는 경향을 띠게 된다.
사실 나는 여행하면서 한국인여행자들을 많이 마주치지 않는다.
나는 일반적인 한국 직장인보다는 휴가 쓰는것이 자유로운 편이고, 여행에 미쳐있기때문에 한국어 여행정보를 거의 참고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게 셀프로 루트와 세부 동선을 짜는 경우 한국인이 바글바글하다고 알려진 방콕이나 일본을 여행할때도 한국인여행자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이 경향성은 한국여행에서도 통했다.
부킹닷컴에서 수백개의 후기가 있는 서울 명동의 호스텔의 한국어 후기는 고작 다섯개였고,
투숙객은 거의 전원이 외국인들이었다.
앞으로 연재하려는 뻔한 주말여행지의 재발견이라는 시리즈는
한국인의 몰개성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하는것은 "동행과의 추억쌓기" 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여행지를 만끽하는것은 그보다는 후순위라고 본다.
그렇기에 가장 "안전한 선택"이 적절하다.
나 역시 동행이 있는 경우에는 내가 원하는 루트가 아니라 많은 한국인이 검증한 국룰코스를 따라 여행할 생각이고...
하지만 "혼자여행" 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여행지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혼자여행이라면, 조금 덜 화려하더라도 덜 붐비고, 덜 유명하더라도 현지의 문화와 감성을 더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서, 주말에 떠날 수 있는 가까운 여행지들 위주로, 국룰코스에서 벗어나 한적함과 로컬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과 접근방법을 차근차근 소개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