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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에서 하는 아라비아 시간여행

10 - 니즈와 근교 전통마을 Al Hamra

by 뺙뺙의모험
Nizwa , Oman

투어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

근처 마을로 식량을 조달하러 나갔다. 일찍부터 문을 여는 곳은 별로 없었고...

문 연 대형마트를 찾아가 즉석조리식품을 사왔다.

바질향이 나는 보리 토마토 리조또와 거의 비슷한 맛이 나는 쌀요리와 요거트,

디저트로 석류주스를 사서..

햇빛 예쁘게 드는 숙소 정원에서 잘 먹었다.

오늘의 투어는 스위스인 소피와 인도인 나이나와 함께한다.

이 둘은 조지아를 여행하면서 만나 친해졌고, 휴가를 맞추어서 함께 여행하고 있다고 한다.


스위스인, 인도인, 한국인 - 이렇게 인종이 다른 세 여자의 조합이니 홍보사진으로 쓰기에 적합해서인지

가이드 투어가 아니라 호텔 사장님이 직접 투어를 시켜줬다.


사장님은 전 아내와의 사이에 자식 세명, 그리고 이혼한 뒤 현재 아내와의 사이에 자식 두명을 두고있는데.... 오만의 경우 아내는 법적으로 네명까지 둘 수 있고, 일부다처제의 경우 아내들끼리 서로 평생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그리고 완전한 평등대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 한 아내에게 집을 사준다면 다른 아내들에게도 똑같은 감정가격의 집을 사주는 식으로.


한명의 아내만으로도 머리가 아플것같은데...?
사실 그렇긴 함.


얼떨결에 끼게 된 이 투어에서 처음으로 가게 된 곳은 Falaj Daris 수로.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지하수를 지표면으로 끌어들여 농업과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독특한 방식의 관개 수로 시스템이다.


물이 정말 맑고 깨끗했다. 그대로 마셔도 되는 수질의 물이라고...



다시 차를 타고 달렸다. 오만은 강이 거의 없는 건조한 사막지대


산간지역까지 수로는 길게 이어졌다.

이렇게 수로 옆으로 난 길을 걸어가보고,

400여년 된 유적들을 보기도 했다.



다시 차를 달려 Al Hamra (알 함라) 라는 Ad Dakhiliyah (알 다히라) 지역의 전통 마을로 갔다.

가는 길은 정말 척박하고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사실... 나는 이 투어의 구체적인 구성을 잘 모르면서 따라가는거.

마을 도착. 뭔가 동떨어진 세상으로 시간여행하는 기분이 약간 든다.

가이드를 해주시는 호텔 사장님은 우선 기념품샵 등으로 채워지지 않은, 빈 마을을 먼저 보여주었다.

400년 된 진흙 벽돌집들이 잘 보존되어있었다.


웬만한 호스텔과 호텔에서 무한제공하는 그 대추야자 숲을 지나고...

지금은 대추야자철이 아니다.

흔히 먹게되는 마른 대추야자가 아닌 생과일 상태의 대추야자도 먹는다는데, 맛이 궁금했다.


나는 원래 니즈와 외곽에 가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도시만으로도 아름다우니 충분히 보아둘 생각이기도 했고,

일단 여기는 시내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에 외곽으로 나가려면 히치하이킹 또는 비싼 택시비를 부담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오만은 GDP 50위권의 산유국으로 꽤 잘 사는 나라지만, 시내버스가 있는 곳은 수도인 무스캇 하나다.

심지어 2015년도까지는 무스캇에도 시내버스가 없었다.


다들 차 한대씩 가지고 있는데 버스가 왜 필요해?


청소년들의 경우엔 어른들이 차를 태워 학교로 데려다주고 데리고 온다고 한다.

오토바이를 타는 경우도 있고... 탈선하기 쉽지 않은 환경으로 보였다.



스위스인 소피는 아랍어도 조금 할 줄 알고, 아랍 문화에 대한 관심도 많았던 친구였는데...

덕분에 정형화된 투어프로그램을 밟지 않고 조금 더 다채로운 오만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요청으로, 조금 걸어 올라가서 보게 된 계단식 밭이 있는 뷰포인트.


그런데, 경험상 스위스인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참 잘 걷고, 인도인들은 참 못걷는것같았다 ㅋㅋ



세계 어디를 가든 투어를 하는 경우 쇼핑센터엔 한번 데려가는것같다.

꿀과 올리브오일, 샤프란과 커피를 파는 곳을 들렀고

- 소피와 나이나는 꿀과 커피원두를 샀지만 나는 그냥 구경만 했다.



호텔사장님은 무슬림이기때문에 기도를 할 시간이 되었고,

우리를 현재 영국 왕 찰스가 황태자시절에 다녀간 적 있었던 유명한 카페에다가 내려놓고, 모스크로 갔다.

레모네이드나 커피가 1OMR (=4천원정도) 로 그리 비싸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뷰를 볼 수도 있었고,

조목조목 디테일도 매우 예뻤다.


이제 산으로 간다.



#오만여행 #니즈와투어 #오만혼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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