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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es Vplus Jul 06. 2018

[0706] #036 나를 위한 노래 1 by 오철수

알 수 없는 것을 알려고 해본다  

틀렸다. 내가 틀렸다.

밥이나 먹자. 그렇게 삶을 살아가자.


. [0706] #036 나를 위한 노래 1 by 오철수

이제와 생각해 보면
생이란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다
단 한 번이라도 밤새 생각했던 내 계획대로
하루가 와 주었던 적이 있는가
돌이켜 보면 아예 내일이란 것은 
내가 모르는 곳에서 왔다
물론 내 생도 거의 전부가 모르는 곳에서 시작되었다
너를 만나게 된 것도
너를 사랑하게 된 것도
어떻게 하여 그렇게 된 일인지 모른다
그 날 그 순간에 조금만 변화가 있었어도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것이다
낯선 얼굴로 지나쳤을 것이다
아니, 이런 가정 자체가 불가능하게 
우리는 찰나도 빈틈없는 필연의 길을
눈먼 채로 걸었던 것이다
하여, 생의 모든 가정은 사라진다
하여, 생에 대한 모든 책임도 사라진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지금의 나는 최선이고
알 수 없는 곳에서 시작된 한 사람을 
나로 믿어야 하는 
생은 예술일 뿐이다

#1일1시 #100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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