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험을 갖은 사람이 성공적인 VC가 될 수 있을까?
저번주는 당일치기로 뉴욕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침 7시 비행기를 타서 뉴욕시간으로 오후 2시 반에 도착, 5시에 1시간 정도 미팅을 하고 8시 비행기를 타고 집에 오니 밤 12시 정도였습니다. 30분 정도 여유 시간이 있었기에 뉴욕 길거리 피자도 뚝딱 먹고 왔습니다. 한번 해보니 오히려 할만한 거 같아서 오히려 무리하게 쓸데없이 2,3일 출장계획을 세워서 가는 것보다 이렇게 정말 필요한 미팅만 하면서 짧게 갔다 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도 좋지만 뉴욕은 역시 뉴욕대로 멋과 운치가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성공적인 VC 하우스를 창업하려면 어떤 백그라운드가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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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은 VC 하우스를 창업하려는 사람, VC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저 같은 VC에 투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기에는 단 하나만의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성공한 VC는 저마다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아주 다른 백그라운드를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쿼이아의 전설적인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마이클 모리츠가 기자로 경력을 시작한 이야기는 자주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성공한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뭔가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조금 리서치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저는 여기서 ‘성공한 벤처캐피털’을 소위 시그널 VC라고도 불리는 좋은 브랜드를 갖고 있는 VC로 정의하였습니다. 한 마디로 영향력 있는 VC입니다. 이 분석에는 그들이 운용하는 펀드의 투자성과는 감안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영향력 있는 유명한 VC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안드리센 호로위츠, 제너럴 카탈리스트, 레드포인트 캐피털과 같은 10~20년 정도 역사가 있는 VC부터 NFX와 같은 어느 정도 젊은 곳까지, 유명한 VC 30곳을 추려냈습니다.
그 후, 각각 하우스의 창업 멤버들의 배경을 다음과 같은 6가지 페르소나로 분류했습니다:
1. Founder: 창업 경험이 있는 사람 (창업한 회사의 성공 여부는 미포함)
2. Operator: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CxO, 프로덕트 매니저, 마케팅 관리자와 같은 역할로 일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
3. Engineer/Scientist: 비즈니스 측면이 아닌 엔지니어링 쪽이나 학계에서 경험이 있는 사람
4. Consultant: 맥킨지와 같은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
5. Other Finance: 투자 은행가, 주식 애널리스트, 공인회계사 등, VC 이외의 금융업계에서 종사를 한 사람
6. Other VC Firms: 다른 벤처캐피털 하우스에서 근무했던 사람
같은 사람이 중복된 페르소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즈의 설립자 중 한 명인 라비 마흐라테는 부즈 앨런 해밀턴에서 컨설턴트로 경력을 시작한 후 실리콘 그래픽스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근무하였습니다. 그 후 1999년에 라이트스피드를 공동 설립하기 전까지 Bessemer Venture Partners에서 투자자로 근무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Operator, Consultant 및 Other VC Firms의 세 개의 페르소나를 할당했습니다.
그런 다음, 각 페르소나 수의 전체 수의 대한 비율을 계산한 후, 아래와 같이 3가지 시간축에 따라 플롯을 해봤습니다.
우선, 이 차트는 미국의 모든 VC 하우스의 데이터가 반영된 것이 아니고 제가 직접 고른 30개 하우스만 반영이 되었기 때문에 전체 VC 세계의 페르소나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000년에는 창업 멤버들의 30.8%가 본인들의 하우스를 차리기 전에 다른 하우스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되어 있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트렌드'를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2000년에 벤처캐피털 하우스를 설립한 창립 멤버들의 상당수가 다른 하우스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고 차트를 보면 주목할 만한 추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VC 중에서 Founder 및 Operator 경력을 가진 창립멤버가 창립한 곳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몇 세대에 걸쳐서 VC마켓이 성장을 해 오면서 이제는 엔젤리스트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엔젤 투자 실적을 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Founder나 Operator들은 스타트업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독립하여 다른 스타트업을 창업할 때 가장 먼저 소액 엔젤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중 어떤 이들은 전문 투자자로 전향을 하기도 합니다. VC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창업자들은 경험 있는 창업자나 오퍼레이터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Cap Table에 자리를 내주게 됩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아직은 금융권 출신의 VC가 많은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미국 이외의 VC도상국에서도 VC마켓이 성장하면서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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