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비율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번주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1시간 반정도 떨어진 와인 컨트리인 소노마에서 팀 오프사이트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워크샵이라는 단어가 더 쓰이는 것 같아요). 정확히는 자매 펀드의 오프사이트가 있었는데요 작년까지는 제가 운영하는 펀드의 팀원이 저 밖에 없어서 그냥 제가 자매펀드 오프사이트에 참가를 하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저희 펀드도 팀원이 늘었기 때문에, 따로 자리를 마련해서 내년 투자 전략부터 미디어 플랜까지 여러 가지 토픽에 관해 팀원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정말 2024년에도 많은 활동들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후속투자 준비금 (follow-on reserve)을 얼마만큼 확보해 놓을 것인지는 VC 펀드의 아주 중요한 투자 전략 중 하나입니다. 이를 나타내는 Reserve ratio, 즉 준비금의 비율은 펀드의 몇 퍼센트가 후속 투자 (follow-on rounds)를 위해 확보되었는가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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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투자 가능 자본이 100억 원이 있고 준비금 비율이 30%인 VC 펀드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펀드는 첫 투자에 70%를 사용할 것입니다. 이 VC가 시드 단계에 집중하는 펀드인 경우, 약 70억 원을 시드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데 사용할 것입니다. 이중 어떤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성장함에 따라 시리즈 A라운드와 같은 미드/레이트 단계 라운드의 펀드레이징을 할 것입니다. 그럼 이 VC는 30억 원을 이용하여 그들 포트폴리오 스타트업의 시리즈 A와 B와 같은 향후 라운드에 투자를 하게 됩니다.
다음 핵심 질문은 VC 펀드의 준비금 비율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입니다. 30%, 40% 또는 0%. 어떤게 정답일까요? 준비금 비율이 높아야 하는 일반적인 이유 중 하나는 VC들은 투자한 스타트업에 대해서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누가 잘하고 있고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잘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다른 투자자들보다 먼저 투자를 함으로써 잠재적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있다는 점입니다. OpenAI 본사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유명 VC 중 한 곳은 이러한 이유로 펀드의 60% 이상의 자금을 준비금으로 두고 있습니다.
반면, 준비금 비율이 낮은 VC 펀드는, 스타트업의 벨류에이션이 훨씬 낮을 때 (다른 말로 하면 훨씬 '저렴'할 때) 가능한 많은 자본을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합니다. 스타트업이 후속 라운드에서 자금을 조달할수록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결국 VC 펀드는 같은 회사의 주식을 훨씬 더 비싼 가격에 매입하게 됩니다. 시드 라운드에서 스타트업이 10%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10억 원을 100억 원의 벨류에이션에 투자를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시리즈 A 라운드에서 똑같은 10억 원을 500억 원의 벨류에이션에 투자했다면 같은 투자액으로 단 2%의 지분만 얻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일부 잘 알려진 (특히 소규모) VC들은 준비금 비율을 20% 미만으로 할당하기도 합니다.
VC 펀드의 평균 Follow-on reserve ratio, 즉 준비금 비율은 약 30~40% 정도라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성공한 VC의 특정한 비율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준비금 비율이 높은 VC도 또 낮은 VC도 성공항 케이스가 있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누구에게나 통하는 황금비율이라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이는 VC펀드를 운용하는 GP의 역량과 경험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후속 투자는 초기 투자와는 다른 스킬셋이 필요합니다. 초기 투자는 정말 잘 하지만 후속 투자는 그렇지 않은 VC라면 준비금 비율을 낮춰야 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마디로 각각 GP에게 맞는 준비금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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