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해피앤딩으로 오래오래 살다 끝내기로.
해가 졌고, 저녁시간이 되어 나는 모임에 갔다.
이 모임의 정체성은 아주 간단했다. '잘 살아보자',' 어떻게 잘 살지 고민해보자'
'인현 느와르 팀'
낙후되는 시장에서 장사를 해 골목 상권을 살려보자 라는 목표로 처음 모였던 여섯.
건물 주 할머니의 월세 200달라는 말에, 우리 여섯의 꿈은 손쉽게 깨어졌고 그대로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매주 한번씩 모여 각자 한 주 동안 탐색한 창업 아이템과 시도들을 공유해보자는 목표로 처음의 꿈을 지켜보려 했었다.
다섯번 모였을까. 여섯으로 시작했던 오늘 모임에는 둘이 나왔다.
나와 김태수. 우리는 오래된 친구였고, 비오던 일곱시 건대에서 만나 밥부터 먹었다.
일이 늦게 끝났던 탓에 나는 모임 시간에 두 시간이나 늦어버렸고 미안한 마음에 소고기라도 먹을까 해서 들어간 싸구려 스테이크 집은 더럽게 맛이 없었다.
"그 아이템은 약점이 너무 많아"
"마케팅 플렌이 아예 없잖아"
삼 십분 가량 우리는 열심히 소를 씹으며 회의를 진행했고 음식점을 나와서는 이렇게 얘기했다.
"돼지고기 먹을걸 했다."
항상 돼지고기 보다는 소고기가 먹고 싶었고,
돼지고기 가격에 소를 먹으면 소고기 맛이 나지 않았다.
소를 씹어대고 나면 차라리 돼지고기 먹을껄 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윽고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내 옆의 오랜 친구이며, 이 모임의 유일한 참석자와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할까.
나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쩔쩔 매는 주제에, 어처구니 없게도
"함께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내가 보고 느꼈던 전부였으니까. 난 인큐에서 팀을 봤다. 물론 한달 짜리 풋풋한 팀이었지만,
어쨋든 처음에 열기를 시작했을 때. 박수빈 김강은 이재선 표시형의 모습을 보았다.
2 주전, 이렇게 생각했었다.
이렇게 살다간 난 오래 못살겠다. 왠지 모르겠지만 느낌이 왔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겁이 났다. 항상 인생은 말한대로 되기 때문이다. 정말로.
재빨리 혼자서 다짐을 했다. 인생을 해피 앤딩으로 오래오래 살다 끝내기로.
다음날 부터, 나는 내 인생을 개선해야만 했다.
일단, 일기를 쓰고 계획을 짜고 술을 끊고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보기로 결심했다.
확실히 나아졌다. 침침해서 돌아버릴 것 같은 눈도, 벌레가 기어다니는 내 왼쪽 다리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다시 올라왔다.
나는 계속해서 나를 개선해 나가볼 계획이다.
여전히 난 반항적이고, 불만 많다. 이걸 고칠 생각은 없다.
다만, 좀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 항상 마음 속 한 구석에서 날 끌어오르게 만드는
대의를 위해 살아보고 싶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결심했던 몇 가지 중에 난 '지긋지긋한 외로움을 던져버리고 싶다고' 적었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봐야겠다고 결심했었고, 어떻게 하면 좋은 친구들을 사귈까 고민도 했었다.
지금 내 옆에는 나와 중고등학교를 같이나오고 군대까지 같이 다녀온 오랜 친구 한명이 덩그러니 있었다.
그런 생각이 생각으로 남아 머릿 속에서만 맴돌았다. 말로 뱉어지거나 행동으로 나오지를 않았다.
생일 선물로 받았던 설빙 무료 쿠폰이 있었던 터라 사람이 빠글 빠글 거리는 매장으로 들어가 우리의 회의는 계속되었다. MCN, 바이럴 마케팅, 내 입에서는 자꾸 개소리만 나왔다. 한 10분 정도 뇌와 입이 따로 놀았다.
또 싸구려 소고기를 처먹고 있었다.
나는 그냥 입에 맞는거, 주머니 사정에 어울리는 걸 먹기로 했다.
머릿속 생각을 뱉어냈다.
"우리 일주일에 책이나 한권씩 읽고 그거 공유하고, 하루에 에이포 용지 반장 이상 일기써서 단톡방에 공유하자. 그렇게 지금부터 1월 1일까지만 해도 분명 우리는 올해를 후회하지 않으면서 보낼 수 있을꺼야."
난 거기에 덧붙여 말했다. ' 시발 진짜 구라 안치고' 내 제안은 질척했고 불안했는데
김태수의 대답은 단순했다.
"니가 그렇다면 해보지 뭐."
끝.
우주 속에서 살아보겠다고 둥둥 떠다니는 내 외로운 우주선에 몇 명 더 태워서 같이 가보려 한다.
아마 김태수는 올해 12월 31일 까지 매일, 일주일에 책을 한 권씩 읽고 매일 A4 반 장씩 일기를 쓰고 일주일에 한번 씩 모여 독후감을 공유하고 이야기 할 것이다.
나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2015년 12월 31일 적어도 올해는 해피앤딩으로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터질 듯 쏟아 진다.
왠지 내년에는 부자가 될 것 같다.
아주 건방진 스타트업 대표가 되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만 같다.
놀랍게도 항상 내 인생은 말한대로 되어왔다.
다쓰고 보니까 구성은 개판이고 힘은 잔뜩 들어가서 굉장히 오그라들지만, 고치거나 지울 생각은 없다.
맘에 들기 때문이다.
멋쟁이 프리랜서처럼 살기.
1. 멋쟁이 프리랜서는 스케쥴러를 사용한다.(일주일 간 to do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에 입각한 삶을 살기)
4일째
2.멋쟁이 프리랜서는 가끔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내일 감사한거 하나 적기)
10.29 : 더 늦기전에 내가 게으름을 인정하는 것은 합리화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30 : 개선하기 위해서는 배우려는 자세, 남의 이야기를 듣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한테 감사한거다. 난 무신론자다.
3.멋쟁이 프리랜서는 건강관리를 최우선으로 한다. - 술먹지 않았다. 야식먹지 않았다.
4멋쟁이 프리랜서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 자유의 감옥 즐기기 ( 침대 위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오직 책만 허용된다.) 3일 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