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표시형 Oct 22. 2023

다시, 모든 것이 지겨워졌다.

일과 사랑이 시작될 때가 되었다.

이번주, 나는 어떤 임계점을 넘었다. 

재미에 관한 임계점이다. 

다시 모든 것들이 재미없어졌다. 

뻔하고 지겹게 느껴졌다.

어제까지 사랑했던 것들을 오늘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갑작스러웠다기보단 내 마음 속 재미 고무줄이 조금씩 늘나며 팽팽해지다 끊어진 것과 같은 일일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재미추구가 필요한 순간이 되었고 

그것들은 일과 사랑이 되어야 함을 느꼈다. 이건 돈과 섹스로 치환되지 않는 완전히 다른 가치다.

돈을 벌지 않아도 일을 한다는 말이고, 섹스를 하지 않더라도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가치가 연동되어 돌아가는 것을 성공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일과 사랑은 함께 온다. 일을 한다는 것은 머릿 속에 24시간 울리는 시끄러운 경적을 넣겠다는 것과 같다. 

엄밀히는 '내 일'로 느끼는 일을 하게 되면 그렇다. 

내 일을 시작한 순간부터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그 문제가 머릿 속에 떠다니게 된다. 

시끄럽게 끊임없이 울린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술자리에서도 올리고, 동료의 결혼식에서도 울리고, 명절날 할머니에게 절할때도 울린다. 

내 일을 시작하게 되면, 관심 없는 것에 쏟는 관심이 없어진다. 

몰입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때부터 세상은 내 앞으로 덮쳐오는 파도 같이 보인다. 

그 파도를 뚫고 나가겠다는 투쟁심이 차오르고 차기 확신을 불어넣으며 발걸음이 커진다. 

내가 저 파도를 뚫고, 그 뒤에 올 파도도 뚫어낸 뒤에 파도를 뱉어내는 바닷속의 커다란 바람 구멍을 틀어막아버리겠다는 상상이 머릿속을 맴돈다.

심장이 빨리 뛰고, 눈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어김없이 

일에 관한 몰입이 시작되면 꼭 사랑이 시작된다. 

사랑 말고는 도무지 일에 관한 몰입을 이기는 자극이 없기 때문이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힘든 운동으로 일부 대체가능하지만 이건 너무 일시적이라 더 큰 다른 몰입거리가 필요하다.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사랑을, 사랑을 하지 않을 때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이 순간부터 인생은 폭주 기관차가 된다. 

싸이클이 왔다. 이번 도전은 둘다 꽉 잡고 가겠다.

달라진게 있다면 재미없고 더 이상 뻔하고 지겹지게 느껴지는 것들을 계속 하면서 함께 가겠다는 결심이다. 

빛과 그림자, 슬픔과 기쁨, 낮과 밤, 재미와 심심함.도파민과 세로토닌들은 함께 있어야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