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대온실날이 좋아 내가 좋아하는 궁궐로 산책 겸 출사를 나왔다. 서울에 가장 큰 장점은 도심에 자리 잡은 궁궐들이 아닐까 싶다. 빌딩 숲 사이에 궁궐들은 마치 분리된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고 그 속을 거니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평온해 보이는 모습이다. 창경궁의 대표적인 장 소중 하나인 대온실은 한 겨울에도 푸른 이파리들과 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건물도 매우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고 투명창으로 되어있어 내부에서도 따사로운 햇볕을 느낄 수 있다. 넓은 궁궐에 비해 다소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겨울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
필름 카메라는 빛을 이해하고 조리개 값을 항상 신경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밝거나 어둡게 나오기가 쉽다. 한 장 한 장 나름 열심히 찍었는데도 원하는 결과물이 안 나오면 조금 속상하다. 한 장의 사진을 좋다, 나쁘다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누군가에겐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일 수도 있고, 사진가가 의도한 사진이 어떤 이에게는 별 볼 일 없게 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내가 만족하는 사진이 보는 이로 하여금 조금이나마 기분을 좋게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구름이 예뻐서 하늘을 같이 담고 싶었는데 과노출로 다 날아가 버렸다.. 이럴 때는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창경궁 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앙상한 나무들 사이에서 푸른 잎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들. 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 자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조금은 쓸쓸한 분위기인 겨울의 궁궐도 아름다웠지만, 한 여름 짙은 녹읍으로 둘러싸인 궁궐이 생각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