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을 입력하세요

힐링캠프 in 몽골

by 서누
자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수록 병은 가까워진다.
-괴테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최근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은 글귀이다.


어쩌다 몽골?

여름휴가를 계획하던 나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몽골이란 나라. 밤하늘 은하수와 광활한 대자연은 자연을 좋아하는 나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몽골은 대부분이 멀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서 3시간 반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나라이다.

자유 여행이 힘들어 '러브 몽골' 카페에서 동행을 구해 현지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준비한다.

7월의 몽골은 여름과 초겨울이 공존하는 날씨이다. 그래서 기온에 따른 옷가지들과 여행 내내 캠핑과 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챙길 짐들이 많다. 하지만 준비물은 카페에 자세히 나와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의 일행은 5명으로 투어 당일 아침 여행사에 모여, 현지 가이드와 함께 마트에서 여행 내내 필요한 식료품을 구매하고 여행을 시작했다.

몽골에서 느낀 첫 대자연

한 시간을 달려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역시나 광활한 초원이었다. 우중충한 날씨는 어느새 개이고 파란 하늘과 구름이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그 자리에 멈춰 사진을 찍고 잠시 풍경을 즐겼다. 여행 간 하루 평균 차로 이동하는 시간 5시간 이상. 처음에는 잠도 잘 안 오고 불편했다. 하지만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면 가슴이 뻥 뚫리고 동물들을 만나면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여행 도중 차를 몇 번이나 세웠는지 모를 정도로 잊지 못할 순간들이 많았다. 그동안 서울에서 일을 하며 자연을 품에 마음껏 담지 못하였는데, 내가 몽골을 여행지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그대로의 자연을 넘치도록 만끽하고 싶어서 이었다.

흔한 창밖의 풍경

지금까지 쭉 도시에서 자라왔지만 귀촌이 꿈 일정도로 누구보다 자연과 동물을 정말 좋아한다. 주변에서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자유의 몸?이 된 20살 때부터 등산을 다니며 항상 자연을 찾아 여행을 다녔다. 그래서 나에게는 더욱 몽골 여행이 행복했던 것 같다.

강아지인지 곰인지

몽골에는 사람보다 동물들이 더 많다. 주위 어디를 둘러보아도 찾아볼 수 있는데 동물들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들의 눈이 맑은 것처럼 동물들의 순수한 눈을 바라보면 괜스레 마음이 평온해진다. 특히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는데 강아지들과 함께 있으면 내가 그들에게 사랑받는 느낌이 든다.

나름 편안하고 귀여웠던 낙타

낙타를 처음 봤을 때 거대한 덩치와 들끓는 파리떼 때문에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천천히 그들을 바라보니 매우 온순하고 얌전한 동물이었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투어 하였는데 등에 탔을 때는 생각보다 편안함에 놀랐다. 두 개의 혹 사이에 앉아 이동하는 동안 뒤에 있는 혹이 등받침이 돼주어 나름 안정감이 느껴졌다.

2시간에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낙타 등에 올라 사막의 저물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는 순간은 정말 황홀했다.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아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가 수십번의 시도 끝에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급하게 준비한 여행치고는 날짜운이 정말 좋았다. 내가 여행한 날짜가 마침 몽골에 달이 뜨지 않아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했다. 몽골은 해가 길어 8시가 넘어야 서서히 날이 저물기 시작하는데 해가 점점 모습을 감출수록 별들은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선명한, 흔히 말하는 밤하늘을 수놓은 듯한 별들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더더욱 아름다움을 더해갔다. 완전한 밤이 되어 돗자리를 깔고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았는데 수 없이 떨어지는 별똥별들과 은하수는 이 세상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신기하게 느껴졌고, 평생 이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몇 시간 동안 하늘을 바라보았다. 밤하늘 은하수를 이불 삼아 밖에서 자고 싶었지만 7월 몽골의 밤은 초겨울의 날씨라 너무나 아쉬웠다.

'나담'은 몽골 혁명기념일인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매년 개최되는 몽골의 대표적인 민속 축제이자 스포츠 축제다. 축제는 울란바토르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열려 이동 중에 우연히 말 경주를 볼 수 있었다. 경주는 별도의 트랙이 아닌 몽골 대자연속에서 진행되었다. 수십 킬로 떨어진 곳에서 경주가 시작되고 도착지점에 사람들이 모여 기수들이 달려오기를 기다렸다.

선두 그룹이 선수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점점 다가올수록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연히 어른일 줄 알았던 기수들은 모두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었다. 자신보다 몸집이 몇 배는 큰 말들을 타고 거칠게 달려오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매우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표정은 칭기즈칸의 후예답게 당당하고 자신감 넘쳤다.


몽골 전통음식 '허르헉'

몽골 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여행하는 것이다. 출발 당일 구매한 식재료로 여행 내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다양한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중 허르헉은 양고기와 야채를 달궈진 돌과 함께 냄비에 넣어 쪄내는 몽골의 전통 음식이다. 우리나라 돼지고기만큼이나 흔한 몽골의 양고기는 생각보다 비리지 않았고 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어 뜯어먹는 재미가 있었다.

샌드위치와 파스타

몽골에서 대단한 음식들을 먹은 건 아니었다. 대부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었지만 장시간의 차량 이동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현지 가이드의 손맛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의 3박자 덕분에 무엇이든 다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애주가들의 천국

캠핑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몽골만 한 여행지가 없을 것이다. 물가가 우리나라의 절반이라 맥주도 저렴하고 몽골의 인기 주류인 보드카는 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주량이 소주 3잔인 나도 여행 내내 대부분 야외에서 식사를 하다 보니 하루도 빠짐없이 기분 좋게 술을 마셨다.

칭기즈칸의 후예답게 몽골에는 말들이 정말 많다. 수많은 말들이 울타리 안이 아닌 자연을 마음껏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말들의 천국이 아닐까 싶었다. 또한 몽골은 승마인들의 천국이기도 한데, 몽골인들이 타고 다니는 말들은 훈련이 잘 되어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하루 종일 승마 체험을 할 수 있다. 말들과 친해지고 보니 한적한 시골에서 말을 키우며 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7월 몽골의 하늘은 너무나도 환상적이었고, 탁 트인 풍경과 푸른 초원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한국에서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자연의 힘을 정말 위대한 것 같다. 지치고 힘든 일상 속 나는 가끔 등산이나 캠핑을 통해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단 하루 혹은 몇 시간의 짧은 순간이지만 그 속에 잠시 머물다 오는 것 만으로 내 삶의 에너지가 되고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몽골에서의 일주일은 몇 달이 지난 이 순간까지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이 지치고 여유가 없어지면서 점차 주변에 자연 속으로의 여행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내 여행 이야기를 들은 주변의 몇몇 지인들도 몽골에 다녀왔고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 또한 생겨나기 시작했다. 다녀온 이들은 하나같이 정말이지 너무 좋고 나중에 꼭 다시 갈 거라고 하였다. 나 또한 30대에 다시 한번 다녀올 계획이다. 이번엔 몽골에서 가장 유명한 '홉스골'이라는 호수에서 일주일을 머물며 다시 한번 몽골의 에너지를 받고 싶다.

그림 같은 풍경들이 너무나 많다. 이 풍경들을 담기 위해 정말 사진을 신중하게 열심히 찍었던 기억이 난다. 별 사진을 제외한 모든 사진은 아이폰 8로 촬영을 했다. 예전에 여행을 다닐 때는 항상 무거운 dslr을 들고 다녔는데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개인적이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찍을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다음에 몽골을 방문할 때에는 꼭 필름 카메라를 가져와 색다른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테를지 칭기즈칸 동상

몽골의 대표적인 관광지 테를지 국립공원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독수리 체험도 할 수 있으며 건물 내부로 이동하여 칭기즈칸 동상의 말머리 부분에 올라가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도 있다. 테를지 국립공원을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쳤다.


나에게 몽골이란

눈만 돌리면 어디에든 동물들이 돌아다니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말을 타고 다니는 곳.

비포장 도로를 하루 5시간 이상 차를 타고 이동해 피곤했지만 가는 내내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계속 차를 세우고 싶게 만드는 곳.

하루에 4계절의 기온과 비가 오고 천둥이 치다가도 갑자기 날씨가 좋아지는 곳.

매일 캠핑하는 기분이 들었던 게르와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곳.

언어가 너무 어렵고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 대화가 어려웠지만 어딜 가든 친절한 사람들과 해맑은 아이들이 있어 웃을 일이 많았던 곳.

평소에 마시지도 않는 술을 기분 좋게 일주일 내내 마셨던 곳.

유쾌하고 사이좋은 가이드 부부와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처음 만난 사람들과 투어 내내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던 곳.

마트에는 한국 음식과 제품들이 많고 한국에 다녀와 생각보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 곳.

생각보다 매연이 심했던 울란바토르 시내와 지나가는 차를 잡으면 택시가 되는 신기한 곳.

사람 음식 동물 풍경 그 어느 하나 아쉬운 게 없는 너무 행복했던 몽골에서의 일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