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첫번째 통일국가, 진나라는 한족이었나?

한족, 혈연이 아닌 문화 집단체

by 미친생각

근래 제가 엄청 몰입해서 보고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요. 바로 '킹덤'입니다.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던 중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중국을 첫번째로 통일했다는, 북쪽 변방에 있던 이 나라가.. 중국의 중심 민족이라 주장하는 한족인가?


여기에 대한 부분을 조사해보고 글을 적어봅니다.



1. ‘한족 정통’을 외치는 중국, ‘한족(漢族)’은 무엇인가?


먼저, 현재 중국의 입장은 진나라를 한족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진나라의 위치를 보면 지금의 감숙성에 해당하는 자리인데요. 2020년 이후에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이 지역 청동기 인골 DNA는 주로 북방, 알타이계로 확인되었습니다. 즉, 중원 지역과는 다른 유전자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스스로를 ‘5천 년 문명국가’라 부르며 ‘한족(漢族)의 정통’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한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한족은 단일 혈통이 아닙니다. 브리태니커에 따르면 한족은 세계 최대의 민족집단으로, 약 14억 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이는 고대 황허 유역의 여러 부족이 수천 년 동안 융합된 결과이지요. 전국시대에는 각 나라가 언어와 풍속이 달랐으며, ‘중원’이라는 지역 중심의식만 존재했습니다.


결국 ‘한족’은 혈통이 아니라 정치적 범주입니다.
권력의 정당성을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며, 시대마다 다른 의미로 재정의되었습니다.


즉, 한족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권력 구조에 따라 변해온 이름으로 판단됩니다.



2. 진(秦)과 한(漢), ‘한족의 나라’였는가?


중국의 첫 번째 통일국가는 진(秦), 두 번째는 한(漢)입니다.


하지만 진시황의 진은 중원에서 ‘이민족’ 취급을 받았습니다. 진은 행정과 군사력으로 전국을 통일했지만, 문화적으로는 변방 세력이었지요. 따라서 ‘한족의 첫 통일국가’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한(漢) 왕조는 진의 제도를 계승하면서 ‘문명국가’의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유방은 스스로를 중원의 계승자로 포장했고, 이때부터 ‘한(漢)’이 민족명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한족’이라는 단어는 한 왕조에서 비로소 탄생했습니다.

그 이후 모든 왕조는 스스로를 ‘한족 정통’이라 부르며 정당성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당·원·청 대부분이 비(非)한족 또는 다민족 왕조였습니다. 이처럼 ‘한족 정통’은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 정치적 서사였겠지요.



3. 실제로 ‘한족’이 통일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순수한 한족이 중국을 완전히 통일한 시기는 두 번뿐입니다. 한(漢) 왕조와 명(明) 왕조입니다. 그 외의 왕조는 모두 다민족 혹은 변방 세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모든 왕조를 ‘중화의 일부’로 편입했습니다.
이는 한족을 하나의 상징으로 만들어, 정권의 연속성과 문명의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오늘날 “56개 민족이 있지만 중심은 한족”이라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4. ‘한족’은 실체가 아니라 문명 코드입니다.


‘한족’은 진이 아니라 한에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이후 수천 년 동안 그것은 혈통이 아니라 권력을 정당화하는 정치 언어로 사용되었습니다.

즉, 한족은 유전자가 아니라 문명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한 코드입니다. 그 코드가 유지되는 한, 중국은 스스로를 ‘영원한 문명’이라 부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역사는 알고 있습니다. 혈연 중심의 ‘한족’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요. 민족이란, 국가의 이념을 공유하고 키워나가는 집단일 것입니다.


이것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이 시대의 모든 국가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