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팀수업해요.'
엄마의 고급 정보력과 아이의 상위 1% 학업능력, 거기에 아이 한 명당 한 달 수백부터 천만 원 넘는 학원비가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1타 강사를 빼올 수 있는 능력 있는 엄마 주변으로 다른 엄마들이 욕심을 감추고 모여든다. '내가 00 엄마한테 1년 넘게 공들여서 들어간 팀이잖아! 맨날 밥사고 커피사고 그 언니 비위 맞추느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여긴 아무나 못 들어와.' 실리를 따져가며 관계를 맺는 사람들.
00 특목고의 또 다른 팀수업. 늦은 시간 몇몇 엄마들이 강사 면접을 보느라 분주하다. 돈을 많이 주니 유명 강사들 조차 줄을 선다고 한다. 실력 있는 강사를 선별해 뽑은 후 대치동 학원 3~4군데를 등록해 학원에서 제공하는 온갖 기출 자료를 다 모은다. 그렇게 모은 자료를 강사분께 가져다 드리면 자료를 분석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내용들로 뺄 건 빼고 필수 자료들만 모아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러한 것들이 아이가 스스로 해야 하는 부분인데, 1분 1초가 아까운 아이들에게 알짜배기 자료를 가져다 바치고 모르는 것들을 해결해 주는 선생님은 꽤나 도움이 되나 보다. 선생님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 다들 돈봉투를 두둑이 들고 모인다고 한다.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얘기 같은데 옆집 건너 아줌마를 통해 들려오는 얘기니 거짓은 아니다.
물론 이런 얘기는 상위권 중에서도 극소수 아이들의 얘기다. 오히려 자신만의 루틴을 가지고 인강 들으며 혼자 공부하는 아이, 대형학원 탑반을 섭렵하며 전교권을 유지하고 있는 아이들이 대치동에는 훨씬 더 많다.
수능 출제 교사, 일타 강사와 수십 차례 통화..
수억 원 받고 출제 전후로 연락!
수능출제위원과의 유착관계 사실로 드러나..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붉어지고 있다.
과연 사실일까? 그렇잖아도 '학원 포식자'라는 별명을 가진 **인재가 대치동의 *찬학원, 새*, *원교육까지 합병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학원비 결재할 때마다 내가 *찬에 결재하는 건지.. **인재에 결재하는 건지 거기가 거기인 건지.. 하는 생각이 잠깐 스친다. 어떻게든 수업을 듣겠다고 줄을 서고 1초 컷으로 손가락을 눌러대며 등록을 해야 하는 이 학원들이 과연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학원이긴 한 건지 걱정스럽긴 하다.
작년 11월 예비고1 설명회를 필두로 예비중 3, 예비고 2, 예비고3 등등.. 다음 학년을 위한 겨울 방학 계획들로 학원가며 엄마들이 한참 분주했다. 대부분 설명회가 끝나는 1시 넘어쯤 학원 거리를 지나다 보면 서류봉투 하나씩 들고 엄마들이 삼삼오오 바쁘게들 움직인다. 봉투를 가만히 보면 어느 학원 설명회였는지 알 수 있다. 시대인재를 필두로 대찬, 다원, 새움, 세정 등등 고등학원 몇 군데를 돌다 보면 그 말이 다 그 말 같다.
학원가에서는 예비고1 엄마들의 지갑 열기가 제일 쉽다는 말이 있다. 고등학교가 처음이다 보니 학교별 특징에 대해서도 들어야 하고 고등 내신준비에 대한 정보도 알아야 한다. "남자애들은 반드시 남고 보내세요! 00 학교 가보면 지들끼리 너 몇 등급? 4등급? 정시로 의대 가겠네! 그러면서 잘~들 놀아요!" "00 학교 수학 어렵습니다. 수학 잘하는 여학생들은 그리로 가세요. 유리할 수 있습니다.", "00 학교 절대 쓰지 마세요. 60:1이에요. 그냥 날리는 카드예요." 이 동네 학교별 특징들을 듣고 있다 보면 다 어렵고 다 힘들단다. 도대체 1 지망으로 쓸 학교가 없다.
예비고1 설명회는 엄마들의 참석률이 제일 높고 인기가 많다. 처음 경험해 보는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들로 엄마들의 불안감은 멈출 줄 모르고 높아만 간다. 중등 학원에서 고등전문학원으로 갈아타는 시기이기도 해서 각 과목별 유명 강사님들의 얼굴을 직접 뵙고 어떤 식으로 수업을 하시는지 들어볼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닳고 닳은 분들이니 말씀도 어지간이 들 잘하시겠나.. 하지만 엄마들도 만만치 않아서 "00 선생님 발성이 좋더라! 애가 졸지는 않겠어." "00 선생님은 너무 자기 자랑만 늘어놓으시던데, 애들한테도 평소 잡담이 많으시대요." 등... 많은 정보가 오고 가는 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넋 놓고 듣고 있다가는 설명회 몇 군데 돌고 나면 어느새 지갑이 활짝 열려 있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생각 없이 팔랑귀가 되어 쓱쓱 결제하다 보면 날아오는 카드값은 감당이 안 될 것이고 아이 또한 숙제지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