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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Nov 01. 2024

챗GPT로 광고 카피 10분만에 쓰는 법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가 전하는 '상세페이지 작성법' 칼럼을 연재합니다.

프롬프트? 명령어? 어려운 말 없이, 초보자도 따라할 수 있는 ChatGPT.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ChatGPT로 광고 카피 쓰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그저 의존하는 게 아닌 협업하는 법 중심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이 콘텐츠는 <콘텐츠 디렉터의 칼럼> 을 가공하여 업로드 하였습니다.



이 카피는 챗GPT와 콘텐츠 디렉터가 협업해서
10분 만에 썼습니다.


제품의 정보? 없었습니다. ‘기능성 스포츠 양말’이라는 매우 폭넓은 제품군을 저자가 임의로 상상했습니다. 저자의 머릿속에만 있는 제품이었는데 챗GPT가 통기성, 흡수성, 방전성, 내구성, 핏 등 실체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제품의 타깃? 없었습니다. 두루뭉술한 제품일수록 뾰족한 타깃을 도출하기 어려운 것, 콘텐츠 종사자라면 당연히 겪어봤을 문제입니다. 하지만 ‘기능성 스포츠 양말’이라는 지극히 두루뭉술한, 심지어 가상의 제품에서 챗GPT는 어렵지 않게 5가지 구체적인 타깃을 도출해 냈습니다. 



제품의 컨셉? 없었습니다. 지옥 탈출 양말. 어떤 고객이 읽어도 쉽게 머릿속에 각인될 제품의 컨셉입니다. 제품의 특징도 타깃도 없는 상황에서 ‘내일까지 컨셉 도출해 오세요’란 업무를 할당 받은 콘텐츠 마케터나 카피라이터라면 야근에 시달리며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는데요. 

챗GPT는 ‘지옥 탈출’이라는 멋진 문구를 10분도 되지 않아 제공해 주었습니다. 여기에 콘텐츠 디렉터가 살을 붙이고 사진을 입혀 저 멋진 광고 이미지가 탄생했죠. 



콘텐츠 종사자일수록
챗GPT를 빠르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동안 뉴스 기사의 제목이 챗GPT로 도배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콘텐츠를 기획하고 쓰는 일을 하는 저 같은 콘텐츠 디렉터들은 하루이틀 안에 잘릴 줄 알았는데요. 다행히 아직 잘리지 않았고, 챗GPT를 향한 뜨겁던 관심도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다만 두렵습니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그간의 기술들과는 달리 챗GPT는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일 뿐, 챗GPT는 또다른 도약을 위해 호흡을 정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챗GPT처럼 수 조 개의 광고 카피를 학습해 적절하게 조합할 능력은 없고, 오로지 순간의 아이디어와 경험 그리고 직관에 의지해 단 한 개의 카피를 작성하는 콘텐츠 디렉터들은 실존적인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챗GPT의 데이터+사람의 아이디어
= 미래의 콘텐츠 산업

그렇기 때문에 챗GPT를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실무에 도입하고 있는 건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같은 소고기에 같은 종류의 소금과 후추를 이용해 맛을 내더라도 소금과 후추의 양과 비율에 따라 그 맛이 무궁무진해지는 것처럼, 챗GPT가 학습한 ‘과거의 데이터’들에 자신의 아이디어 1g를 어떻게 얹느냐에 따라 더 빠른 시간 안에 이전보다 더 멋진 결과물들을 내놓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두렵다는 이유로 새로운 기술을 거부하기에는, 200여 년 전 러다이트 운동*의 결과가 어떤지 너무 잘 알고 있기도 하고요.


*러다이트 운동. 1811년부터 1817년까지 영국에서 일어난 노동자들의 기계 파괴 운동.
산업 혁명에 따라 배급된 기계들이 우위를 점하자, 가혹했던 당시의 노동자 처우, 노동 환경 문제와 얽혀 노동자들이 상의 인물 N.러드의 지도 하에 조직적으로 기계들을 파괴한 운동. 처우와 환경을 개선하는데 영향을 끼쳤을지는 모르지만, 산업화와 자동화를 막지는 못했죠.



콘텐츠 디렉터가
챗GPT로 카피 쓰는 법, 대공개

<신발 속 '지옥' 탈출! 습기와 열기 먹는 신소재 기능성 양말 4천 원대>란 카피를 챗GPT에 온전히 의지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10분 만에 만들어냈는지 소개할게요.  



챗GPT와 협업하세요,
의존하지 말고

일단 챗GPT와의 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큰 맥락에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크게 6가지 단계로 나뉘죠.


하나, 맥락 형성하기

챗GPT로부터 구체적이고 보다 ‘사람이 쓴 것 같은’ 답변을 얻기 위해서는 챗GPT에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광고 카피를 작성해야 하므로, 광고 카피를 작성할 것 같은 직업을 떠올려 그 직업을 챗GPT에게 요청하면 됩니다. 


이 때, 직업이 자세하고 뾰족하면 좋겠지만 저처럼 ‘콘텐츠 마케터’라고 대략적으로 작성한 뒤 원하는 내용을 덧붙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챗GPT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꼭 확인시켜 주세요. 단순한 확인의 과정이지만 챗GPT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미약하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둘, 타깃 도출하기

‘기능성 스포츠 양말의 타깃을 알려줘’처럼 너무 넓은 범위의 질문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챗GPT가 맥락을 충분하게 파악하지 못해 비슷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 스포츠 선수,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콘텐츠 디렉터의 시선에서는 모두 비슷한 타깃입니다.


콘텐츠 마케터로서 많은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역할을 학습한 챗GPT에게 ‘5가지 타깃’이라고 구체적인 숫자를 부여해 타깃을 도출합니다.


셋, 제품 특징 분석하기

이제 내 제품의 특징을 분석해야 합니다. 저는 역설계를 추천하는데요. 내 제품의 특징을 챗GPT에게 먼저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된다면 내 제품의 특징을 나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되거든요. 챗GPT를 활용한다 해서, 그렇게까지 새로운 시선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챗GPT의 추천을 받아 도출한 타깃 중 하나를 선택해 그 타깃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징들이 중요할지 역으로 물어보세요. 


모든 상세페이지 그리고 광고 카피가 그러하듯, 제품의 특징에 나의 타깃들을 맞춰서는 안 되는데요. 따라서 챗GPT와 소통할 때에도 이 순서를 지켜 타깃 우선 도출 후, 각 타깃에 맞는 주요 특징을 추천받는 것이 좋습니다. 똑똑한 챗GPT는 왜 타깃들이 그 특징을 매력적으로 느끼는지 알아서 착착 덧붙여 설명해주니까요. 



넷, 변수에 맞춰 각기 다른 제품 특징 어필하기

광고 카피를 작성하기 위한 거의 마지막 작업입니다. 카피를 작성할 때에는 시즌이나, 타깃만이 공감할 수 있는 페인 포인트를 자극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요. 챗GPT가 이걸 고려해서 카피를 써줄 수 있도록 조건을 걸어 줘야 합니다.


이 작업을 통해 사용자인 ‘나’ 또한, 콘텐츠를 작성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할 지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챗GPT가 없었다면 상세페이지에서 내 제품의 장점만 나열하고 끝났을 텐데, 덕분에 여름에 샌들을 신는 것보다 양말과 신발을 함께 신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상세페이지 기획 단계부터 고려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다섯, 카피 작성 의뢰

자, 이제 광고 카피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 갖춰졌습니다. 타깃을 구했고, 타깃에 맞는 특성을 파악했으며 고려해야 할 시즌이란 변수도 알았죠. 하나의 대화에서 모든 내용이 오갔기 때문에 챗GPT는 이미 나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카피 작성을 요청하면 내 제품에 맞는 카피를 써줍니다. 

심지어 그 제품이 제 상상 속에만 있는,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제품인데도 말이에요! 



여섯, 원하는 조건에 맞게 수정하며 다듬기

물론 챗GPT가 내가 원하는 대답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써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반복해서 조건을 부여하며 챗GPT가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해야 합니다.

어떤 플랫폼을 이용하든 상품명이나 상품 페이지에 등록할 수 있는 글자 수는 제한되어 있기에, 글자 수에 맞춰 다시 작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더 짧게’나 ‘최대한 짧게’ 같이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이 아니라, 챗GPT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숫자로 가이드를 줘야 합니다.


광고 카피의 핵심은 그대로 두고 표현만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챗GPT가 처음 써준 카피를 ‘웃기고 재미있게’ 다시 써달라고 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저는 ‘신발 속은 지옥’이라는 새로운 컨셉을 얻어낼 수 있었고요.



챗GPT에 사람의 아이디어를 보태
광고 카피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몇 번의 대화를 거치며 챗GPT에게 ‘신발 속은 지옥’ 컨셉을 살린 카피라이팅을 요청했지만 썩 마음에 드는 답변을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무한정 챗GPT를 붙잡고 있을 수 없으니 대화를 마무리하고, 여기에 ‘습기와 열기’라는 아이디어를 살짝 보태어 카피를 완성했죠: 신발 속 '지옥' 탈출! 습기와 열기 먹는 신소재 기능성 양말 4천 원대


여기서 ‘습기와 열기’도 챗GPT가 제품의 주요한 특징으로 추천한 ‘흡수성과 통기성’을 쉬운 말로 바꾼 것입니다. 이 정도면 챗GPT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거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챗GPT에게 조건을 걸거나 ‘지옥’이란 컨셉을 보다 친숙하고 눈길을 끄는 카피로 바꿔 그에 맞는 이미지를 찾아 디자인하는 일은 모두 사람인 콘텐츠 디렉터가 했어요. 모든 일이 그렇듯, 결국 협업이 필요한 겁니다.




오늘 버릴 자존심은
무엇입니까?

차이가 있다면  

컨셉을 찾아내는데 다른 콘텐츠 디렉터와의 회의 없이 혼자서 챗GPT와 일했다는 것.

그리고 컨셉 도출의 시간을 10분 이내로 확 줄였기 때문에, 콘텐츠 디렉터의 전체 작업 시간은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것인데요. 


이것이 챗GPT와 인공지능이 가져올 콘텐츠 업계의 미래가 아닐까요? 전문가만 다룰 수 있던 카메라가 이젠 모두의 스마트폰에 장착되어 누구나 포토그래퍼로서의 가능성을 품고 살 듯, 타고난 창의성로 빛나는 사람들이 장악한다 여겨졌던 콘텐츠 업계도 누구나 카피라이터와 콘텐츠 디렉터로서 뿌리내릴 드넓은 땅이 되는 거죠. 



내 경험이 최고라는 생각이나, 챗GPT가 아직은 어색하고 인간만 못하다는 이유로 사용해보지 않기에는 우리는 결코,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 조 개의 데이터를 학습해 왔고 학습할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습니다. 싸우려 하지 말고 빠르게 협업해야 할 때입니다.


자, 이제 ‘나의 경계’를 굳게 걸어 잠그는 사람들이 더더욱 살아남기 힘듭니다. 경계를 넘어다니며 낯선 분야에 겸손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려고 몸을 낮출수록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죠. 200여 년 전 영국에서 그러했듯 돌이킬 수도 저항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버릴 자존심은 무엇이고, 오늘 얻을 새로운 지식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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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홍희 편집 전수연

이 글은 패션포스트에 2023년 5월 29일에 업로드 된 <콘텐츠 디렉터가 챗GPT로 광고 카피 10분 만에 쓰는 법>를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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