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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Nov 15. 2024

스크롤을 내리게 하는 스토리 도입부 기획법

와디즈 공식파트너, 플랜브로의 <실무자를 위한 펀딩 가이드북>

상세페이지 도입부의 목표는 '시간 뺏기'다

스토리를 작성할 때 가장 많은 시간과 고민을 쏟아야 하는 파트가 바로 도입부입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스마트폰에서 우리의 스토리를 만납니다. 스마트폰이 어떤 곳인가요. 터치 한 번으로 만남을 차갑게 끝낼 수 있는 곳입니다. 새로운 창을 띄워 10초 안에 우리 제품이 아닌, 수백 가지의 대안을 가격순으로 나열할 수 있는 곳이죠. 따라서 우리가 스토리 도입부에서 얻어내야 하는 건, 그들이 스토리를 끝까지 읽는 '시간'입니다.

이 버튼을 누를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 출처 : 와디즈




사람들은 언제 시간을 내어줄까? 

고객의 스크롤은 우리가 상단부에서 심어줄 수 있는 '기대감'과 비례합니다. 보통 제품을 판매하는 페이지에서 고객이 느끼는 기대감은 다음 세 가지 감정과 함께 생겨납니다. 

호기심 : 처음 보는 이미지 혹은 상식을 깨는 카피를 발견하거나   

동질감 : 카피나 이미지에서 '나'를 발견하거나   

기쁨 : 간절히 찾던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모든 고객들이 '기쁨'을 느끼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우리의 노력만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어딘가에서 우리 제품만을 애타게 찾는 분들만 골라 스토리로 데려와주는 마법의 마케팅 비법이 없기 때문이죠. 실제로 그런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고요.


하지만 '스토리'는 우리의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고민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좋아지죠. 우리는 지금부터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위의 세 가지 감정(호기심, 동질감, 기쁨) 중 두 가지 이상을 느낄 수 있는 초반부를 기획해 볼 겁니다.   




고객 유형에 따른 도입부 기획 

상대를 제대로 알고 시작하면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의 제품에 따라 만날 수 있는 고객의 유형도 달라집니다. 여러분의 제품을 마주하게 될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세요. 그분들은 다음 중 어떤 유형에 속하나요?

1) 우리 제품이 없는 상황을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 분
2) 우리 제품이 없는 상황을 불편해하지만 만족스러운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분
3) 우리 제품이 없는 상황을 불편하고 나름의 해결 방안도 있는 분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우리는 인트로를 다르게 써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감정을 일으켜 제품과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줘야 합니다. 




우리 제품이 없는 상황을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 분

가장 까다로운 상황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준비하신 메이커분들이 이런 고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있으면 좋지만 굳이 없어도 되는 사치품, 실용성 이상의 무언가가 더해진 디자인 제품, 혹은 AI 같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한 제품군들이 여기에 속할 수 있죠. 다행히도 이런 메이커님들의 제품에는 상대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특이한 제품 생김새   

    기존 대안들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드라마틱한 결과  

    독특한 사용 방식 (결과적으로 더 나은 사용 방식)  

    실용적인 제품으로 느낄 수 없는 감정적 만족감 등


이런 요소를 카피와 적절히 결합해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극한 후 '우리 제품이 없던 상황을 문제로 만드는 흐름'으로 인트로를 구성해 보세요. 이 제품을 펀딩할 만한 고객들의 관심사와 연결되는 이야기들을 적절히 섞어 이상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면, 없던 구매욕도 생기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바로 아래 사례처럼요.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 'EDGE' 프로젝트 / 출처 : 와디즈


우리 제품이 없는 상황을 불편해하지만 만족스러운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분

신제품 출시를 위해 와디즈를 찾는 대부분의 메이커님들은 이런 고객들을 상대합니다. 보통 신제품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가장 보편적인 문제 - 해결 구조 인트로에 조금씩 포인트를 넣는 형태가 좋습니다. 문제에는 '동질감'을, 그에 대한 해결책에서는 '신선함(=호기심)'을 느끼도록 기획합니다. 고객들이 실제 문제 상황을 표현하는 언어, 우리 제품군에 대해 가진 고정관념들을 수집하면 아이디어를 얻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례로 살펴볼까요?

욕실 온풍기 '에어리어' 프로젝트 / 출처 : 와디즈




우리 제품이 없는 상황을 불편하고 나름의 해결 방안도 있는 분

경쟁이 아주 치열한 상품군을 취급하신다면 이런 고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곳은 없지만, 그중에서도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고 고객이 제품력을 바로 인지하기 어렵거나, 이미 많이 있는 대안에 몇 가지 강점만 더해 만든 개선 제품들이 여기에 속할 수 있죠.  


상대하는 고객들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기대감을 키우기도 그만큼 어렵습니다. 제품이 좋아야 하는 건 기본입니다. 다른 두 유형보다 더 탄탄한 기획과 다양한 무기들을 조합해 준비해야 합니다. 주로 사용하는 무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압도적인 가격 혹은 구성   

    눈에 띄는 패키지 디자인   

    제형, 크기 등 시각적으로 보이는 차별화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 증거 (누적 판매량, 효과 검증 지표 등)   

    메이커의 스토리텔링   

    문제 재정의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문제 정의)


이미 충분한 대안들을 알고 있는 고객들에게 뻔한 '문제'를 언급하며 공감을 유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장 다른 경쟁사들보다 우리 제품이 압도적으로 좋은 점에 집중해 보세요. 이미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 고객을 인정하고, 우리 제품의 강점 중 상대방이 신선하게 느낄 포인트들을 상단에 빠르게 나열해 주는 것이 동질감(=이 브랜드는 우리를 이미 잘 알고 있구나)과 호기심(=이 브랜드는 이런 포인트가 확실히 다르네?)을 동시에 느끼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바로 이 프로젝트처럼요.

고양이 자동 화장실 '에어로보' 프로젝트 / 출처 : 와디즈


메이커님의 제품은 AI보다 메이커님이 더 잘 압니다

우리는 지금 AI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활용법을 탐색해 보는 태도는 너무 좋습니다. 저 역시 종종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실험을 해보고 있고요. 다만 AI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태도는 경계해야 합니다. AI는 메이커님만큼 제품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공식 파트너사만큼 메이커님을 돕는 데 진심이지도 않죠. 그저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빠르게 답을 내놓는 능력이 비상한 도구일 뿐입니다(미래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그렇죠). 


메이커님의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의 힘을 믿으세요. 우리가 마주해야 할 고객은 사람입니다. 사람은 사람의 생각을 거친 말에 반응합니다. 적어도 아직은 메이커님의 말이 고객의 감정을 움직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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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플랜브로 편집 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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