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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Jul 05. 2017

한정된 시간 안에 잘 말하는 법

크라우드펀딩.  홈쇼핑을 닮다, 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TV에서 홈쇼핑 중독에 대한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곤 했습니다. 채널별로 하염없이 나오는 홈쇼핑 방송에 솔깃해 전화기를 들어본 경험이 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지금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쇼호스트의 말 한마디면 아직도 한 달에 두세 번, 홈쇼핑 택배 상자가 현관문 앞에 쌓여있곤 하거든요. 

내 통장을 망치러온 나의 지름신, 홈쇼핑


홈쇼핑을 보고 있으면, 정말 ‘프로 이야기꾼’의 장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현란한 말솜씨와 휙휙 바뀌는 화면들을 넋을 놓고 보게 되잖아요. 정해진 시간 안에 쇼호스트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물건을 팝니다. 이런 점에서는 크라우드펀딩도 홈쇼핑과 참 많이 닮았지요. 한정된 기간 동안 후원자들에게 프로젝트와 제품을 알려야 하니까요. 



닮다
한정된 시간 동안 물건을 소개한다. 


평균적인 홈쇼핑 방영 시간은 30분~1시간 남짓. 홈쇼핑을 보다 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긴 시간은 아닙니다. 금방 완판되는 경우도 있으니, 더 짧을 때도 있어요.  그렇다면, 크라우드펀딩에서는? 평균적으로 프로젝트 진행 기간이 30일 안팎이니, 30일일까요? 유입되는 매체에 따라 다르긴 하나, 사람들이 페이지에 머무르는 체류시간은 길어야 3분. 3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내 프로젝트를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담다
짧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담다. 


노래 1곡도 채 되지 않는 3분간, 명확하게 내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일단 짧아야 합니다. 


3분 안에 읽어야 하니, 당연하죠. 스토리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지 마세요. 지나치게 호흡이 긴 문장이나,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시작하는 지난 인생사 이야기, 주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는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만큼이나 지루함을 안겨줍니다. 


'간결하게 적기'가 와 닿지 않는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 포인트가 되는 3가지 특징만 집약적으로 설명하기.  사람들은 '3'이라는 숫자를 편하게 생각합니다. 아기돼지도 삼형제고, 미녀도 삼총사인 것처럼요. 스티브 잡스의 연설 중 지금까지도 늘 회자되는 2005년 스탠퍼드대학 졸업 축하연설에서 잡스 또한 이 '3의 법칙'을 이용하여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내 인생에서 일어난 3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Stay hungry, Stay Foolish' 도 연설 중 3번 강조하였습니다. 지지부진하게 얘기를 늘어놓는 대신, 딱 3가지 특징만 말해봐요 우리!



2. 지인에게 물어보세요. 


부모가 제 자식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것처럼, 내가 만든 제품에 대해 객관적으로 설명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알고 있는 정보가 너무 많잖아요. 이 제품을 처음 본 사람이 어떻게 느낄 수 있을지,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 있게 남들에게 첫 공개를 했을 때, 갸우뚱한 반응에 놀라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렇게 좋은데, 왜??? 


이럴 땐, 제품에 대해 잘 모르는 지인에게 보여주고 물어보세요. 객관적이고 솔직한 지인일수록 도움이 됩니다. 내가 쓴 글을 읽는 지인에게 더 설명하지 말고, 오로지 글만 보고 대답해달라고 얘기하세요. 어떤 부분이 지루했고, 어떤 부분이 흥미로웠는지 자세히 물어볼수록 좋습니다. 제품에 대해 전혀 모르던 사람도 끌리는 특징이라면 분명 더 많은 사람들의 시선도 사로잡을 수 있겠죠. 




3. 어디에서 본 것 같은 표현들은 넣어두세요. 


비슷비슷한 이야기, 상투적인 표현은 제품까지도 뻔해 보이게 만듭니다. 똑같은 표현에도 나만의 이야기를 더해서 적어주세요. 트렌디한 단어나 광고 문구 같은 표현이 아니더라도 "리얼"한 경험에서 나온 목소리가 담긴 담백한 설명짧은 시간 동안 기억에 남을 있어요. 


예를 들어, 내가 만든 가방에 대해 소개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제가 쓸 가방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만들었습니다.', '수납력이 좋고, 튼튼합니다.' 모두 맞는 설명이지만 어디서 읽어본 것 같고, 모든 가방이 다 이런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방 하나로 2천5백여 명의 마음을 사로잡은 트래블러스 하이 는 같은 얘기를 이렇게 풀어서 썼습니다. 여행을 다닌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고민을 했고, 그래서 가방을 만들었다. (여기에 3가지 주제를 잡아서 얘기하는 3의 법칙까지 사용했네요! ) 멋들어진 광고의 카피가 아니지만 간결하면서도 가방을 만들게 된 계기와, 이 가방에 여행에 적합하다는 정보까지 한 번에 전달했습니다. 







'눈이 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건 늘 어렵습니다. 당신이 상상했던 제품/서비스가 세상에 태어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는 수많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야기를 적어내려가면 지루하거나, 길거나, 재미없어보인다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크라우드펀딩 닮다, 담다> 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프로 이야기꾼'들을 보면서, 이야기에 담아야 할 점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당신만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더 '눈이 가는' 당신의 이야기를 위해, 이야기를 담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와디즈에서 내 이야기 시작하기




와디즈에서 콘텐츠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안예은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말듣쓰 (말하기. 듣기. 쓰기) 과목을 제일 좋아하더니, 지금은 창작자들의 얘기를 듣고 말하고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들을 더 재미있게 전달하는 일을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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