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더 넓게 사업하고 살아가고자 시작한 발버둥
작은 회사를 규모감 있게 키워봤고, 작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작은 브랜드들을 키워나가고 있다. 뭐든 많고 크면 좋은 것이지만 일과 사업은 작게 시작해서 키워나가는 재미와 의미가 꽤나 매력적인 것 같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작게만 머무를 순 없는 법. 2025년은 여러 작은 무언가 들을 키워나가기 위해 열, 성을 다했고 돌이켜보니 하루도 빠짐없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한 해를 돌아보며 어떤 성장이 있었는지를 나열해 보았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의지할 것이라고는 한 공간에서 함께하는 동료들과 치열함 말고는 없다. 우리 팀은 매일 아침 9시 15분 회의를 하고 있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 보통 40분 정도는 하는 것 같다. 보통 나 홀로 치열함을 가지고 시작할 때가 있는데, 나는 이런 상황을 끔찍이도 싫어한다. '말이 없다는 것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라는 말로 회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어떤 때에는 우리 팀원들이 이제 이런 내 모습에도 적응을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회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일종의 의식으로 매일 아침 시간에 정해진 틀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세팅한 것이기도 하다.
이것 외에 나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지는 정규회의는 없다. 나의 시간만큼 팀원들의 시간도 소중하다. 그래서 아침 시간을 활용한 실적 점검과 프로젝트(과제) 별 진척사항 체크 외에는 일절 회의를 잡지 않는다. 정말 필요한 사람이 시간을 잡으면 된다.
확실한 점은 매일의 점검과 플래닝이 쌓여 조금 더 자발적인 업무 주도성을 각자가 길러 나가고 있고 '과제(프로젝트) 해결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가진 회사로 개인의 문제해결력도 꽤나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작은 회사에는 모두가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각자가 가진 무기만 다를 뿐.
한 해 동안 소중한 아침 시간에 농땡이를 허용하지 않는 나의 다양하고 신박한 잔소리들에 익숙해진 모든 팀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이제 막 론칭 1년이 된 모토몬트(motomont)는 뷰티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 팀원들과 함께 정말 많은 좌충우돌을 겪으며 매달 매달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K뷰티 전성기에 뷰티 비즈니스 막차?를 탔다고 해야 할까. 사실 '뷰티가 잘되니까'는 아니었다. 그냥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K뷰티가 정말 호황인 것이었다. 미스트(밀크티 미스트) 한 제품으로 뽕을 뽑겠다?고 하니 내가 들어보지 못한 업계 정설?을 정말 많이 마주했다.
"미스트는 시장이 제일 작아요"
"한 제품 가지고는 잘 안 받아 줄 거예요"
"신제품이 빨리 나와줘야 해요"
위와 같이 시장에서 말하는 이른바 정설 같은 것들을 처음 마주하다 보니 어떤 판단을 해야 할지 늘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명제에 늘 반박성 질문을 나열해 보았다.
"미스트는 시장이 제일 작아요" > "그럼 미스트 안에서 조금만 잘해도 존재감을 만들어낼 수 있겠네요?"
"한 제품 가지고는 잘 안 받아 줄 거예요" > "받아주는 곳들과 일을 먼저 하면 되겠네요? 정 안되면 직접 팔죠"
"신제품이 빨리 나와줘야 해요" > "하나도 제대로 안 팔아 봤는데 여러 제품을 일단 만든다고요?"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미스트 한 제품을 1년간 운영했다. 그러고 나서 느낀 점이 있다면 다음과 같다.
1) 미스트는 시장이 작은 게 맞다. 그만큼 경쟁강도가 낮기도 하다. 실제 시장이 그러하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미스트 상품들의 출시가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의 주력 상품이 아니기도 하고 우리처럼 미스트만 마케팅 활동을 하는 곳이 없어 보인다. 자연스럽게 주목도를 높게 가져갈 수 있었고, 우리가 가진 역량보다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었다고 생각이 든다. 마침, 미스트 카테고리가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더 확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있다. 본의 아니게 작은 시장에서 시작했더니 좋은 기회들이 찾아오고 있다.
2) 한 제품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래서 걸음마를 막 시작한 우리 브랜드와 제품에 관심을 가져준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우대하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시장의 섭리를 가장 잘 아는 분들임에도 우리의 가능성을 믿고 함께 일하자고 제안한 사람들이니 말이다. 브랜드는 우리만의 힘으로 크지 않는다. 그렇기에 파트너들과 합을 잘 맞추는 것이 필요한데 나는 나름대로 우리를 초기에 발굴해 준 업계 관계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그들에게 우리 역시 좋은 파트너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3) 신제품을 의도적으로 출시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정확히는 우리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밀크티 미스트 한 제품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기회와 어려움들이 일상에 가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 밀리게 되기도 했다. 만약 밀크티 미스트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더라면 아마 신제품 출시 속도는 조금 더 빨라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뤄지게 된 신제품 출시는 결과적으로 우리만의 방향성을 잡기 위한 신중함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어떤 신제품을 출시해야 할지에 대해서 선언을 해도 좋겠다는 판단을 하여 우리를 알아주는 다양한 고객들에게 먼저 이를 알리기 시작했다.
모토몬트는 1년간 밀크티 미스트 한 제품으로 11억 원 이상의 판매와 10개국 수출 성과. 그리고 4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브랜드 첫 해 결코 만들어내기 쉬운 숫자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출시 직후 수백, 수천억을 하는 브랜드의 뉴스를 마주하면 그들에 대한 부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일종의 북극성 같은 존재로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 팀이 가진 역량으로 '아, 이제 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겠다'를 느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2025년은 글로벌을 바라보는 한 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시작했다. 실체 없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해보겠다고 하기는 어려우니 가진 자산을 써야 했다. 그래서 뷰티 브랜드 모토몬트는 해외 시장에서 세일즈가 시작될 수 있도록 씨를 뿌리는 것에 집중했고 동시에 오랜 기간 와디즈를 다뤄오며 쌓아온 스몰 브랜드들의 인큐베이팅 역량을 해외 브랜드들을 위해 쏟아 보았다.
결과적으로 모토몬트는 우리를 알아봐 준 좋은 파트너들과 함께 중국, 일본 수출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럽 수출을 시작하게 되었다. 특히 지난 8월 파리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일단 가서 만나야겠다 다짐했고 실제로 유럽 현지의 K뷰티 분위기는 물론 바이어들과 어떤 조건으로 거래를 해야 물꼬를 틀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직접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 실행력을 극강의 강점으로 가진 내게 일단 만나본다는 것은 최고의 전략이자 전술인 셈이었다.
내년에는 여러 국가에서 찾아오는 기회를 잘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정 2-3개 국가에서 월등한 수출 실적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해볼 계획이다.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해외 브랜드들의 론칭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한국 판권 확보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도 가능해졌다. 그 결과 4분기부터 중국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테크 브랜드 3개사의 한국 총판사가 되었고 이들의 한국 세일즈를 확대하기 위한 고민도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다. 개별 브랜드의 마케팅 플레이를 하기에는 아직은 인지도와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한 울타리로 이들을 소개하기 위한 시도를 12월부터 시작했다. 이름하여 XTUFF. 나를 오래 봐온 사람들은 '황인범이 지가하고 싶은 거 소개하는 채널'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맞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한 번에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는데 그 욕망을 우리 팀에서 해결해 주었다. 정확히는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대상이 되는
고객군을 해외로 확장시켰고, 마주한 사업적 기회를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그리고 이 과제를 우리 팀에서 한 채널로 묶는 실험을 바로 실행해 주었고 이것을 공개하고 나니 나의 욕망이 담긴 그 자체의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모두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시도이지만 늘 결과물을 만든 팀원들에게 감사하다. 또한 늘 영어로 능숙하게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이를 해결해주는 초음(와이프)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한다.
현재의 우리 조직은 "국가 간 경계 없는 멀티 브랜드사" 수준에 이르렀다.
그 어느 때보다 만족과 불만족이 공존한 2025년. 내년도에는 또 어떤 변화와 성장이 있게 될까?
성장과 포기, 그 어떤 길이더라도 나는 또 한 번 발전이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멋진 결과와 과정으로 또 한 번 회고하는 2026년이 되길 바란다.
Good good bye 2025.
이름을 밝히기 어렵지만 늘 시간을 요청을 했을 때 기꺼이 고민을 나눠주시고 가르쳐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모토몬트(motomont) : motomont.kr
스터프(XTUFF) : xtuff.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