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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 브런치
by 와글 Oct 26. 2016

빠흐띠는 이렇게 국회톡톡을 만들었습니다

개발자조합 빠흐띠의 국회톡톡 제작 Q&A 

10월 초 공개된 '국회톡톡'은 정치스타트업 와글과 개발자협동조합 빠흐띠가 함께 탄생시킨 온라인 시민입법 플랫폼입니다. 국회톡톡은 '와글와글한 군중의 힘으로 만드는 더 나은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는 민주주의를 개발합니다'를 각각의 슬로건으로 일하고 있는 와글과 빠흐띠의 철학이 담긴 작품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올린 오키와 포키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국회톡톡의 기획과정에서 와글의 고민을 담아냈다면, 이번에는 기획과 더불어 서비스 개발을 진행해온 빠흐띠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국회톡톡을 만드는 과정은 물론 빠흐띠가 국회톡톡 서비스를 통해서 담아내고자 한 바가 무엇이었는지 함께 들여다보시죠.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루어졌으며, 질문(Q)은 와글이 준비하고, 답변(A)은 빠흐띠 구성원 모두가 함께 작성했습니다.)
민주주의를 개발하는 개발자집단, 빠흐띠 구성원들을 소개합니다. / 빠흐띠
Q. 빠흐띠는 어떤 조직인가요?

A. 빠흐띠는 '유쾌한 민주주의 플랫폼 개발자 조합'입니다. 

빠흐띠는 2015년에 설립되었으며, ‘우리는 민주주의를 개발합니다We develop democracy’라는 슬로건으로 민주주의로의 참여를 돕는 여러 도구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일을 합니다. 빠흐띠는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가 필요한 곳으로 ①일상조직, ②한국 사회의 공론장, ③국회-행정부를 대상으로 한 시민들의 참여 영역을 보고 있습니다. 이 세 영역에서 사람들이 소통하고 참여하는 방식이 더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도구를 만듭니다.


Q. 빠흐띠가 만드는 '민주주의 도구'란 무엇인가요?

A. 민주주의가 필요한 곳에 민주주의를 제공하고 촉진시키는 도구들입니다. 

첫번째로 일상조직의 의사결정을 돕는 카누입니다. 카누는 구성원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이르도록 돕는 툴입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한국 속담에서 이름을 따 왔죠. 두번째는 공론장으로, 온라인 광장 빠띠를 오픈해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빠띠는 시민들이 가진 각자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이에 공감하는 다른 시민들과 크고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만들어진 커뮤니티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촉진시키는 플랫폼입니다. 오프라인 광장을 모델로 하는 온라인 광장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로 시민들이 직접 의회 정치에 참여하는 ‘가브크래프트GovCraft'입니다. 앞서 카누와 빠띠가 하나의 서비스를 가리켰다면 가브크래프트는 좀 더 폭넓은 프로젝트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 초부터 가브크래프트 실험으로 '국회의장에게 보내는 편지', 프로젝트정당 나는 알아야겠당, 시민입법플랫폼 국회톡톡 등을 진행했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회의장에게 보내는 편지', '카누', '빠띠' 갈무리 화면. / 빠흐띠


Q. 가브크래프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A. 가브크래프트는 행정/입법활동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민주주의란 원래 시민들이 나라의 주인, 최고기관이어야 하는 것인데 현실을 보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공무원이나 국회의원처럼 제한된 사람들만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영역에서 민주주의를 촉진시키는 도구를 제공한다는 건, 결국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방법들을 찾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가브크래프트는 잘 알려진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Cratf'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게임하듯이’ 실제 정치 시스템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프로토타입 개발 진행 중입니다. 시민들이 제안하는 캠페인, 토의, 청원, 투표, 온라인 추모 등의 활동을 모으고 이런 시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게임에서 레벨이 올라가듯 가브크래프트에서도 레벨을 줄 생각이에요.

 

시민입법 프로젝트정당 '나는 알아야겠당' 갈무리 화면. / 빠흐띠


지금까지 가브크래프트 프로젝트의 실험은 두 가지였어요. 첫 번째가 프로젝트정당 ‘나는 알아야겠당’입니다. 여기에는 '유전자조작식품(GMO) 완전표시제'라는 문제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주축이 돼서 참여했어요. 입법에 관여하기 위해 프로젝트 정당을 만들고 그것에 필요한 활동을 수행해보는 과정이었습니다.


한편 ‘국회톡톡’은 시민들이 '하면 된다'는 걸 느끼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프로젝트정당 실험을 좀 더 확대해서, 어떤 제안을 하고 이 제안에 대한 지지자가 모이면 실제로 이것을 입법해줄 의원과 매칭하는 것이 국회톡톡의 핵심입니다. 시민이 제안하고 국회의원이 응답하는 과정에서 '하면 된다'는 느낌, 즉 시민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고, 여기서 더해 시민들과 국회의원이 상호 신뢰를 쌓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는 ‘시민 참여’, ‘국회 의원과 함께하는 활동’의 두 가지 방향의 실험을 합쳐볼 생각입니다.


Q. 가브크래프트라는 큰 틀 안에서 국회톡톡이 탄생했군요. 그럼 국회톡톡 프로젝트를 두 달 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빠흐띠가 와글과 더미래연구소 등 파트너들 사이에서 한 주요 역할이기도 한, 개발의 전반적인 흐름을 설명하고 순서를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국회톡톡은 처음 구상 단계부터 서비스 컨셉, 네이밍, 기획을 함께 했고, 실제 개발은 빠흐띠 팀 6명 전원이 약 한달간 다른 프로젝트를 중단한 채 진행했습니다. 빠흐띠 이외에 플랫폼 기획 및 개발 경험을 가진 팀이 없었기 때문에, 기획 과정에서 목표와 방향이 계획을 넘어서서 한없이 커지기 쉬웠죠. 참여했던 그룹 모두 국회톡톡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것이 많다 보니 생긴 일이었습니다.


빠흐띠는 ‘실제 입법에 나설 수 있는 해당 상임위 의원과 시민제안을 매칭’하는 것을 기능적인 목표로, 또 이 과정을 거친 시민이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는 것을 서비스 비전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이 목표와 비전을 중심으로 기능을 간명하게 만드는데 집중했죠. 돌아보면 서비스를 사용할 시민들에게 ‘어떤 경험’을 주어야 하는지 결정하는데 가장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국회톡톡 디자인 시안 자료. / 빠흐띠


전체적인 기획과 개발방향을 합의하고 난 뒤부터는 와글과 더미래연구소 등이 컨텐츠 관리와 마케팅에, 빠흐띠는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습니다. 한마디로 기획전반에 대한 합의를 토대로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했기 때문에 국회톡톡이라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 국회톡톡에 제안된 이슈들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무엇인가요? 

A. 빠흐띠가 가장 관심을 갖는 제안은 '시민입법 법제화'입니다.

얼마 전에 ‘서울사는 청년'님이 ‘시민입법을 법제화해 주세요'라는 제안을 올려주셨습니다. 제안자 분 말씀대로 우리나라에서 지자체가 만드는 법령인 조례를 바꿔달라는 청구는 할 수 있지만, 그보다 높은 상위법에 대해서는 시민이 직접 입법에 나설 수 있는 길이 막혀 있습니다. 국회의원이나 국무회의(대통령과 장관 등이 참여하는 회의)의 결정을 통해서만 가능하죠.


현재 국회톡톡에 올라온 '시민입법 법제화' 제안 페이지 갈무리 화면. / 국회톡톡


저희가 시민들과 만든 프로젝트 정당 ‘나는 알아야겠당’에서도 GMO완전표시제법 입법쟁점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당원들이 법안 쟁점에 토론하고 투표한 결과를 의원에게 전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원이 입법할 때 시민의 의견을 꼭 반영해야만 하는 강제력은 없기에 입법 과정에 의견을 전달한 것 정도로 아쉬움을 달랬어요. 


혹시 ‘시민의 의견이 전부 옳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 라고 묻는다면 너무 광범위한 많은 이슈를 다룰 수 밖에 없는 상임위나 국회의원실에서도 과연 하나의 법안에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나는 알아야겠당’ 사례처럼 만약 하나의 법안을 입법시키기 위해 모인 전문가, 이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시민들이 법안을 직접 제안할 수 있다면 의원실보다 시민들과 더 충분히 논의된 법안을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빠흐띠의 계획은?

A. 더 많은 분들이 빠흐띠가 개발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빠띠는 올해 말까지 앱 출시를 준비 중이예요. 또 카누 서비스는 시범 사용자를 메신저로 모으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발 이외에도 '더나은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드는 개발자 모임'이라는 이름의 커뮤니티를 슬랙에 개설했습니다. 10월 현재 147명이 가입했고, 매월 한차례 오프라인 모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가브크래프트는 시민 참여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한군데에 모으고, 그 활동들로부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일단은 국회톡톡을 통해서 시민직접참여의 첫출발을 국회로 삼았지만, 앞으로 중앙 부처와 지자체에서도 이런 방식을 적용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입법/행정/사법부와 함께 '제4부'라고 불리는 언론과 최종적으로는 기업까지 시민 참여를 가능케하는 도구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내년에 치러질 대선과 그 이듬해 지방선거를 고려하며 준비 중입니다.


바닷속에서 필요에 따라 무리짓고 흩어지는는 물고기 떼처럼 빠흐띠는 유연하고 자율적인 연대를 꿈꿉니다. / Wikimedia


Q. 빠흐띠가 꿈꾸는 민주주의의 비전을 함께할 분들과 나누고 싶은 한마디?

A. 우리가 만든 도구로 사람들이 더 나은 민주주의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빠흐띠 팀이 발표를 마무리하며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바로 "작은 물고기 떼와 같은 모임을 만들고 싶다"입니다. 많은 이들이 모인 곳에서도, 그 속에 있는 조그만 그룹이나 개인이 자기 판단에 따라 독립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필요와 민주주의에 맞게 자율적으로 모이고 흩어지는 유연한 모임 말입니다. 빠흐띠가 만든 도구와 서비스를 통해 그것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러 영역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지만, 빠흐띠의 지향점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개발'이라는 빠흐띠의 슬로건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발언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수다를 떨고, 그 힘으로 행동에 나서는 과정'으로서의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일입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모든 팀들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따로 또 같이 서로를 격려하고 협력해서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를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빠흐띠 멤버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왼쪽부터 박주혜님, 박은지님, 변형준님, 권오현님, 최미정님, 김영민님. / 빠흐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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