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고 쓰는 일기 시즌 2. 주간 이고양 리뷰 (07.17~07.23)
보라고 쓰는 일기 시즌 2는 주간 일기 형식으로 작성하기로 했어요.
시즌 1처럼 일상 속 이고양의 생각도 담아내지만,
시즌 1과는 다르게 소소한 일상의 기록들도 함께 적어나갈 예정이에요.
그래서 이름은 '주간 이고양 리뷰'.
매주 월요일마다 찾아올게요~
나는 역설이 참 좋다. 물론 논리학적으로 진짜 말의 의미가 모순되고 맞지 않는 그런 역설 말고. 역설을 담아낸 표현들이 참 좋다. 어릴 적 국어시간에 배운 '소리 없는 아우성'도 참 인상적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함축적인 역설을 표현해 낼 재주는 없지만, 좀 더 풀어낸 표현들은 즐겨 쓰는 편인 것 같다. 역설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지만, 일반적인 생각의 흐름을 깨뜨리는 표현들 말이다. 이 표현도 그런 표현이 될 수 있을까?
'혼자 있는 시간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함께 하는 시간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홍토끼의 브이로그에서 혼자 있는 시간과 함께 하는 시간의 균형에 대해서 언급했다. 홍토끼와 나는, 일상의 대부분을 상대방을 생각하지만, 그러면서도 많은 시간을 홀로 보낸다. 서로가 서로의 혼자 있을 시간을 상당히 많이 배려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각자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 된다. 그 시간이 있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참 재밌는 부분이다.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이, 서로에게서 잠시 멀어져 혼자 있는 것이라니. 이것은 역설적이면서도 정답이다. 연인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낼수록, 그 사람의 내면은 더욱더 깊어지고, 그 깊어진 내면은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그러니 혼자 있는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보내느냐는, 함께 있는 시간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1년 만에 봐도 마치 어제 본 것 같은 친구사이라는 표현이 있다. 나한테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친구들은 있다. 마지막으로 본 게 정말로 1년이 넘어가는데.. 음.. 어제 본 정도는 아니고.. 1~2주 정도 전에 봤던 것 같은 느낌.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바쁘고, 주변 환경이 허락지 않아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따금씩 생각이 나고, 누군가 보자 하면 점심시간에 잠시 휴가를 내고서라도 만나는 친구들.
2시간을 겨우 만나면서도 그 짧은 시간에 근황도 다 이야기하고 고민도 이야기하고, 요즘은 무엇이 가장 행복한지, 또는 무엇이 가장 힘든지 이야기하는 게 가능한 친구 사이. 허례허식은 필요 없고, 돌려 말할 필요도 없이 속 편한 대화가 가능한 사이.
아. 그래도 너무 오랜만이라서 근황토크가 시간을 많이 잡아먹긴 했어. 그리고 겨우 틈내서 보는 거라 깊은 주제까지 건드리지 못한 것도 아쉽고. 거.. 언제 한번 시간 잘 내보자.
보라고 쓰는 일기를 이렇게 주간 일기 형식으로 바꾸게 된 것에는 사실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홍토끼의 한마디. 글을 꾸준히 전략적으로 썼으면 좋겠다고.
오랜만에 홍토끼의 일침. 이 말은 새겨 들어야 한다.
그래서 특정 요일에 같은 테마의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각각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하나씩.
월요일은 보라고 쓰는 일기 시즌 2 '주간 이고양 리뷰'
수요일이랑 금요일은.. 음.. 이번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공개하겠습니다!!
뭐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중요한 건 언제나 홍토끼의 말은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홍토끼의 말이 대부분 옳다는 것이고.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설령 옳지 않더라도, 그럼에도 듣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이게 되게 중요한 건데. (홍토끼를 만나고 터득한 연애 비법 중 하나다)
연인이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은, 그 조언의 퀄리티나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들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퀄리티나 옳고 그름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연인의 조언은 타인의 조언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타인의 조언은 '네가 잘 되었으면 좋겠어'라는 의도라면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연인의 조언은 '우리가 잘 되었으면 좋겠어'이다.
그 무게감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어. 이거는 좀만 더 다듬어서 연애 칼럼으로 제대로 써봐야겠다.
사실 수요일쯤부터 홍토끼가 많이 아팠다. 그나마 컨디션이 조금은 나아졌다고 해서 든든히 한 끼를 먹이기 위해 서둘러 밥집으로 데려왔다.
죽동에 위치한 유성불백. 든든하게 밥과 고기를 먹고 싶을 때면 찾아가는 곳이다. 고기를 잘 안 먹는 홍토끼도 잘 먹는 곳인 데다가 밥과 김치찌개까지 같이 나와서 정말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맛도 아주 베리 굿.
안색이 좋지 않던 홍토끼도 밥과 고기가 들어가니 안색이 살아난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걱정이 조금은 사라져 웃으며 보고 있으니, 나더러 왜 안 먹느냐고 묻는 홍토끼. 먹는 거만 봐도 배부르다 했더니... 그건 내가 아까 아침을 먹어서라고 되받아친다. 어라?
사실 오늘은 아침에 일찍 눈이 떠져서, 일찍 준비하고 홍토끼네 집 근처 카페에 일찍 도착하긴 했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하면서 크로크무슈를 하나 시켜 먹긴 했는데.. 아 그리고 커피도 가장 큰 사이즈로 다 마시긴 했는데.. 하하하... 그.. 제목 배경사진에 있는 게 바로 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