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이야기] 톰 삭스의 로켓 공장
톰 삭스의 정수가 담긴 nft 프로젝트
NFT 세상에 눈을 뜨게 된 21년 가을 무렵부터, 꽤 많은 프로젝트로부터 Fomo(Fear Of Missing Out: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의 감정을 느끼곤 했지만, '톰 삭스의 로켓 공장'은 정말 참아내기 어려웠다.
톰 삭스의 로켓공장 (오픈씨:NFT 마켓)톰 삭스는 평소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지드래곤이 즐겨 신었다는 마스 야드(나이키와 톰 삭스가 협업하여 만든 스니커)를 통해서나, 유튜브에서 1230만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케이시 나이스텟이 톰 삭스의 조수로 일했다는 일화 등을 통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사진 출처: sneakerfreaker.com그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하자면, 그는 뉴욕과 런던에서 건축학을 전공하였다. 건축을 통해 배운 해체주의와 손에 닿는 그 무엇이라도 재료로 활용하여, 무언가를 재조립하고 재해석하는 브리콜라주 기법을 바탕으로, 톰 삭스는 현대 미술가로서의 본인의 작품 세계관을 확립해 나간다. 그는 럭셔리 브랜드나 대형 기업들의 로고나 이미지를 뒤틀고, 해체하며 만연한 소비주의를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풍자한다. 소비자들이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 자체보다는 광고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소유하기를 욕망하며, 우리는 그 이미지에 종속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톰 삭스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그의 커리어 전체에 걸쳐 절정에 다다른 프로젝트다. 60년대 냉전시대의 경쟁 산물이었던 인류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폴로 프로그램을 오마주 하여 10여 년 이상을 우주 탐사와 관련된 작품을 제작해 오고 있다. 브리콜라주 기법을 고수하여 합판, 덕 테이프, 글루건등 특별하지 않은 일상적인 재료로 작품을 만든다. 마감의 매끄러움 보다는 의도적인 투박함으로 과정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또한 나사 프로그램을 카피하여 마치 실제 우주선을 발사하는 듯한 퍼포먼스는 물론, 달에 착륙하여 표면을 탐사하거나, 낯선 환경을 탐사하며 새로운 자원을 찾아내는 등 실제를 가장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묘하게 줄타기한다. 앞서 말한 나이키와의 협업으로 나온 마스 야드 스니커 역시, 우주복 소재를 사용하여 신발을 제작하였다.
그러던 그가,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의 메커니즘에 매료되어 본인의 NFT 프로젝트를 전개하기까지 이르렀다.
오늘 본격적으로 소개할 '톰 삭스 로켓 팩토리 NFT'는 이러한 톰 삭스의 소비주의에 대한 풍자, 스패이스 프로그램의 계승, 브리콜라주를 통한 작품 스타일까지 지금까지 톰 삭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톰 삭스의 로켓 팩토리는 총 1000개의 로켓을 만들 수 있는, 로켓의 머리, 몸통, 꼬리의 각 부품이 별도의 NFT로 판매되었다. 각 파트의 NFT를 모두 모아 이를 조립하여(=소각하여) 하나의 로켓 NFT를 만들 수 있다. 세 가지 파트의 부품들은 각기 다양한 디자인들을 지니고 있다. 로켓을 하나의 통일된 디자인으로 제작하면 '완전한 로켓(perfect rocket)'을 만들 수 있고, 디자인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프랑켄슈타인 로켓(frankenrocket)'을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모두 저마다의 고유한 로켓 이름을 갖게 된다.
로켓 NFT가 생성되면, 이를 실제 세계에서 발사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긴다. 디지털 자산인 NFT를 현실에서 어떻게 발사하냐고? 톰 삭스의 로켓 공장에서는 로켓 NFT와 같은 디자인의 모습으로 실제 로켓 모형을 제작한다. 그리고 매 월 로켓 발사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장소는 미국, 유럽 그리고 얼마 전 서울에서까지 다양한 도시를 돌며 톰 삭스의 스페이스 프로그램 전시 등과 함께 투어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https://tomsachsrocketfactory.com/모든 로켓 발사 퍼포먼스는 영상으로 촬영된다. 발사된 로켓들의 NFT의 메타데이터에는 발사 일시, 장소가 등록되며, 실물 로켓들은 모두 회수되어 신청자들에게 배송된다.
스스로 부품을 골라서 만드는 커스텀 로켓 NFT, 톰 삭스의 손으로 태어나는 나만의 실물 로켓 모형, 그리고 톰 삭스가 주도하는 발사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까지. 나의 선택으로 시작하여,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톰 삭스의 세계관에 함께 참여하며,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조화롭게 결합된 예술적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NFT의 특별함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이 글을 작성하는 2022년 10월 현재에는, 더 이상 로켓을 제작할 수도 없고, 발사 퍼포먼스(마지막 발사 퍼포먼스 22년 8월) 도 종료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톰 삭스의 로켓 공장이 문을 내린 것은 아니다. 로켓 발사 phase 1이 종료되었을 뿐, phase 2 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https://tomsachsrocketfactory.com/1부 끝
2부에서는 나의 로켓 구매기와 함께, phase 2 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