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백수, 브런치에 오기까지 (1)

어디에 있는가 어디를 가고자 하는가

by 남형주


소개


글쓴이는 이런저런 크고 작은 결점들을 가지고 있는 만 26세 남성이다. 그간 여러 시행착오들이 있었고 현재는 방황의 끝자락즈음에 와있는 듯하다. 마침내 이 길었던 여정의 종지부를 찍고자 글을 쓰기로 했다. 나는 학창 시절 학업과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대입시를 두 번이나 해서 입학한 대학교는 휴학과 복학을 두어 번 반복하는 끝에 자퇴하게 됐다. 혼자 해오던 개인작업은 방향성에 갈피를 못 잡았다.

후에는 일식을 배우고 싶어 서울에 왔고 무작정 주방에 들어갔다. 얼마 되지 않아서 손가락에 화상을 입는 등 여러 가지가 맞물려 그만두게 됐다. 모든 것이 무력하다고 느껴질 때쯤, 작은 변화를 만들어준 고마운 질문이 떠올랐다. ‘지금껏 나 스스로 선택해 온 이 삶이 정녕 내가 원하는 것들을 자의로 선택해 온 삶인가’에 의문이 생겼다. 내가 원해서 택한 것임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어딘가 만족스럽지 못했고, 이를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결론을 내리지 못하던 중에 브랜딩 관련 책을 읽다가 의도치 않게 실마리를 찾게 됐다.



방황

브랜딩 관련서적들은 공통적으로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바로 이 내용들을 나의 삶에 대입시킬 수 있었다. 만약 지금 당장 바다 한가운데에서 배를 몰아야 한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 누군가는 내친김에 여행이, 누군가는 평소 궁금했던 예쁜 섬이 목적이 될 수 있다. 혹은 사람에 따라서 귀환을 목적 삼을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뱃머리의 방향을 설정하고 항로를 달리한다.
반면 도착지가 명확히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도착할 것인가의 고민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왼쪽 오른쪽 따위의 선택을 매 상황의 순간마다 하게 된다. 미시적으로는 두 경우 모두 방향을 설정한다는 점에서는 같을 수 있겠지만 후자의 경우 본인이 원해서 하는 선택이냐 함은 고민해 볼 일이다.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을 과연 자의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위에 전제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배를 몰아야 한다는 상황’이 어떤 방향이건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뿐이지 않은가.


방황의 사전적 정의

1. 이리저리 헤매어 돌아다님.
2. 분명한 방향이나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함.



어제도 오늘도 1층

기억을 다시 쫓으며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지금껏 내가 목적지를 뚜렷이 설정한 경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대략 이쯤 이겠거니 하고 움직여 왔던 것들이 실은 목적지로부터 멀어지고 있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으면 뱃머리를 돌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헤매는 경우도 허다했다. 다른 목표는 고사하고 연료는 바닥인데 위치는 제자리인 기적적인 현상이 일어났다.


(만약 인천공항에서 LA공항까지 가는 비행항로의 궤도가 5 º 틀어지게 되면 LA공항과 궤도 이탈 시 의도착지점은 약 530km 차이를 가진다. 이는 서울에서 제주도가 약 400km임을 생각하면 큰 차이이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가고자 하는지 알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