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알바 지망생 탄생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빈백에 기대서 보는 바닷가 절벽 위 카페에서 레모네이드.
도심 한복판 오전 11시 따사로운 햇볕이 들어오는 한적한 카페에서 브런치 세트.
지친 직장인의 눈을 뜨게 하는 카페인 주입을 위한 병원 같은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음료 취향과 공간 취향에 상관없이 우리 곁에는 늘 카페가 있다.
오죽하면 ‘반려 커피’라는 말이 생겼을까.
맘에 드는 카페에서 노닥거리다가 이런 말 내뱉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나 말고도 많을 듯하다.
‘카페 하고 싶다.’
내 취향대로 꾸민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음악을 틀고 내 맘대로 일하는 삶. 직장인 대부분의 로망이 아닐까?
인터넷에 카페 창업을 검색하면 프랜차이즈 광고와 다음 제목의 글들을 볼 수 있다.
‘과포화 상태 카페 프랜차이즈’
‘카페 창업 이대로 괜찮은가?’
‘카페 창업, 낭만만 보다간 망함’
유튜브에 카페 창업 영상을 요약하면 간단하다.
‘카페 창업하지 마세요.’
카페는 진입 장벽이 낮아 창업 1순위이자, 폐업률도 상위권이라며 뜯어말린다.
그런데 하고 싶은 걸 어쩌나.
프랜차이즈 창업이 안정적이라지만 그만한 자본도 없거니와, 본사의 통제에 따라 일한다면 그게 직장생활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열심히 살기 귀찮은 나는 소소한 나만의 카페로 먹고살고 싶은 거다.
살아보니 나는 적당히 먹고살면 적당히 만족하는 편이더라.
하지만 용기가 없던 나는 상상만 했었다.
삼한사온은 선녀였다는 생각이 절로 들던 자비 없는 한파가 몰아친 겨울.
주말마다 방바닥에 밀착해 누워있어 뇌에 피가 너무 몰렸던 탓일까? 알바몬 광고가 갑자기 가슴에 꽂혔다.
소모되지 않아 고였던 기운이 갑자기 분화했다.
그래! 한번 해보자.
카페는 기본적으로 육체노동이니 저질 체력으로 버틸 수 있는지 몸으로 느껴보자.
고객들이 어떤 음료를 좋아하는지 살아있는 데이터를 쌓아보자.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어깨너머로 배워보자.
소소한 추가 수입도 얻어보자.
위의 것들이 무의미할지라도 움직이니 최소한 살이라도 빠지겠지.
해야 할 이유가 우르르 쏟아졌다.
벌떡 일어나 집 근처 카페 알바 자리를 찾았다. 길모퉁이마다 카페가 있는 만큼 알바 자리도 넘쳤다.
그렇게 40대 카페 알바 지망생이 탄생하였다.